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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부 하다가 문득 떠오른, 군 시절 태권도 단증 땄던 기억

QueeNni | 06-12 23:22 | 조회수 : 2,380 | 추천 : 1

요즘 공부하고 있다는 것은 말씀 드린 적 있는데,

뭘 공부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죠.


아직 시험을 본 게 아니라 밝히긴 뭐하지만,

10 여년 전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느낌으로 하는 공부라

그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


육군 전역하신 분들은 태권도에 대한 추억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단증이 없는 사람은 단증을 취득하기 위해...

단증이 있는 사람은 각 소대 조교를 하던가, 무단자들 대신해서 작업이나 근무를 나가거나...

그런 기억들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자대배치를 받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권도 승단심사를 위한 교육이 시작되었고,

저는 "태권도 포기 병사"로 분류되어서

그냥 얼차려만 받다 오고 했습니다.



딱히 저도 단증을 따겠다는 의지도 없었고,

소대는 물론, 중대장님까지도

"어쩔 수 없이 시키는" 그런 병사였죠.



혹시 생각나신 분들이 있나 모르겠지만,

육군 승단심사는 총 4가지를 봅니다.

기본 6개 동작, 연속발차기, 태극 8품새, 겨루기...



심사관은 우선 기본 6개동작에서 한번 걸러내고,

연속발차기에서 또 한번...

8품새에서 또 한번...

그리고 겨루기 한 후 심사종료


그런 순서로 진행되는데,

첫 심사때는 기본 6개 동작에서 떨어졌죠.

ㅎㅎㅎ





두번째 심사는 일병 때 봤는데,

내심 "혹시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고

어찌어찌 겨루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떨어졌죠, 당연히...ㅍㅍㅍㅍ




상병때는,

내무반 뒤에서 후임 유단자들의 형식적인 교육을 받았습니다.

너무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중의 "예우"였죠.

당연히 탈락...




제가 근무하던 부대는

중대 전 부대원의 80%가 유단자면 평가에 통과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제가 병장때는 이미 부대의 목표가 달성이 된 상태이고...

병장 무단자는 저 포함 3명 정도밖에 없어서

제가 따고 안따고는 부대에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도 없었구요.



근데...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 심심하더군요.

그래서 이등병, 일병들이랑 품새외우기 놀이를 했습니다.

놀이를 하는 동안에는 "이걸 왜 하고 있지? 승단할 것도 아닌데..."

뭐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뭔가 춤동작 배우듯이 품새외우기 놀이를 하고,그렇게 승단심사를 봤습니다.

군생활 마지막 승단심사는 지나갔습니다.



2주쯤 있다가, 중대장님께 불려갑니다.

딱히 사고 친 적이 없는데, 부르니까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요.

조용히 중대장실로 들어오라더니, 어떻게 된 일인가 물어 보시더군요.

어떻게 네가 승단을 하냐고...


그렇게 군 전역 1개월을 남겨두고

실제 단증을 수령받게 됩니다...ㅎㅎㅎ



위로단증(전역 앞둔 병사에게 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당시 병장 무단자 중에 저만 승단했다는 것을 봐서는

군 기준으로 승단 기준에 들어간 것 같더군요.


그 때 느낀 것이...

"나라는 사람은 압박 받으면, 할 수 있는 일도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요즘 하는 공부에 대해,

나중에 제가 정리해서 올린 글을 보시면

"그런 무모한 행동을 왜 했는가?" 생각 하실수도 있지만,

뭔가 "인생의 중간평가"가 필요하다고 해서

10년 전의 그 공부를 1달 여 다시 해 보았습니다.



그냥...

10년 전에 열심히 살았나

돌아보고 싶더군요...ㅎㅎㅎ



6월 18일이면,

10년 전 제 인생에 대한

중간평가의 결과가 나오겠죠.

ㅍㅍ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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