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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 삼성카메라 하나 지켜주지도 못 하는가? ..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지은이씀 | 10-05 20:57 | 조회수 : 1,654 | 추천 : 34




















산업자원부, 삼성카메라 하나 지켜주지도 못 하는가?
[칼럼] 우리 브랜드 육성 의지 새롭게 해야…






입력 :2007-08-28 09:42:00   하재근








뭐랄까, 요즘 우리나라는 오기가 사라진 느낌이다. 후발 주자 중에 유일하게 자동차공업을 육성한 나라가 우리나라인데, 난 그 원동력을 오기라고 본다. 길바닥에 널려 있는 외제 자동차를 봤을 때,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오기.

‘저 자동차들은 사람이 만든 것이고 우리도 사람인데, 우리라고 저런 거 못 만들라는 법이 어디 있나. 왜 우리 거리에 외제차가 넘쳐 나야 하는가. 반드시 우리 손으로 만든 차가 도로를 누비게 하겠다. 어디 두고 보라지.’

이런 오기 말이다.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회장이 정부로 불려 갔을 때 정부 관료는 창밖의 외제차들을 가리키며 저 거리에 우리 자동차가 다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국산 자동차 개발은 ‘미친 짓’이었지만 국가 전체가 혼연일체가 돼서 기적을 이뤘다. 관료(국가), 기업, 소비자, 그중 누구라도 딴 주머니를 찼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때 그런 오기로 키웠던 몇몇 분야를 제외하면, 요즘 내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오기를 유발하는 것들 투성이다. 지금 말할 DSLR 카메라만 하더라도 그렇다. 사방 천지가 캐논, 니콘, 캐논, 니콘 천지다. 길바닥에서 캐논 상표를 볼 때마다 속에서 뜨거운 것이 불쑥 솟구치는 느낌을 받는 사람은 나 혼자일까? 오늘도 낮에 길바닥에서 어떤 젊은 여자가 노란색 니콘 스트랩을 단 카메라를 어깨에 걸고 가는 모습을 봤다. 난 그럴 때 화가 난다.

90년대 이후로 돈에는 국적이 없다는 둥, 자본은 그냥 자본일 뿐이라는 둥, 내 생각으론 해괴하기만 한 논리가 득세했다. 이제는 기업에도 국적이 따로 없고, 그냥 우리나라에 투자해 활동하는 기업이면 다 우리 기업이라는 또 다른 해괴한 논리도 만연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어디서 만든 상품이든 소비자 입장에선 그냥 싸고 좋은 거 사면 그만이라는 경악스런 수준의 해괴한 논리가 남한 사회를 뒤덮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이런 논리를 살포한다. 한미FTA의 소비자후생론은 그 결정판이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의 자식은 남의 자식이고 우리 자식은 우리 자식이다. 남의 브랜드가 우리 국민을 먹여 살려주지 않는다. 우리 기술로 키운 우리 브랜드만이 우리의 자손들을 먹여 살릴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위험하게 국산차 개발을 안 해도 외국 대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었다. 요즘 우리나라 관료들 같으면 이런 경우에 외국인 투자가 들어온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옛날 대한민국은 없이 살았어도 이런 투자는 받지 않았다. 오기였다. 지금은 이런 오기가 사라진 느낌이다.

DSLR은 카메라 산업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다. 당연히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은 여태까지 이것을 만들지 못했었다. 삼성이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걸음마단계일 뿐이다. 이제 겨우 일본과 합작으로 본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분야에서 나의 분노를 부르는 또 다른 품목인 렌즈의 경우, 아직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한다.

일본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 품목 중에 니콘 등의 광학 기술이 들어간다. 니콘은 그 기술을 바탕으로 렌즈를 만들 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 사용되는 최첨단 기계를 생산한다. 이런 식의 보이지 않는 기술력이 일본이나 독일 경제의 힘이다. 이들은 한국이나 브릭스 등 신흥공업국이 성장할 때마다 앉아서 돈을 번다. 부품, 소재, 기계를 팔면 되니까.

우리나라 사람도 손가락 다섯 개, 손 두 개, 없는 것 없이 다 있는데 광학기술이 떨어지나 보다. 유명한 렌즈는 다 외국산이다. 라이카, 칼자이츠, 슈나이더, 캐논, 니콘 등. 아무튼 삼성이 본체라도 만들기 시작했으니 다행이다.

다나와라는 사이트에 DSLR 카메라 리뷰가 올라왔다. 이름하여 ‘보급형 DSLR 4종 분석’. 이 기사의 하단부엔 아래와 같은 문구가 당당히 박혀 있다.

