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요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까르보나라라고 하면
저렇게 크림을 첨가한 파스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태리에서 까르보나라를 주문하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파스타가 나옵니다

사실 까르보나라는 크림이 안들어가고
치즈, 달걀 노른자를 섞어 거기에 비벼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태리 비빔국수....
크림을 넣어서 만든건 엄밀히 말하면 그냥 크림소스 파스타죠

암튼 오리지널 까르보나라를 만들 때 들어가는
치즈의 정석은 페코리노 로마노입니다
그리고 고기는 구안치알레라는 이태리 돼지 볼살 염장

다만 페코리노 로마노 대신 이태리 파르마 지방에서 생산되는
고급 치즈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쓰기도 하고
그 하위 버전이랄 수 있는 그라나 파다노를 쓰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저렴한 대체제는 흔히 보는 파마산 치즈죠
뭐.. 암튼 국내 식당 기준으로는 그라나 파다노를 쓴다고 해도
재료에 신경 좀 쓰는 곳이구나 하시면 됩니다
원판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가 워낙 고급인지라
그 카피판인 그라나 파다노도 만만찮은 고급치즈입니다

구안치알레는 국내에서는 거의 구할 수 없는 관계로 거의 베이컨을 쓰지요
뭐 사실 질좋은 베이컨 쓰면 그리 뒤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암튼 용산구에 한 식당에서 까르보나라를 주문했습니다



이 식당은 독특하게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사용하고
기본 레시피는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맞춰 크림이 좀 들어간 물건입니다
면은 푸질리를 사용하고요
하지만 저는 크림을 빼고 만들어 달라고 했고 면은 흔히 생각하는 파스타 면인
스파게티니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안면이 좀 있어서인지 만들어 주시더군요 ㅎㅎ



그래서 먹었더니 우와.. 크림이 안들어갔음에도 크리미한 느낌이 삭 돌았습니다
매우 맛나게 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