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 수줍은 봄은
발걸음 하나하나
새색시를 닮았는지...
정녕 봄은 왔건만 진정 봄은 오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도
밤하늘이 잔득 찌 뿌려 있더니...
아니다 다를까..?
눈발이 날립니다.
아직은 가는 겨울이
오는 봄을 인정하지 않나 봅니다.

늘...
무심코...
지나치던 골목에
홀로 서 있는...
그래서
지나는 모든 애완견의 지침(?)이 되어 주고
어느 때는
주정꾼의 옷도 받아주고
심지어
그의 해우소도 되어주는 전주가 있습니다.

그 전주에
아련하게 달려 있는
불 빛 하나...
알게 모르게 우리들을 인도 하였던
그 불 빛 하나...
그 불빛의 겨울날을
문득 오늘 보았습니다.

그를 담는
저보다
더 열심히 생을 사는 불빛...
그 불빛이 있어
우리가 행복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