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석유 탐사나 기상 예보에 쓰이는 슈퍼컴퓨터가 국산 기술로 개발됐다.
슈퍼컴퓨터 솔루션 업체 클루닉스(대표 권대석)는 서울대학교 병렬처리 연구실 한상영 교수와 공동으로 자원탐사, 기상예보 등 지구과학 분야에 특화된 초고속 슈퍼컴퓨터를 이번주 초 개발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슈퍼컴퓨터는 석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땅 속 모양을 정확하게 추정해 석유 채굴시 수천억원에 이르는 시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서울공대의 연구 용도로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공개 소프트웨어인 '센트OS' 리눅스를 기반으로, 스케줄러, 사용자 UI, 통신 라이브러리 등 슈퍼컴퓨터를 구현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를 서울대와 클루닉스가 공동 개발해 4.8 테라플롭스(초당 4.8조번 계산) 성능을 구현했다.
하드웨어로는 인텔의 쿼드코어 제온 5300 시리즈(코드명 클로버타운)를 탑재한 슈퍼마이크로 서버 120여대가 적용됐으며, 코어수는 총 960코어, 실제 연산 코어는 800코어다. 이는 일반 개인용 PC 1천대가 한꺼번에 동작하는 성능이다.
총 3.2테라바이트의 주기억장치와 113테라바이트의 디스크를 단일 볼륨으로 장착하고 있으며, 실측 성능은 약 5테라플롭스로 측정됐다.
◆일반 범용 x86 서버를 '수퍼컴퓨터'로 탈바꿈 시켜
이 슈퍼컴퓨터는 일반 x86 서버를 국내 기술을 활용해 세계적인 수준의 연산 처리 능력을 보유한 슈퍼컴퓨터로 성능을 끌어올렸다는데 의미가 있다.
4.8테라플롭스 성능은 국내 슈퍼컴 순위중 4위에 해당하고, 역대 국산 기술 슈퍼컴퓨터 중에는 최고 성능이다.
그동안 국내 슈퍼컴퓨터들은 대부분 크레이,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HP, SGI 등 외국계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서울대 슈퍼컴퓨터 역시 미국 슈퍼마이크로사의 x86 서버를 하드웨어로 이용하기는 했지만 일반 범용 서버를 국산 기술을 이용해 슈퍼컴퓨터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했다.
클루닉스 권대석 대표는 "보통 일반 서버 800코어 정도를 기가비트 이더넷 네트워크로 연결해 슈퍼컴퓨터를 구현하면 CPU 활용률이 50%정도에 그친다"며 "그만큼 연산 효율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지만 이번에 클루닉스와 서울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슈퍼컴퓨터 솔루션을 적용하면 CPU 연산 활용률을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더 적은 비용으로도 더 높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범용 네트워크와 800 코어로 낼 수 있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3테라플롭스 정도기 때문에 같은 코어에 순수 국산 솔루션으로 50% 이상 높은 성능을 내게 됐다는 게 권 대표의 주장이다.
이러한 고성능을 실현하게 된 것은 지구과학 분야 응용프로그램들이 한번에 수 기가바이트에서 수 천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초대형 파일을 상대적으로 자주 생성해 읽고 쓰는데, 이러한 문제를 병렬 초고속 스토리지 기술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새로 개발된 슈퍼컴퓨터는 단일 파일에 대한 읽고 쓰기에서 매초 4기가바이트까지 읽고 쓸 수 있다.
개발에 참여한 서울대 한상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모든 요소 기술을 공개 소프트웨어와 국산 소프트웨어로 탑재하면서도 국내 대학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중에서는 가장 빠른 성능을 보인다"며 "값비싼 외산 슈퍼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진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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