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면서 집에 뭘 설치하는데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빌트인 냉장고 교체기 입니다.


기존 붙박이 냉장고가 10년을 넘어가서 비실비실 되더니 한 4달 전쯤 명을 다했습니다. 
귀찮아서 불편한대로 냉장고 없이 그냥 살고 있었죠. 남들은 김치도 안 먹냐고 하더군요. ㅎ

기존 냉장고는 이태리제로서 회사도 없어졌고 다른곳에서 인수한것 같더군요.
하지만 냉장고를 더이상 취급하지 않고, 수리도 불가, 해체 수거도 안 해준다더군요.
입주시기에는 명품이태리제 냉장고 들어간다고 엄청 홍보를 해댔겠죠. 

[고장난 채로 4달간 방치해둔 기존 빌트인 냉장고]

냉장고를 끄집어내 버린 후 저 공간에 들어가는 적당한 냉장고를 찾아 구입하려 했으나....
대부분의 일반 냉장고는 오른쪽 열림이었다는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오른쪽 열림 냉장고는 저 구조에서는 좁아터진 공간 때문에 문 열고 꺼내는게 꽤 불편합니다. 

저 크기에 왼쪽 문열림 냉장고는 빌트인 밖에 없더군요. 선택지가 없었죠.
찾아보니 국내에 들어갈만한 딱 한 모델이 있는데 가로,세로 공간 여유가 5mm 뿐... ㅡ.ㅡ


냉장고를 간신히 꺼냈는데.... 나무판 다 썩음.. ㅜ.ㅜ



빌트인 냉장고가 겉만 번지르르 하지 수리나 교체건이 발생하면 보통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가격도 훨씬 비싸다는...
새로 들어갈 냉장고 문에 붙힐 판넬도 냉장고가 오기 전에 개인이 별도로 주문 제작해놔야 한다는...
잘한다는 곳을 찾아 경기도 광주까지 가서 가져왔네요. --




설치 기사분은 처음에 이 작업에 고개를 설레설레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간절함 때문에 시도를 해주셨죠. 2시간 걸렸습니다.




문도 겨우 열리는 좁아 터진 공간에서 가까스로 설치 성공.... 



제 집도 아니고 이곳을 언제 떠날지 모르지만 그래도 좋은 주인분을 만나 어떻게든 교체를 하고 싶었네요.
주인분께서도 대신 설치해주어 고맙다며 비용을 모두 대주셨구요.
설치해준 기사분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여러번 드렸네요.^^

한켠으로는 머지 않은 날에 이 방을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좀 이상하더군요.
아플때나 힘들때나 6년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제 작은 공간이었기에 말이죠.^^

그런데 비실대는 보일러도 고쳐야 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