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들이 20살이 되면 다들 한번씩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병무청이죠
가서 병역을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 검사를 받고 옵니다

저도 20살때 당연히 갔습니다
그리고 우울하게 현역 판정을 받고 나왔습니다
줄을 비교적 일찍 서서 검사 후 병무청 문을 나오니 점심 무렵이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뭔가 먹고 가려고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때 길 건너편에 낡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중화요리집임을 알리는 간판과 장식이 달려 있었는데
주변 현대식 건물과는 이질적인 단층 건물에 촌스러운 색깔로 칠해진 외벽을 가진
묘한 식당이었습니다
심상찮은 포스를 풍기는 가게에 끌리듯 발걸음을 했습니다

메뉴판을 보았는데 동네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무난한 짜장면을 주문했습니다

(사진은 당시 찍은건 아닙니다 ㅎㅎ 그 중국집 사진은 맞지만요)

일반적인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입 안에 넣으면 현란한 조미료 맛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가게 짜장면을 먹으니 심심함이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당황했는데 기계면이긴 했지만 반죽을 잘했는지 찰진 면발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뒷맛 매력에 점점 빠졌습니다
그리고는 매우 만족하며 가게를 나왔습니다
그 가게 이름을 기억해서 나중에 찾아보니 1948년부터 영업을 한 가게였습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맛집이더군요

그리고 아직도 가끔 찾아가 먹습니다 ㅎ




그 가게 삼선짬뽕입니다
하도 끓여대서 건더기가 흐늘흐늘한 일반 가게 짬뽕과는 때깔부터 다릅니다
채소 식감이 아삭아삭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바지락, 새조개, 소라, 오징어 등이 듬뿍
물론 조금 고가인 삼선짬뽕이긴 합니다만 일반 짬뽕도 바지락 등이 들어가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가게 추천메뉴



부추굴짬뽕입니다
다만 겨울 한정메뉴라 현재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제 삼선짬뽕을 먹으면서 주인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아직 굴짬뽕 안하죠?"
"네, 아직 굴이 제철이 아니에요. 서리 한 두어번 더 내리면 알이 차서
맛있어질텐데 그때 정도 되어야 만들겁니다 허허허"

그 외에 다른 요리메뉴도 70년 가까이 된 짬밥답게 대체로 수준급입니다
가게 허름한 것 빼고는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