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이말하는대로님의 '부산 지하철 여성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 www.popco.net/zboard/zboard... )를 읽고 저 역시 다른 의견을 달아봅니다.
우선, 저는 지하철 여성칸이 필요한지에 대해 '의견 유보'입니다. 필요하다는 근거가 흡족할 만큼 제시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평등이란 공평하게 똑같이 해야되는것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서로간에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고, 맞춰주는것' 이라는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Fair와 Equal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fair를 지지합니다.
이 위 두 가지를 바탕에 깔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1) 지하철 여성칸이 필요한 지에 따른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
2) 데이터를 분석/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남녀 공평(?)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필요하다면 여성칸을 지정하는 데 동의하지만,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본 적은 없습니다. 분리하면 해결될 것 아니냐는 생각은, 심하게 말하자면 범죄자가 생기면 그 동네 사람들을 싸그리 잡아서 다 처형하[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범죄가 없어진다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틀린' 생각이자, 안이한 생각이고, 사회적 이슈에 편승해서 정치적인 이득을 보려는 비겁한 행동입니다. 여성칸을 지정하면, 비록 반대하는 사람(남성 + 여성)들도 있지만, 확실하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표밭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근거 없이, 원인과 결과 및 기타 자세한 부분들을 제대로 검토해보지도 않고, '일단 해보고, 아님 말고' 식으로 시행하는 겁니다. 잘 생각해보면, 성[관련] 범죄에는 접촉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몰카는 예전에 몇 번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뉴스에도 방영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범죄인데, 왜 지하철 역에서 전화기 사용을 금지시키지 않고, 지하철 역마다 왜 금속탐지기를 설치하지 않을까요?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이말하는대로님의 글을 보면, '사실적인 데이타에 근거한 확률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셨는데, 정확하게 제시된 데이타는 딱 한 가지 - 지하철 범죄의 60%가 성범죄 (이 부분도 제 브라우저에서는 볼 수가 없어서 원문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 밖에 없고, 나머지는 '여러분이 생각할때'에 바탕을 둔 '의견'일 뿐입니다. 또, 데이타를 해석하시는 방법에 있어 대단히 위험한 방식을 채택하고 계십니다. 지하철 범죄의 60%가 성범죄라고 하셨는데, i) 성범죄는 접촉의 경우만 포함한 건가요? ii) 총 몇 건의 지하철 범죄가 있었나요? iii) 지하철 이용객은 총 몇 명인가요? iv) 지하철 이용객 중 남자와 여자의 수는 어떻게 되나요? 등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보시고, 데이타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충분히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같은 데이타라 하더라도 주장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성범죄에 몰카가 포함되어 있다면, 여성칸을 지정해도 지하철 역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얼마든지 성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또, 제가 버스 회사 사장이라면, 지하철 성범죄 데이타를 가지고, 특별하게 성범죄 발생이 높은 곳에서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 등) 지하철을 타지 말고 버스를 타자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버스 환승이 불편하지만 지하철 성범죄는 완전히 없어지겠죠 (물론 버스 성범죄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만, 주장 자체는 지하철 성범죄 퇴치이고,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타면 당연히 '지하철 성범죄' 발생률은 0건이 되는 겁니다. 이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부산 지하철에서 주장하는 남녀분리는, 버스 타면 지하철 성범죄가 없어진다는 그 수준의 주장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생각해보세요). 또, 조금 더 현실적인, 그러나 신이말하는대로님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결론을 낼 수 있는 데이타 분석이라면, 과연 부산 시민 중 몇 %의 남자들과 여자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며, 그 중 성범죄자는 몇 %인지를 검토해보셨는지 생각해보세요. 과연, '남자라면 여자를 성추행한다' 또는 '남자라면 여자를 성추행할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정도의 비율인가요?
부산시의 행정이 충분히 검토된 정책이 아니라, 그저 바람잡이를 해보겠다는 인기몰이의 졸속행정이라는 건, 이 정책을 시행하고 나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는 데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여성칸 지정이 되었는데도 성범죄가 일어난다면 (성범죄가 지하철 차량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성들과 여성들이 지하철 역에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을 각각 분리해서 지정해버릴까요? 성범죄는 반드시 이성간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동성간 성범죄는 어떻게 막으면 될까요?
덧글 28 접기
신이말하는대로
제가 링크한게 안보이시는군요. 다시 링크걸어봅니다.
제니지민
[신이말하는대로]신이말하는대로님,
제니지민
[신이말하는대로]분리가 차별입니다. 4시간이 아니라 4분을 분리해도 차별인 거고, 시간이 짧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신이말하는대로
[제니지민] 또 다른 피해가 일어날수있다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만 비유를 삼청교육대와 하는건 미리 어떤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제도에 폐해를 너무 심각하게 단정 짓는게 아닐까요?
제니지민
[신이말하는대로]i) 사회적으로 전반적으로 고민하는 시발점을 만드는 것은 적극 찬성합니다. 토론이나, 이에 대한 연구를 장려하는 것도 적극 지지합니다. 그런데 부산시에서 그렇게 '고민'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나요, 아니면 '일단 해보고 아님 말고'식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나요?
제니지민
[신이말하는대로] 'First they came for the Communists, and I did not speak out - because I was not a Communist;
신이말하는대로
[제니지민]시행중이 아니라 한시적 시행중입니다.
제니지민
[신이말하는대로]'논의중'이냐 '시행중'이냐를 구별할 때에는 '한시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시적 '시행중'이 중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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