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소장인 세계줄기세포허브가 환자접수를 받기 시작한 지 이틀 만인 2일 등록 환자수가 1만명에 이르렀다. 아직 실제 질병치료와는 거리가 먼 초기 연구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난치병 환자가 몰려든 것은 그만큼 줄기세포 연구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연구수준은 일부 분야만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실제 질병치료로 이어질 연구의 실용·산업화 측면에서는 주요 선진국과 경쟁에서 한참 뒤처진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연구지원과 동시에 생명공학 연구성과를 산업화할 수 있는 기반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경쟁력 취약하다=서울대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몇몇 국내 학자의 잇단 연구성과 발표는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수준의 대외 위상과 난치병 환자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하지만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실제 기술·산업 경쟁력은 매우 허약하다는 게 관련 학계의 냉정한 평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황 교수를 포함, 8인의 국내 줄기세포 전문가와 공동작성한 보고서 ‘줄기세포산업 10대 육성전략’은 국내 줄기세포산업 경쟁력에 대해 “국제 경쟁력이 취약하고 지적재산권 확보도 미약해 향후 산업화에 큰 애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기술 경쟁력 역시 세포치료제에 대한 우리나라 고유의 세계특허가 거의 없는 상태이며, 국내 시험 중인 유전자 조작과 기능변형은 외국에서 이미 보고된 기술을 모방하는 게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했다.
◆정작 필요한 기술은 부족하다=“배아줄기세포 만들기나 성체줄기세포 임상은 세계수준에 뒤처지지 않지만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특정세포 분화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배아를 분화하고 성체줄기세포를 증식시키는 핵심기술을 확보해야만 줄기세포를 제대로 산업화할 수 있다.”(오일환 가톨릭의대 세포치료센터 소장)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생명공학의 최우선 과제가 배아·성체 줄기세포의 ‘특정세포 분화기술 선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아·성체 줄기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은 세계일류지만 이를 질병치료용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은 크게 뒤처져 있다는 설명이다. 실험실에서 의미 있는 연구성과를 거둬도 이를 적용해 산업화할 수 있는 산업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최초로 뼈 재생 세포치료제를 개발한 셀론텍 장재덕 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줄기세포 실용화 기술을 선점한 게 아니라 이슈만 선점한 상태”라며 “줄기세포 연구성과를 실용화하려면 효능과 안전성 검증이 필수인데 국내에는 이를 소화할 임상실험 관련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 정형민 대표이사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건 우리가 최고지만 이를 산업화하는 기술은 너무 부족하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신약개발, 유전질환의 원인규명, 포스트 게놈 프로젝트 활용 등 질병치료 이외의 부가가치 창출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 좀더 시야를 넓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급한 생명공학 산업인프라 구축=줄기세포산업 육성의 가장 큰 난제는 허약한 생명공학산업 인프라 육성이다. 전문적인 임상실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절대 부족하며 의사들은 환자진료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기 힘들다.
또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지원은 아직까지 연구사업·장비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 중심이어서 이를 연구인력 양성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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