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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분 출전\' 이동국, 그의 백헤딩은 빛났다

불로동 허씨 | 02-10 11:35 | 조회수 : 863 | 추천 : 27

이동국이 선발출전하던 10일 0시(이하 한국시간)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이 곳에 모인 팬들의 관심은 온통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날아온 알폰소 아우베스에게 쏠려 있었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리그 득점왕이자 브라질 출신인 아우베스의 미들스브러 입단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경기 전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앞에서는 브라질 전통춤 공연이 있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이동국은 초라해 보였다. 툰카이 산리가 부상으로 결장한 상태에서 호삼 미도마저 몸상태가 정상은 아니어서 선발출전하기는 했지만 홈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요크 지방의 보수적인 백인팬들은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이동국보다는 몸을 풀고있는 아우베스에게 더 많은 박수를 쳐주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묵묵히 뛰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을 환호로 바꾸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것 뿐이라는 것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경기 내내 이동국은 공격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았다. 스피드가 좋은 투톱 파트너 알리아디에르를 위해 자신의 몸을 상대 수비수들에게 던졌다. 이런 과정에서 이동국은 선제골에 크게 기여했다.


전반 11분 2선에서 올라온 로빙 패스를 이동국이 절묘한 백헤딩으로 개리 오닐에게 떨어뜨려준 것. 오닐은 공을 받자마자 공간으로 쇄도하는 알리아디에르에게 패스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알리아디에르는 가볍게 선제골을 넣었다. 이동국의 백헤딩이 선제골의 발판이 된 것. 분명히 '빛나는 백헤딩' 이었다. 이후에도 이동국은 백헤딩을 통해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그는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을 달고 다님으로써 로버트 후트와 데이빗 휘터에게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이 장신 수비수들은 빈번한 헤딩슛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물론 이외에는 이렇다할 상황이 나오지는 않았다. 양 팀의 공격 자체가 워낙 무디었기 때문이었다. 미들스브러는 좌우 날개들만 크로스를 올릴 뿐 중앙 미드필더들이 뒤로 처져있어 공격은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다. 풀햄 역시 이렇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동국은 감독의 요구대로 포지션 이동을 계속하며 공격에 축을 잡았다. 홈팬들의 야유를 들어가면서도 묵묵히 뛰는 모습이었다.


미들스브러의 홈팬들은 후반 12분 이동국이 교체되고 아우베스가 들어갈 때 엄청난 환호를 보내주었다. 이들이 보내준 환호의 90% 이상은 아우베스를 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컸던 환호와 기대는 35분여 후에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기대를 모았던 아우베스 역시 이렇다하게 보여준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상대의 강력한 수비벽에 막혀 허덕였다. 물론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했던 미들스브러 팬들을 충족하지는 못했다.


과연 이 날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 모인 2만 7천여 관중들 중에서 이동국의 '빛났던 백헤딩의 가치'를 아는 이는 몇 명이나 될까?




다 읽고보니... 슬픈 뉴스네요...
동국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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