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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함

Thru the Lens | 05-31 12:28 | 조회수 : 642 | 추천 : 0


시간이 흐르면 정확히 어떤일들이 지나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라이트박스 위 슬라이드 필름을 들여다보듯 떠오르는 아련함이 사진 한두장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외인촌(外人村)

김광균


하이얀 모색(暮色) 속에 피어 있는
산협촌(山峽村)의 고독한 그림 속으로
파아란 역등(驛燈)을 달은 마차(馬車)가 한 대 잠기어 가고,

바다를 향한 산마룻길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전신주(電信柱) 우엔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바람에 불리우는 작은 집들이 창을 내리고
갈대밭에 묻히인 돌다리 아래선
작은 시내가 물방울을 굴리고

안개 자욱한 화원지(花園地)의 벤치 우엔
한낮에 소녀(少女)들이 남기고 간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외인 묘지(外人墓地)의 어두운 수풀 뒤엔
밤새도록 가느란 별빛이 내리고,

공백(空白)한 하늘에 걸려 있는 촌락(村落)의 시계(時計)가
여윈 손길을 저어 열 시를 가리키면
날카로운 고탑(古塔)같이 언덕 우에 솟아 있는
퇴색한 성교당(聖敎堂)의 지붕 우에선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 소리.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2.0 | 1/4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2-28 17:17:52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2.0 | 1/125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2-28 17:42:54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8.00mm | ISO-125 | F4.0 | 1/16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2-29 08: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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