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보납산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정상에 도달하고 나서 해가 지고 은하수 촬영,별궤적촬영(결국 추워서 포기)하는 시간이
두시간이 될까말까 했을겁니다.
그 두시간이 거의 20시간처럼 느껴졌더랬습니다.
사진에 문제가 생길까봐 랜턴도 못켜고 어둠속에 홀로 앉아있으니
시간이 참 안가더라고요.
시간이 안가기도 하지만 '어둠'에서 오는 원초적 공포...
그리고 제가 앉은 벤치뒤가 바로 산속인데 거기서 들려오는 이런저런 소리들.
가만히 어둠속에 앉아있다보면 등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립니다.
그럼 저는 흠칫해서 괜히 뒤쪽을 두리번거립니다...
헤드램프를 켜봐도 뒤엔 뭔가 있을리가요.
다시 조명을 끄고 앞을 보고 멍때리고 앉아있습니다...
또 "바스락,툭..."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괜히 또 뒤를 힐끔거립니다....
당연히 뭔가 있을리가 없죠.
바람이 불며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 섞여서 뭔가 또 바스락거립니다...
괜히 제 주변에서 뭔가 어슬렁거리는 느낌입니다.
신경이 곤두서다보니 괜히 뒤통수가 따가워지는듯 하기도 합니다.
물론 기분탓이겠지만요.
근데 이 사람 멘탈이라는게 혼자 있고 한밤중의 숲속이라는 특수한 경우다보니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듯 하더라고요.
그 왜 보초설때도 하는말 있잖아요.
한곳만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저기서 뭐가 움직인다는 허상같은걸 볼 수가 있다고...
저도 그때 느꼈습니다.
전망대 앞쪽을 향해 설치해둔 카메라를 괜히 한번 들여다보고 배터리 얼마쯤 있나 체크해보고
다시 전망대 뒤쪽 벤치에 앉으려고 뒤돌아서 헤드램프를 켰는데
전망대로 진입하는 길쪽에서 뭔가 희끄무레한게 슬쩍 지나간듯한 느낌.
당연히 기분탓이겠지만 무섭습니다.
추위도 추위지만 이런 상황이 참 사람 고문하는듯한 느낌이더라고요.
밤중에 산속에서 나홀로 이동하지않고 시간은 드럽게 안가는데 주변에서 뭐가 막 부스럭거리고 바람불면 나뭇잎 스치는 소리 사이로 또 뭔소리 나는거같고 괜히 신경 곤두서서 뭔가 날 지켜보지않을까 하는 그런 괜한 생각....
아침에 다시 산을 오르면서 보니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대부분 다람쥐요 청설모도 한두마리 껴있고
밤이 익어서 떨어지는 소리기도하고....
별거 아닌 소린데도 그렇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럴때 정말 옆에 사람이라도 있어서 말동무나 했으면 좋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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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erCohen
[신이~♥]보납산은 워낙에 작은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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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5-05-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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