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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단상 #004

Thru the Lens | 09-15 11:15 | 조회수 : 917 | 추천 : 0



이번에 잠깐 살펴볼 렌즈는 주미크론-r 50mm 1세대입니다.

www.l-camera-forum.com/leic...


1962년부터 1975년도까지 시리얼이 확인되는 듯 보이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2359600으로 69년도에 생산되었다고 나오네요.

라이카 m마운트의 주미룩스 2세대와 시리얼이 비슷하고 코팅도 퍼플 코팅으로 60년대-70년대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3000px로 올려두어서 클릭하시면 크게 보입니다.)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600 | F2.8 | 1/10s | +0.67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09 21:10:38


렌즈가 꽤나 낡아서 그냥 잠깐 화장실에서 찍었습니다.






2년전 가을, 장터에 니콘 마운트로 개조된 주미크론을 보고 이건 무슨 물건인가 하는 마음에 구하게 되었습니다.

동시대의 니콘 수동렌즈나 캐논 렌즈보다 4~5배 비싼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다른 라이카 렌즈들을 써보면서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흑백사진에 특히 좋다는 m마운트 초기형 주미크론 침동식/리지드(50년대)와
컬러와 형태 묘사가 매우 안정적인 70년대 중반 이후부터 90년대 초까지의 렌즈들 그 사이쯤 위치하는 렌즈라고 느껴집니다.


아래 사진중 첫 4장은 최근에 사진을 그리 많이 찍지 않는 바람에 2년전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2.8 | 1/16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1-04 14:17:10







처음 마운트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느끼는 점은 렌즈를 통해 나타나는 장면이 일안식임에도 꽤나 입체적으로 묘사되는 능력입니다.

말로는 쉽게 와닿지 않는 설명일수도 있으나


자이스 렌즈를 사용하다보면 조리개 개방으로 갈수록 배경의 흐림에 비교해서

초점이 맞은 피사체가 원래 존재해야 하는 지점보다 더욱 관찰자에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걸 해외에서는 zeiss pop이라고 종종 표현하곤 합니다.


라이카 렌즈들의 특성은 (최소한 90년대 중반까지 나온 렌즈들은, 그리고 일부 올림푸스 렌즈들은) 관찰자가 바라보는 피사체의 지점과

사진에 묘사되는 피사체의 위치가 가장 비슷하고, 그 뒤의 배경이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깔끔하게 흐려지면서 멀어집니다.


그래서 자이스 렌즈들은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경우가 많고, 라이카의 경우에는 거리 스냅 같은 경우에 현실적인 표현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물론 빛의 방향/세기나 포토샵에서 색의 채도, 쉐도우의 진함, 스플릿 토닝, 하이라이트의 압축 등을 통해서 거리감을 조정할 수는 있습니다만..)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500 | F2.8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1-04 16:47:41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360 | F4.0 | 1/125s | -0.33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1-07 16:36:33







배경흐림은 니코르 50mm ai-s f/1.8 렌즈와 얼핏 비슷하게 약간은 과보정된 느낌의 배경흐림이고
(니코르 50mm ai-s f/1.8보다 이중으로 겹쳐지는 어지러움이 덜합니다만)

주미룩스-r 1세대(1970-1995)쪽이 더 부드러운 배경/초점이 맞지 않은 곳 묘사를 하는 편입니다.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280 | F2.8 | 1/125s | -0.67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1-12 15:43:13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4.0 | 1/4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0 12:23:05







수차보정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도 아니라서 디테일 표현에 그 이후에 나온 안정적인 렌즈들에 비해서는 조금 모자란 부분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Piccure+ 프로그램 같이 렌즈를 모델링해서 역으로 원래 이미지를 구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보정이 가능하고

중앙부 콘트라스트만 보자면 주미크론-r 2세대 보다 더 높고,

(약간의 디테일부족으로 일어나는) 둥글둥글한 입체감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부드러운 톤 계조의 특성이 50년대 초기형 주미크론과 닮아 있습니다.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4.0 | 1/64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0 12:25:03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4.0 | 1/4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0 12:25:03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4.0 | 1/4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0 12:27:33






50년대 초기형 주미크론과 또 닮은 점은 색이 약간 빠져보이는 것인데 혹은 파스텔톤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포토샵에서 흑백으로 전환해 보정할 떄에 그 부드러운 계조로 어느정도 더 민감한 조정이 가능합니다.

컬러에선 포토샵 색보정 기능이 괜찮아서 HSL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커버도 가능합니다.


어찌보면 최근에 발매되고 있는 렌즈들과 채도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요즘에 나오는 렌즈들은 초점 맞는 곳과 배경을 너무 분리하려는 성격이 보이고 최대개방에 맞춰 설게를 하는건지

조리개를 조이면서 배경을 깔끔히 정리하는 맛이 점차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착란원 크기가 상상이상으로 커지는 것 같습니다..)

디테일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배경이 깔끔한 자이스 디스타곤 28mm f/2 zf 클래식, 조나 135mm zf 클래식 같은 성격의 렌즈들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또 개인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라...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560 | F2.8 | 1/125s | -0.33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0 12:54:19










NIKON D750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0 | F2.8 | 1/125s | -1.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0 12:56:56







어찌되었건 짧게나마 제 생각을 적어보았는데, 충분히 와 닿을만한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니코르 렌즈들도 50mm f/1.8 ai-s, 24mm f/2.8d 혹은 28mm f/1.4d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좋은점들이 많아서 글을 써볼만한데 언제 기회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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