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지금 바꿀까, 내년 3월까지 기다릴까.’3700만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휴대폰 신규 가입이나 기기변경을 언제해야 할 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부가 내년 3월 만료되는 휴대폰 보조금 금지법을 대체할 ‘보조금 부분 허용안’을 지난 25일 전격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금보다 최고 40% 저렴하게 휴대폰을 사거나 아예 ‘공짜폰’을 얻을 수 있어 소비자들이 벌써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이다.
일선 이통 대리점과 세티즌, 뭉클, 옥션 등 휴대폰 판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도 휴대폰 구매시기에 대한 글들이 폭주하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버텨라’일선 대리점이나 모바일 사이트 등 전문가들은 당장 휴대폰을 구입하기보다 내년 3월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통부가 발표한 보조금 부분 허용안에는 1500만명 이상의 3년 이상 가입자가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 3년 미만 가입자도 신규서비스로 분류된 광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와이브로 등의 첨단 단말기를 구입시 최고 40%까지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보조금의 상한선도 무제한이다. 이통사가 보조금의 고저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지금 10만∼80만원에 이르는 고가 휴대폰이 내년 3월 보조금 허용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까지 가격이 내려간다는 얘기다. 이통 가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짜폰’도 속출할 수 있다.
통상 4·4분기에 신형 휴대폰이 출시되지 않는 제조사의 제품라인업도 내년 3월에 휴대폰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연초에서 3·4분기까지 신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가 4·4분기부터 신제품 출시를 자제한다.
종전에 출시된 휴대폰의 재고관리를 위해 신제품 출시시기를 신년초로 미루는 전략을 쓰고 있다. 따라서 연말에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내년 3월쯤 고속패킷데이터접속(HSDPA)과 와이브로 등 3세대 첨단 단말기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통사, 휴대폰 재고처리 발등의 불이통 3사는 보조금 허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기수요가 늘어나면 재고처리로 고심을 해야 할 처지다. 정통부의 보조금 허용안 대로라면 내년 3월까지 적어도 5개월간 휴대폰 수요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통 3사는 어차피 내년 3월에 가면 보조금이 실려 부담이 더 큰데다 보조금 지급 대상인 3세대 첨단 휴대폰이 쏟아지면 종전 2세대 단말기는 찬밥 신세일 수밖에 없어 더욱 마음이 급하다.
사정이 이렇자 이통3사는 기한내 재고처리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가격을 대폭 내린 덤핑판매나 신제품 출시시기를 늦춰잡는 등 단말기 판매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이통시장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은 월 120만대 정도다. 내년 3월까지의 전체 휴대폰 판매물량 600만대중 상당수가 덤핑처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HSDPA, 와이브로 등 첨단 3세대 단말기가 내년초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극해 내년 3월 이전까지 휴대폰시장 불황이 불가피하다.
이통사 관계자는 “연말 졸업·입학 특수기에 보조금 허용이라는 악재가 끼어들어 판매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며 “어떻게든 내년 3월 이전까지 재고물량을 털어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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