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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R 하루 사용기

쌔미포토 | 04-23 00:37 | 조회수 : 2,779 | 추천 : 3

바디랑 친해지고자 무턱대고 서울숲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인물사진 찍으려고 구입한 바디인데 모델도 없고
애꿎은 튤립에 대고 막샷만 날리다 왔습니다.

기존에 사용한 메인 바디는 펜탁스 K-1입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주로 K-1과 비교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루 사용해본 소감을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자면,

1. 셔터의 질감 차이
아무래도 미러리스는 미러쇼크가 없으니 셔터 누르는 느낌부터 다르죠.
S1R 셔터소리는 '티링~'하는 느낌으로 작지 않다고 느꼈는데
야외에서 실사해보니 들릴 듯 말 듯 '사진이 찍혔다'는 느낌만 들 정도로 작게 들립니다.
아마도 이건 미러리스의 공통적인 특징일 테구요,

2. 발열 문제
출시 전부터 유투브에 올라온 거의 모든 리뷰를 봤다고 생각했는데
발열 문제는 듣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하루 실사를 해보니 발열이 꽤나 느껴집니다.
특히 바디의 왼쪽 중 하단부위에서 열이 올라오는데
뷰파인더를 대고 있으면 코에 닿아서 더 확실히 느껴집니다.
절전모드를 5분으로 설정해뒀는데 2분 정도로 줄여놓고 다시 테스트해봐야 겠습니다.

3. 소음 문제
이건 아주 조용한 실내에서만 느껴지는 문제이긴 한데
이것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 내용이라 저라도 한 번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아마도 IBIS(In Body Image Stabilization) 때문인 것 같은데
'쓰으으으으~~' 하는 소음이 렌즈와 본체에서 계속 들립니다.
귀를 대면 더 확실히 느껴지구요.
만약 IBIS 때문에 들리는 소음이 맞다면 이게 계속 배터리를 소모하고 있다는 말이잖아요?
소니나 다른 브랜드에서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해지네요.

4. 배터리
'배터리'라는 소제목을 썼지 '배터리 문제'라고까지는 적지 않겠습니다.
아직 배터리를 풀로 사용해보지 않았으니까요.
스펙상으로 300컷, 유투브 해외 리뷰어들도 하루 실사하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다들 말하기도 했고
사은품 배터리가 하나 더 있고, 또 USB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면서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은 S1만의 장점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크게 불안한 마음이 든다거나 하진 않은데, 두어 시간 촬영해보니 배터리가 줄어드는 게 느껴지긴 하더라구요.
기존 K-1은 하루 종일 찍어도 배터리 게이지가 잘 줄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배터리 하나로 1600여 컷을 찍은 날도 있고.

5. 초점
오늘은 딱히 AI 모드로 촬영할 대상이 없어서 주로 1영역 초점모드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LCD를 터치하면 그 포인트로 초점 영역이 움직이잖아요?
DSLR만 써와서 그런지 이게 저는 불편하더라구요.
사진을 찍으려는데 자꾸 초점이 안 맞길래 '이상하다'하고 확인해보면
나도 모르게 LCD를 터치했는지 초점 영역이 엉뚱한 곳에 가 있는 거죠.
물론 조이스틱을 한 번 클릭하면 중앙으로 돌아오긴 하는데 매 번 그러기도 그렇고.
좌 상단 LOCK 모드를 걸어두면 터치 안 되는 건 아는데 그러면 모든 메뉴 설정까지 막히잖아요.
초점모드를 중앙에 고정해두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저는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이건 제가 설정법을 아직 몰라서 불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6. 초점 2
초점을 못 잡고 워블링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나뭇가지에 초점을 잡고 그 뒤에 꽃을 아웃포커싱으로 배경에 넣으려고 했죠.
그런데 걔를 못 잡고 윙윙거리더라구요.
그런 상황이 두어 번 있었습니다.

