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만에 다시 갔는데 생각만큼은 많이 변한 게 없다 싶기도 하고 변하긴 변했구나 싶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시원하길 바랬으나 그곳도 나름 더워서 며칠 정도 고생했는데 역시 한국에 댈 건 아니었던...

여전히 속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 버킹검 궁.

여름 며칠만 개방을 하는데 그 시기를 비껴서 그렇습니다.

영국인들의 정원 사랑과 조경은 참 놀라워요.

가는 비행기 속에서 본 21세기 영국 정원에 대한 다큐먼터리에 의하면 원예 산업 규모가 13조원!!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대 종자 보유국이라고 알고 있어요.

시내의 별 것 아닌 빌딩, 호텔 앞에도 화단은 이쁩니다. 옆에 담배 꽁초가 즐비하더라도 건물 사이의 작은 정원은 이쁘죠.

런던의 녹지 비율을 엄청나게 올려 놓는 시내의 대형 공원 중 가장 작은 세인트 제임스 파크. 그렇지만 17세기에 지어져서 가장 오래되었고요. 금싸라기 땅 사이에 저런 공원이 있는 것도 축복인 것 같습니다.

영국 공군 창립 100주년 기념이라 시내에 저런 깃발이 걸려 있고 제가 방문하기 전주에는 2차 세계대전에 활약했던 스핏파이어가 실제로 떴었다고 합니다.

웨스트민스터는 좋은 성당이긴 한데... 많이 기다려야 하고 영국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거대한 무덤 같은 곳이기도 해서 재미있냐 라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어려워요. 실내 촬영이 안 됩니다.

다들 찍어오는 런던 아이 샷.

근처의 빅 벤은 수리 중. 의회를 한 번 들어가봐야 했는데 날짜가 잘 맞지 않았어요.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에서 먹은 풀떼기

영국 음식이 악명만큼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가성비는 확실히 나쁘다고 생각하는 1인.

돈을 많이 주면 좋은 레스토랑이 나오지만 그 돈이면 유럽의 다른 나라면 더 맛있는 게 나오고 한국이면 더 더 맛있는 게 나오고 그렇죠.

박물관 내 카페. 윌리엄 모리스가 장식해 놓아서 이쁩니다.

오전에는 흐리더니 해가 나니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했지만 사진은 잘 찍히니까 좋은 걸로.

런던 근교에 있는 Syon House라고 노썸벌랜드 집안의 성+영지인데요

영국 귀족 중 2차세계대전 후 현대화를 버텨낸 집안들은 가끔 여왕보다 돈이 많기도 합니다. 이분 집안이 그 중 하나.

성 위에 잉글랜드 기가 걸려 있었고 이날 저녁이 잉글랜드-크로와티아 전이었는데

보면서 농반진반으로 일행과 잉글랜드가 이기면 세일이라고 빡세게 할 테니 잉글랜드를 응원하자고 했습니다. (여행 내내 잉글랜드 기를 수도 없이 봤어요).

예전에 이분이랑 14년에 뮌헨에 갔을 때에 새벽에 독일의 우승을 축하하는 뮌헨 사람들의 괴성때문에 깼던 기억과 소소한 할인이 있었던 것이 기억나서.

중정

서재

메인 홀

온실/식물원

호텔로 돌아와서 잉글랜드-크로와티아 전 30분 전부터 한다는 바베큐를 건너 뛰고 시차에 지쳐 잉글랜드가 1골을 넣는 것만을 확인하고 머... 이기겠지 하고 잠이 들었으나 그 골이 마지막이었더군요. 이런. 아니 뻥글 세일 맛 좀 보게 이겨 보지.

영국인들이 얼마나 절망했는지는 모르겠고 다음 날 거리가 특별히 더럽거나 사람들 얼굴이 특별히 우중충하지는 않았어요.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인 세인트 폴.

실내 돔 부분이 멋진데 실내 촬영이 안 됩니다.

헉헉대고 돔을 올라가면 런던 시내를 볼 수 있고 누우런 템즈 강 건너에 테이트 모던이 보입니다.

맑은 날 봐도 깨끗한 강은 아니고요.

오후엔 런던 교외에 있는 궁전인 햄튼 코트에 갔습니다. 템즈 강을 건너가야 합니다.

#초광각이 필요한 순간

영국 역사를 알면 굉장히 재미있는 곳이고 현장 학습을 하러 오는 영국 학생들이 나름 많습니다.

영국 역사에 관심이 없는 관광객들에겐 멋진 정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넓은 부지에 온갖 식물과 꽃을 뿌려 놓았고 정원 조경은 훌륭하며 왕실 원예 학회가 여름에 플라워쇼를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초광곽이 없으니 파노라마 샷으로

햄튼 코트하면 가장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저 대형 버섯처럼 생긴 나무인데 찍힌 건 2줄이지만 실제는 4줄로 나무들이 한 없이 늘어서 있고 생긴 모양때문에 기분이 느슨해집니다. #힐링장소, 같은 태그를 붙이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