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삼성카메라의 미래를 보는 방법’을 올렸던 공연기록입니다.
(www.popco.net/zboard/view.p...)
이제 시스템 카메라 사업 철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여서 후속편을 올려 봅니다.
거의 모든 삼성동민들이 NX1 같은 걸출한 카메라를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철수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 하면서 허탈해하고 심지어 삐뚤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NX10부터 NX1에 이르기까지 삼성카메라를 써 온 팬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NX1의 배터리를 확보해두고 부서질 때까지 쓰려는 사람입니다. 아직도, 모든 게 루머였다는 소식이 들리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런 착잡한 마음은 우리들의 생각일 뿐이며 이재용으로 대표되는 삼성이라는 기업의 마인드는 사뭇 다를 겁니다.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할 겁니다.
현재 삼성카메라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다수의 특허 및 궤도에 오른 기술력, 생산설비, 연구인력 등 상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최근의 NX1, NX500의 호평으로 메이저 카메라 전문회사의 기술력에 거의 접근했고 센서 분야는 이미 그들을 추월한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보수적인 시장에서 기존 강자들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와서 수익사업으로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일 겁니다. 모험을 해서라도 그렇게 강행하기에는 현재의 시장 자체가 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가치가 올랐을 때 비싼 값으로 팔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살 것인가? 중국회사가 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본회사들은 굳이 새로운 마운트를 살 필요도 없고 삼성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라도 절대 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중국에 있는 생산 공장을 중국회사가 구입하면 됩니다.
중국의 시스템카메라 시장은 거대합니다. 그들의 성향 상 커다란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려는 욕구는 대단히 크고 그것을 실현할 만큼 경제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봉급생활자들에겐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하지만 샤오미 같은 회사가 삼성카메라를 인수하여 NX1과 NX500 그리고 개발을 마친 NX-FF를 일본카메라의 1/3~1/5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한다면? IBM 개인용컴퓨터 부분을 LENOVO가 인수하여 중국시장을 점령하였듯이 카메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삼성의 시스템카메라 사업 철수에 대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걱정하는 이들은 바로 일본의 ‘캐니소’들일 겁니다. 그들은 카메라는 세상에서 일본만이 생산할 수 있다는 아성을 굳게 지키고 있었는데 삼성이 그 성의 일각을 차지하더니 이제 그 귀퉁이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들의 희망인 거대한 중국시장을 중국기업에게 넘겨주는 가까운 미래가 눈앞에 있는 것이지요.
블랙홀 같은 중국의 산업계에서, 카메라 업계에 진출하려는 욕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을 것입니다. 중국이라는 국가의 입장에서도 컴퓨터 산업과 카메라산업은 군사강국을 유지하기에 필수적인 산업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회사들이 워낙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었기에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던 것이지요. 그런 와중에 삼성카메라 사업부문의 리더가 몇 가지 판단착오를 연속으로 범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자 기회는 이때다 하고 끈질기게 매달렸을 것입니다. 삼성에서는 이건희회장이 살아있을 때에는 감히 생각조차 못하던 매각 검토를 그가 식물인간이 되자 즉시 주판알을 튕겨 보았을 것입니다.
사업분석 결과, 완성카메라 생산 및 판매는 중국회사에 매각하고 센서만 공급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린 거지요. 몇 천만대에 이르는 가까운 미래의 중국시장 (및 인도, 동남아시장) 개척은 중국회사에게 맡기고 거기에 들어가는 센서만 공급하여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요?
아마도 샤오미나 레노보 같은 잘 알려진 강자들 중 한 회사가 인수하여 NX와 NX-FF 마운트를 운용하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쓰면서도 속이 쓰립니다.
이재용 부회장, 이거 너무한 거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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