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체력이 현저히 딸리고 일상 스냅, 여행 사진이 주고, 심도 있는 사진도 아주 아쉽진 않고
밤에 거의 잘 찍지 않는 스타일이라 진심 마포로 만족합니다.
ASP-C 쪽 바디도 한 번 들여볼까 고민도 몇 번 했는데 생각하다가 음... 굳이 하고 멈춥니다.
GF11을 안 내주면 소니 6400을 가족과 셀피용으로 한 번 사볼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새 기계가 나온다고 해서 재미 삼아 리뷰도 읽고 샘플 동영상도 곧잘 보고 그러고
기본 마인드가 파나야 망하지마... 올림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망하지마... 이고
파코도 좀 정신을 차려서 서비스 시스템 같은 걸 정비하면
어부지리로 마포 유저도 좋아질 수도 있으려나 하는 별 가능성 없는 생각도 해보고 그럽니다.
정말 잡담인데 봤던 여러 동영상 중 아직도 기억나는 게 Annie Griffiths 작가가 파타고니아를 찍으러 간 동영상에서 한 말입니다.
사진도 잘 찍으셔서 감동 받긴 했는데, 사진은 사진이고
중간에 “어깨에 걸칠만큼 가볍지만 이렇게 튼튼하게 만들어진 카메라가 얼마나 좋은지”하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동영상을 보다가 실제로 파하하하 하고 웃었습니다.
youtu.be/TBi--_OdndY
아니 근데 이분 진심이셨던 것 같았어요. 말투가 정말 감동한 느낌.
그래서 애초에 저 분은 원래 야외 촬영이 많아서 훨씬 더 무거운 카메라를 썼겠거니, 강조하는 초점이 튼튼하고도 가벼운 거니까... 하고 생각은 했는데요,
어쨌든 저는 그 동영상을 보고 애니 그리피스 작가의 연세를 구글해서 확인한 후
일단은 운동을 하자... 하는 쪽으로 조용히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동영상 중 기억나는 건 서구인이라 역시 덩치가 꽤 좋은 여성 리뷰어가 자긴 50.4가 진짜 좋다고 말하면서
해맑게 웃고, 내구성에 관해선 플립 액정만 들고 ;;; 50.4가 달린 바디를 흔들흔들 흔들며 ㄷㄷㄷ 이렇게 흔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여주던 것. 아니 그래도 그걸 그렇게 흔들고 싶나?
파나 플프가 지적되는 몇몇 단점이야 분명히 존재하고 부정할 수 없는 장점도 있고 그런 것 같은데
어떻게 만들었어야 잘 팔릴지는 사실 잘 모르겠더라고요.
어제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보급기에 대해선 말을 흐리는 게 딱히 만들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이도 보였고
(그래서 저는 오히려 파나가 마포를 버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영상 쪽 유저에게는 10-25 같은 렌즈가 갖춰지면 충분히 경쟁력도 있어 보이고).
풀프는 프로를 위한 고성능 바디로 가닥을 잡은 것 같은데 한 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하고
(보급기로 압도적으로 물건을 쫙 깔고, 가격도 공격적으로 낮춰서 그런 건 어찌보면 이미 마켓을 잡고 있는 소니나 브랜드 이미지로 시장을 공략하기 쉬운 캐논, 니콘이 할 일이지 파나가 한다고 이 시점에 저 브랜드들처럼 재미를 볼 수있으려나 싶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마켓팅 문외한의 사견입니다. )
다른 한 편으로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파나 플프에 원하는 것과 파나가 플프로 하고 싶어하는 게 아주 정확히 일치되지가 않는 느낌이기도 한데
이건 파나가 고민을 더 해야할 부분인 것 같아요.
근데 엄청난 고성능의 나무랄 데 없는 바디를 만든다고 꼭 프로들 사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역시 들긴 해요. ㅎㅎ
쓰던 렌즈군을 어댑터로 쓰거나 하면서 그냥 손에 익은 친숙한 브랜드의 적당한 가성비 바디를 찾을 프로가 더 많을 것 같기도 해서요. 그제 읽은 S1R 리뷰에서 고성능이 맞고 방진, 방적, 방한 등등 다 좋고 렌즈도 다 좋다, 그런데 이만큼 성능 좋은 바디를 이만큼 높은 가격에 꼬오옥 사야하는 프로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이야기를 읽고는 그것도 그렇네 싶었습니다. 뭐 전혀 없지야 않겠지요. 시장 개척은 알아서 할 일이고.
별 내용 없는 긴 잡담인데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하고
어쨌든 제 결론은 운동을 하자
파나야 망하지마... 이왕 한 거니 하는 껏 잘 하면 좋겠고
파코는 이 기회에 환골탈태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맘과 손에 맞는 바디로 꽃피는 봄에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PS. 파코가 심지어 S1 안내 동영상도 만들어 올려두긴 했더군요. 근데 성우를 좀 좋은 사람을 쓰지.
youtu.be/J2p6z8lEf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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