7. EVF 색감
다들 아시다시피 S1R의 EVF는 수준급이예요.
하지만 DSLR만 써오던 저로서는 적응이 많이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뭐랄까 EVF 색감이 실사보다 진하고 무거운 느낌?
AMOLED라서 그런지 EVF 보면서 '우와~ 색감 죽인다' 하고 찍고, 찍자마자 LCD로 확인하면
'엥? 색감이 다르네?' 하게 됩니다.
어느쪽 색감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던 저로서는 당황스러웠죠.
VIVID 모드로 놓고 찍고 있었거든요.
EVF로 보면 충분히 채도, 명암이 높은데 LCD로 보면 또 별로 안 그런 것 같고.
집에 와서 결과물과 비교해보니 아무래도 EVF 색감이 과장된 것 아닌가 싶은데
이 부분은 조금 더 사용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 LCD 밝기 조절
야외에서 찍는데 EVF랑 LCD랑 색감이 다르게 느껴지니 LCD의 밝기를 조절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설정 - 모니터 설정, 모니터 백라이트라고 설정 메뉴가 있고, 자세한 설정값이 있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거 바꾸러 메뉴버튼 눌러서 서브메뉴 들어가고 설정값 하나 하나 바꾸고... 너무 번거롭잖아요.
'야외모니터'같은 설정값이 있고 이를 메뉴까지 들어가지 않고도 후면 버튼으로 쉽게 고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펜탁스 K-1에는 야외모니터 기능이 있어서 야외 출사 시 편하게 써왔거든요.

9. 이미지 자동 전송
솔직히 이 기능 많이 기대했거든요.
사진 열심히 찍고 나면 이미지가 자동으로 태블릿이나 폰으로 넘어가 있고
촬영 마치자 마자 큰 화면으로 사진 셀렉트!
그래서 호기심에 오늘 촬영 시작하자마자 자동 전송 기능부터 켰어요.
블루투스로 연결된다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블루투스는 기기를 서로 인식하는 데에만 쓰이고 실제 이미지 전송은 무조건
WIFI DIRECT 로만 전송이 되네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실시간 데이터 통신이 필요하지 않은 여분의 태블릿으로 연결했다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메인 폰과 자동 전송 기능으로 연결해두면, 무조건 WIFI로 카메라랑만 데이터 통신을 하기 때문에
카톡이건 웹서핑이건 촬영하는 내내 다 막힌다는 거예요!
폰 입장에서는 카메라를 거쳐서 모든 데이터 통신을 하려고 드니깐.
연결해보고 카톡 막히는 거 보자마자 자동 전송 기능을 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촬영 중에도 카톡 연락이 오면 확인해야 하니까요.
제 기대는 블루투스로만 이미지를 전송할 수 있기를 바랐어요.
블루투스가 속도는 좀 느려도 M이나 S사이즈로 전송시키면 되니까 블루투스로도 전송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러면 촬영 도중에 데이터 통신이 막힐 일도 없고...
물론 저는 이런 상황을 아니까 다음에는 태블릿과 자동 전송 기능을 사용할 겁니다.
촬영 중에 태블릿은 가방 속에 넣어놓고 자동 전송!

10. 심도 미리보기
적다 보니 너무 불편한 점 위주인가요?
그 외 언급하지 않은 모든 점이 장점이라 그런 거죠. ^^
특히 50.4 렌즈의 수동 조리개 설정 기능은 대박입니다!
(이건 이번에 출시된 파나소닉 렌즈 3종 동일한 거죠 아마?)
라이카 렌즈 사용 시에도 느꼈던 건데, 조리개를 바디에서 엄지손가락 조리개링으로 설정하지 않고
렌즈를 잡고 있는 왼손으로 조절하니 훨씬 설정 속도가 빠르고 직관적입니다.
질감도 매우 부드러워서 스르륵~~ 하고 넘어가는데 만지는 기분까지 좋아요.
아! 제가 아직 못 찾은 거 하나...
미러리스는 심도 미리보기 기능이 따로 없나봐요?
조리개링을 바꾸고 반셔터 잡아봐도 심도는 최대개방 상태를 보여주네요?
물론 개략적인 심도는 머릿속에서 계산이 되지만 가끔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데.


의식의 흐름대로 적다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사용 첫 날부터 너무 많은 불편함을 호소한 거 아닌가 싶네요.
이러다가 구매를 망설이는 예비 파나소닉 유저들 다 떠나가는 거 아닌가...;;

아래 사진은 예술성, 구도, 뭐 이런 거 별로 상관 안 하고
개방감이나 느껴보자 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조리개 풀고 찍은 무보정 막샷입니다.
기기에 적응 다 하고 나면 그 때부터 제대로 된 사진 찍을테니
사진에 대한 혹평은 잠시 참아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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