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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 여성칸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

제니지민 | 06-23 17:52 | 조회수 : 1,811 | 추천 : 7

안녕하세요,

신이말하는대로님의 '부산 지하철 여성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 www.popco.net/zboard/zboard... )를 읽고 저 역시 다른 의견을 달아봅니다.

우선, 저는 지하철 여성칸이 필요한지에 대해 '의견 유보'입니다. 필요하다는 근거가 흡족할 만큼 제시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평등이란 공평하게 똑같이 해야되는것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서로간에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고, 맞춰주는것' 이라는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Fair와 Equal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fair를 지지합니다.

이 위 두 가지를 바탕에 깔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1) 지하철 여성칸이 필요한 지에 따른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
2) 데이터를 분석/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남녀 공평(?)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필요하다면 여성칸을 지정하는 데 동의하지만,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본 적은 없습니다. 분리하면 해결될 것 아니냐는 생각은, 심하게 말하자면 범죄자가 생기면 그 동네 사람들을 싸그리 잡아서 다 처형하[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범죄가 없어진다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틀린' 생각이자, 안이한 생각이고, 사회적 이슈에 편승해서 정치적인 이득을 보려는 비겁한 행동입니다. 여성칸을 지정하면, 비록 반대하는 사람(남성 + 여성)들도 있지만, 확실하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표밭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근거 없이, 원인과 결과 및 기타 자세한 부분들을 제대로 검토해보지도 않고, '일단 해보고, 아님 말고' 식으로 시행하는 겁니다. 잘 생각해보면, 성[관련] 범죄에는 접촉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몰카는 예전에 몇 번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뉴스에도 방영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범죄인데, 왜 지하철 역에서 전화기 사용을 금지시키지 않고, 지하철 역마다 왜 금속탐지기를 설치하지 않을까요?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이말하는대로님의 글을 보면, '사실적인 데이타에 근거한 확률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셨는데, 정확하게 제시된 데이타는 딱 한 가지 - 지하철 범죄의 60%가 성범죄 (이 부분도 제 브라우저에서는 볼 수가 없어서 원문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 밖에 없고, 나머지는 '여러분이 생각할때'에 바탕을 둔 '의견'일 뿐입니다. 또, 데이타를 해석하시는 방법에 있어 대단히 위험한 방식을 채택하고 계십니다. 지하철 범죄의 60%가 성범죄라고 하셨는데, i) 성범죄는 접촉의 경우만 포함한 건가요? ii) 총 몇 건의 지하철 범죄가 있었나요? iii) 지하철 이용객은 총 몇 명인가요? iv) 지하철 이용객 중 남자와 여자의 수는 어떻게 되나요? 등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보시고, 데이타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충분히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같은 데이타라 하더라도 주장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성범죄에 몰카가 포함되어 있다면, 여성칸을 지정해도 지하철 역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얼마든지 성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또, 제가 버스 회사 사장이라면, 지하철 성범죄 데이타를 가지고, 특별하게 성범죄 발생이 높은 곳에서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 등) 지하철을 타지 말고 버스를 타자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버스 환승이 불편하지만 지하철 성범죄는 완전히 없어지겠죠 (물론 버스 성범죄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만, 주장 자체는 지하철 성범죄 퇴치이고,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타면 당연히 '지하철 성범죄' 발생률은 0건이 되는 겁니다. 이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부산 지하철에서 주장하는 남녀분리는, 버스 타면 지하철 성범죄가 없어진다는 그 수준의 주장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생각해보세요). 또, 조금 더 현실적인, 그러나 신이말하는대로님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결론을 낼 수 있는 데이타 분석이라면, 과연 부산 시민 중 몇 %의 남자들과 여자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며, 그 중 성범죄자는 몇 %인지를 검토해보셨는지 생각해보세요. 과연, '남자라면 여자를 성추행한다' 또는 '남자라면 여자를 성추행할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정도의 비율인가요?

부산시의 행정이 충분히 검토된 정책이 아니라, 그저 바람잡이를 해보겠다는 인기몰이의 졸속행정이라는 건, 이 정책을 시행하고 나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는 데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여성칸 지정이 되었는데도 성범죄가 일어난다면 (성범죄가 지하철 차량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성들과 여성들이 지하철 역에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을 각각 분리해서 지정해버릴까요? 성범죄는 반드시 이성간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동성간 성범죄는 어떻게 막으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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