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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봤던 시험에 대한 이야기...

QueeNni | 06-19 18:17 | 조회수 : 1,432 | 추천 : 4


이야기는 10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10년 전...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됩니다.

저 자신도 원하지 않던 상황이었고,

경제적인 지원도 못받는 상태에서

상처뿐인 2년 여의 공무원 시험 준비 기간을 마감하게 됩니다.


집에 공무원 시험 포기 선언을 하고

직장을 알아보려는데,

30대 초반의 사회 무경력자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많이 낮춰서 쓰면 "그 대학 그 학과 나온 사람이 왜 지원했냐."며 탈락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이 지난 후,

"청년 미취업자 재교육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교육비로 생활하며 직장을 계속 알아 보게 됩니다.



그러다 취업을 하게되고...

3번의 이직 후, 현재 직장에서 4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해 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 지루해지는 일상에 파묻혀

그냥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한심해 했던 기억...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공무원 임용 공고"를 보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원서접수를 하게 됩니다.


5000원의 응시료가 아까워서 책 사러 갔다가

책값만 10만원 넘게 썼습니다.

그래도 "시험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어서

책을 구입하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7년간의 공백과 1달 남짓의 시간동안

예전과는 상당히 많이 바뀐 지식들에 당황했고,

"왜 내가 이걸 하고 있나" 하는 한심함도 있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그렇고

시험이 끝난 후의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냥... 인생의 중간평가를 하고 싶었고


30대 후반에

1달이나마 열심히 살았던 제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이야깃거리가 생겨서 좋네요.


대충의 이야기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합격이나 불합격은 의미 없습니다.

죽어라 몇 년을 준비한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1달의 시간동안 성과를 본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죠.



시험이 끝난 후...

11년 전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다녀왔습니다.

사진 속 그 친구는 27살의 모습 그대로이지만,

스크린 속에 언뜻 비춰진 제 모습은 30대 후반의 아저씨가 되었네요.



시험을 보면서 OMR카드도 처음 교체해 보고,

시험 끝난 후 지독한 몸살이 온 것도 처음이네요.

아직도 몸이 완전치는 않습니다.

내일이면 나아지겠죠.



30대 후반에 가졌던 제 인생의 중간평가는

나름의 소득을 얻고 끝났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10년 전의 시간동안 열심히 살았고,

최근 한 달동안 또 열심히 살았네요.

그거면 됐습니다.

......




다음 달 부터는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아 봐야겠네요.

ㅎㅎㅎ




ps.) 자꾸 제가 본 시험에 대하여 넘겨 짚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 글을 적습니다.

사람이 뭔가를 할 때는 그만의 의미가 있는데,

넘겨 짚어서 자기 나름의 판단을 하는 것은 솔직히 그렇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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