‘본 컨텐츠는 산업자원부 지원으로 운영하는 엔펀(enfun:http://www.enfun.net)에서 제작하였습니다.’

산업자원부와 연관이 있었다. 물론 산업자원부가 직접 만든 건 아니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사고방식은 공유되는 법이다. 박정희가 박태준을 지원했을 때, 박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사고방식의 공유라는 차원에서 박태준의 행보를 통해 박정희를 읽을 수 있는 것처럼.

단지 리뷰일 뿐인 이 기사에 댓글이 61개가 달렸다. 왜 그랬을까? 몇 개만 뽑아본다.

“뭐하자는 건지..ㅡㅡ.. 이런 게 리뷰????”
“정말 어이없는 비교네요.“
“어이없는 개념상실 비교기다”
“다나와 3년 만에 로그인 하게 만드시는군요 ... ^^ “
“어이가 없어 회원가입까지 했다..-_-;;”


3년 만에 댓글 달려고 로그인하게 만든 기사였다니 꽤나 분통 터지는 리뷰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다. 나도 분통이 터졌으니까.

문제가 됐던 것은, 캐논, 니콘의 보급기에 삼성의 GX-10이라는 제품이 나란히 놓였다는 점이었다. 삼성의 GX-10이 보급기? 여기에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난 DSLR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정보들을 찾을 수 있었다.

삼성테크윈은 중급 DSLR 카메라 GX-10을 출시했다
[한경비즈니스 2007-06-26]


삼성 GX-10에는 이에 대응하는 펜탁스의 제품이 있다. DSLR 후발 주자는 시장에 진입할 때 선발주자와 짝을 짓기도 하는데, 라이카-파나소닉, 펜탁스-삼성, 이런 식이다. 삼성의 GX-10과 펜탁스의 대응 모델은 동일한 제품이라고 한다.

'PENTAX K10D' TIPA 유럽베스트카메라상 수상
[동원시스템즈 2007-05-22]
「PENTAX K10」는 중급기 DSLR부문인 “Best expert DSLR”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


K10D가 바로 GX-10의 대응모델이다.

PENTAX K10D, '일본카메라 그랑프리 2007' 수상
[뉴시스 2007-05-22]


일본카메라 그랑프리 역대 수상작들엔 우리나라 사람들이 열광하는 캐논, 니콘 중급기 이상의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그 상을 2007년에 받은 제품이 보급기? 불모지에 진입해 처음으로 세계 수준의 제품을 한국 브랜드로 출시했는데, 산업자원부 지원 사이트가 전력을 기울여 돕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깎아내려?

위의 리뷰 종합평점에서 삼성은 3등(공동 꼴찌)를 했다. 어차피 난 기술적인 건 모른다. 또 평가란 것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삼성이 타사 보급기만도 못한 카메라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산업자원부 지원 사이트라면, 설사 삼성카메라 성능이 좀 떨어져도 최대한 미화해서 평가해 주는 것이 의무다.

산업자원부는 대외적으로 거짓말과 불공정행위를 하라고 있는 곳이다. 우리가 산업정책을 쓰면서도 미국에겐 안 쓰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던가, 미국에겐 우리가 마치 정정당당히 무역경쟁하는 것처럼 연막을 쳐놓고 덤핑과 담합, 각종 비관세장벽 등을 세팅한다던가. 국제경쟁에서 할 수 있는, 해야 할 거짓말과 불공정행위는 바다 모래처럼 많다.















▲ 하재근 문화평론가  
삼성카메라가 보급기인지 중급기인지 어차피 난 모른다. 아마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자원부는 이것을 중급기라고 주장해야 한다. 그래서 캐논, 니콘 중급기 반열에 삼성카메라를 올려야 한다. 이건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보급기라고 해도 되고 중급기라고 해도 된다는 뜻이니까. 게다가 네티즌들은 삼성 GX-10이 중급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산업자원부 지원사이트에서 타사 고급기와 비교리뷰를 작성해도 애교로 넘어갈 수준 아닌가?

문제는 마음가짐이다. 국내 기업, 국내 브랜드, 국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지. 위에서부터 정신이 무너지면 반드시 아래로 파급된다. 주몽이 의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모팔모가 철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거고, 모팔모가 의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고구려 철기방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었던 거다. 산업자원부가 평소에 굳은 의지를 잃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것이다.

뭔가 우리나라 관료들의 정신이 별나라로 날아가 버린 느낌이다. 미국 유학자들이 귀국해 한국 사회 헤게모니를 장악한 후부터 이런 경향이 가속화 하는 것 같다. 쌍용자동차를 후발 경쟁국 경쟁회사에 팔아버린 사건도 이런 흐름의 반영인 듯싶고...

..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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