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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1-1무승부

불로동 허씨 | 07-01 12:54 | 조회수 : 791 | 추천 : 9

비겼다. 하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전반 신영록이 차지했던 두 차례의 득점 기회도 아쉬웠고, 후반 심영성과 하태균의 완벽한 득점 장면도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1-1이란 경기 결과가 더 얄밉게만 느껴지는 경기였다.












7월의 첫 날(한국 시각)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FIFA 청소년(U-20) 월드컵 2007'에서,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이 경기 주도권을 쥐고 잘 싸웠지만 미국 청소년 대표팀과 1-1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4-5차례 정도의 결정적인 기회에 대한 미련을 지울 수 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우리 어린 청소년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었다. 해외 축구 유학 1-2세대 이후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 세대가 주축이 된 이번 청소년 대표팀은, 탁월한 개인 기량을 전면에 내세워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전반 미국을 상대로 한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는, 남미의 아르헨티나나 유럽의 포르투갈을 보는 듯했다.


아쉬운 무승부, 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았던 무승부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1-1이란 경기 결과는 못마땅한 것이었다.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력이 그만큼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1-1이란 결과가 더 안타까운 것이었다. 물론 아쉽긴 하지만 나쁜 무승부는 아니었다. 어린 우리 선수들의 거침없는 기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부담과 중압감에 시달렸을 세계 대회의 첫 경기, 그리고 상대는 자신들의 홈이나 다름없는 미국이었다. 축구 불모지라고는 하지만 미국은 이미 청소년 대표팀은 물론이고 성인 대표팀도 세계 축구계에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다. 더군다나 이번 청소년 대표팀은 '천재' 아두를 중심으로 짜인 사상 최강의 팀이라는 평가까지 들었었다. 결코, 우리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은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 경기 주도권은 우리 청소년 대표팀이 잡았고 90분 내내 미국을 괴롭히고 압도했다. 특히 전반에는 정확한 롱 패스와 측면 미드필더들의 드리블 돌파, 그리고 신영록과 심영성으로 이어지는 전방 투톱의 콤비 플레이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을 완전히 압도했다. 후반에도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지만, 전반 보여준 우리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력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가 월드컵 등을 포함한 여러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 능력의 수준이 세계 정상권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인 개인기가 갖추어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압박과 체력만으로 이변을 만들기 힘들다.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의 4강을 기록하긴 했었지만, 단지 두 대회의 성적만으로 우리의 수준 역시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한국 축구의 그런 개인적 능력의 한계와 모자람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치러진 국제 대회에서도 결과로 꾸준히 증명되어 왔다. 17세 이하 세계대회에서는 2003년 본선 1라운드 탈락과 2005년 아시아 지역예선 탈락을 맛봤고,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은 2003년 16강에 올랐을 뿐 2005년 대회에서는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독일 월드컵에 출전했던 A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런 세계대회에서의 부진의 원인은 부족한 개인기였다.


볼 트래핑이나 컨트롤 혹은 패스나 드리블 같은 기본기는 물론이고, 볼 키핑 능력과 공간을 점령하는 세련됨 그리고 주어지는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임기응변 등 축구와 관련한 거의 모든 기량이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청소년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들에서는 이런 기본기와 개인기란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느낄 수 없었다.


정확한 볼 터치에 이은 드리블 돌파도 좋았고, 빠르게 상대 수비를 허무는 원터치 패스도 훌륭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상대와의 1:1이나 공간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부분 전술과 움직임도 과거에 비해 무척이나 발달한 모습이었다. 이번 미국과의 본선 첫 경기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지만, 캐나다에서 치른 체코나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개인기는 탄탄하고 높은 수준을 보여줬었다.


더 이상 이를 악물고 싸워야 하는 강한 정신력이나 상대를 압박하며 두세 발 더 뛰어야 하는 체력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현재 한국 청소년 대표팀을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수준'이라는 그들에 비해서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이제 우리 청소년 대표팀의 기량을 확실하게 가늠할 수 있는 기회는 오는 4일에 열릴 브라질과의 두 번째 경기다. 성인 대표팀도 그렇지만 브라질은 20세 이하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화려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비록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0-1로 패하긴 했지만, 그 결과로 브라질의 전력을 낮춰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4일, '축구 제국' 브라질을 상대로도 이런 개인기와 경기력을 꾸준히 발산할 수 있을지, 하여 더 이상 정신력과 체력만으로 하는 축구가 아닌 기술과 기량으로 상대와 겨룰 수 있을지, 청소년 대표팀의 다음 경기에 부푼 기대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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