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이 없어도
넌 우리를 찾아온다.
무언가 다급해진 몸짓으로
달려오는 너는
짧은 햇살에
하품하는 길고양이 입가에도
노랗게 타오르다 하얗게 떠나는
민들레 홀씨에도
담장을 타고 흐르는
명자나무 가지에도
살구꽃 하얗게 핀 회색의
아파트 그 어느 곳 놀이터에도
가녀리게 흔들리는
조팝나무 꽃잎에도
어느 사이 찾아 와 있었다.
그런 네가 떠날까?
부는 바람에
너 떨어질까?
오색의 치마지락으로
살포시 널 덮어도 보았건만,
오월의 바람에
반항 한번 하지 못한 너는
이렇게
봄 비듬만 떨어 놓고 떠나 버리는 구나.
또 언제인가는
찾아 올 너이지만
짧은 햇살이 아쉬운 게
나 혼자만은 아니련만.......

해가 좋았던 5월 5일
후다닥 일어나
딸랑 지구팔공이 하나 메고
동네를 돌아 다녀 봅니다.

안 그래도 짧은 봄을
부는 바람이
다 앗아가기 전에
망태 셔터를 바삐 눌러 봅니다.

좀 길어서
죄송합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