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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국 올림인가 봅니다. (E-M1 유저의 A7II 맛보기 소감)

페이훈 | 04-08 23:24 | 조회수 : 2,819 | 추천 : 3

보유하고 있는 여러 OM Zuiko 렌즈들을 풀프레임 디지털 바디에서 한번 활용해보고자
이번에 소니 A7II를 들이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많이 내려가 가성비가 참 좋아진거 같아요)
사실상 35mm 풀프레임 디지털카메라는 처음 가지게 된 것인데요.

사실 저는 필름카메라를 오랫동안 사용해오고 있어서 풀프레임의 얕은 심도에 대한 선망은 별로 없습니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다보면 얕은 심도에 대한 선망보다는 되려 심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 버리게 되는 사진들이 많았거든요.
필름카메라 사용자가 더 많던 옛 시절에는 오랫동안 사진을 해온 고수분들이 초보들에게 한결같이 해주던 조언이
"조리개를 될 수 있으면 조여라"이기도 했었지요.
여튼 저에게는 그래서 그런지 MFT 시스템이 주는 적당한 심도와 가벼우면서도 개방에서부터 우수한 화질을 렌즈들이 완전 취향저격입니다.

다만 실면적 4배에 달하는 풀프레임 센서가 제공하는 화질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A7II를 몇시간 가지고 놀아본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네요.

일단 화질에 있어서 제가 사용 중인 E-M1보다 특별히 더 우세하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습니다. 그만큼 올림바디가 선방을 해주는걸까요?
올림만 쓰는 사람도 올림을 안써본 사람들도 잘 모르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올림푸스 카메라들이 JPG를 참 잘 뽑아내줍니다.
A7II가 RAW 편집을 하면 여러모로 더 우수한 화질을 보여줄런지 모르겠지만
JPG 품질만큼은 상당히 실망스럽네요. (Extra fine 설정에서도...)
저처럼 RAW 편집이 귀찮고 가벼운 스냅샷을 위주로 찍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JPG 화질은 굉장히 큰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디성능과 사용의 쾌적함에 있어서는 E-M1의 상대가 되질 않네요.
사용 편의성이나 조작성에서는 전혀 부족한게 아닌 것 같은데,
A7II가 E-M1보다 더 나중에 나온 바디임에도 여러모로 뭔가 느리고 굼뜨네요.
미러리스임에도 제가 가진 SLR 필카보다 무거운 셔터음을 내는 것도 그런 느낌을 배가시킵니다.
5축 손떨방도 센서크기 차이 때문인지 E-M1에 한수 아래인 느낌입니다.

그리고 수동렌즈들을 사용하게 되면 주변부 광량저하가 정말 심하게 두드러집니다.
요즘 디지털전용설계의 렌즈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잘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풀프레임용 고급렌즈들은 오히려 크기가 점점 커져가는 추세죠)
그런거보면 포서드때보다 더 소형화되었으면서도 구석구석 우수한 화질을 주는 마포 렌즈들에 감사하게 됩니다.

물론 평상시에 늘 가볍게 카메라를 소지하고 다니길 좋아하는, 지나치게 얕은 심도에 별 흥미를 못느끼는 저 같은 사람의 일방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이겠습니다만,
혹시나 풀프레임 바디의 맛을 보게되면 아예 시스템을 옮겨가게 되진 않을까 살짝 우려했던 것이 민망스러울 만큼이나
수동렌즈들의 이종결합 용도 이외에는 점점 사용할 일이 없게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동시대 바디들로써 비교했을 때, E-M1이 참 잘 만든 바디인 것 같아요.

다만 주옥같은 OM Zuiko 렌즈들을 디지털에서도 100% 활용할 수 있다는 점만큼은 참 좋네요.
괜히 뻘소리만 늘어놓은 것 같으니 방금 찍은 샘플샷을 한번 올려봅니다.

Zuiko 90mm f2 Macro (최대개방)

ILCE-7M2 | Aperture Priority | 0.00mm | ISO-640 | F0.0 | 1/6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9-04-08 23:10:13

100% Crop
ILCE-7M2 | Aperture Priority | 0.00mm | ISO-640 | F0.0 | 1/6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9-04-08 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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