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 (삼성포럼 정보/강좌란)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동영상과 관련된 내용이라 앞으로 동영상 포럼에도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최근 록키산맥님께서 LUT 기능을 록산컨버터에 추가하셨고 멀향님이 바로 테스트까지 하셨습니다. 두 분의 열정이 아름답고 삼성이 이런 유저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산이자 자랑인 것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LUT나 Log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오해 받는 부분이 많은 기능이기도 합니다. Log는 삼성의 DR감마 모드 때문에 이미 한차례 오해의 폭풍이 지나간 적이 있었고 그때도 제가 문제점을 설명드린 바 있었습니다.
LUT 역시 예전부터 그 원리와 주의사항을 여러 번 썼었지만 아직까지도 오해가 반복되고 있는 기능입니다.
알고 계셔야 할 부분은 LUT가 컬러 그레이딩 프리셋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 때문에 원리를 모르고 컬러 프리셋처럼 사용하다가는 예기치 않은 문제를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멀향님이 테스트 하신 것처럼 중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록키산맥님도 LUT를 적용했는데 결과가 이상하다라는 언급을 하셨고 LUT관련 글들을 보면 화질이 안좋아진다. 화면이 깨진다. 예제와 다르게 나온다 등등의 질문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를 알려면 LUT(Look up table)의 개념을 잡아야 하는데 피곤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므로 (저 역시 피곤, 요즘 한 해가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LUT란 무엇인가를 최대한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LUT는 예전부터 제가 구구단으로 비유를 하곤 했습니다만 사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3곱하기9는 원래 3을 아홉 번 더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냥 3곱하기9는 27(순간 헷갈렸습니다.ㅡㅡ;) 이렇게 외워서 쓰는 게 빠르고 편하죠.
그러니까 어떤 값을 도출하는 과정이나 계산을 생략한 채 1대1로 입력 값과 출력 값을 대응시켜놓은 테이블 표인 것입니다.
구구단 말고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LUT를 볼 수 있고 컬러작업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들이죠. 컴퓨터에서도 원래 컬러작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는 Log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Log가 DR을 확장시키거나 컬러 그레이딩을 위해 개발되었다고 설명한 글들도 있던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Log나 LUT의 기원은 글이 길어지니 지금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굳이 디지털 컬러 작업에서 LUT가 쓰인 예를 찾자면 컬러 그레이딩 프리셋 용도가 아니라 컬러 매칭을 위한 용도로 주로 쓰였습니다.
특성이 다른 필름이나 카메라로 촬영된 소스들을 최대한 비슷한 상태로 만들거나 최종 출력 매체가 다를 때 색상을 매치하기 위해서 쓰였고 좀더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자면 디스플레이 기기들이 LUT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10비트로 출력되는 그래픽 카드가 있다고 할 때 대부분의 디스플레이는 아직도 8비트이므로 10비트 컬러출력을 8비트로 바꿔줘야 합니다. 반대로 8비트 출력을 10비트 디스플레이로 표현할 때도 있겠죠.
10비트 컬러를 8비트에 대응하는 컬러로 바꿔주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장비별 특성과 감마커브도 적용시켜야 하고 색역도 고려해서 변환해야 하는데 계산 시간이 길지 않다고 할지라도 문제는 이 작업을 모든 픽셀마다 해야 한다는 것이죠. HD 해상도라면 200만번 이상이고 4K라면 800만 화소를 일일이 계산해야 합니다. 더구나 동영상은 1초에 이 작업을 60Hz의 경우 60번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니 매 순간 어마어마한 계산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럴 때 LUT를 적용합니다. 매 픽셀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하며 10비트 코드를 8비트로 변환하기보다는 10비트 1024단계의 코드 값을 미리 256단계의 8비트 코드 값으로 변환한 표를 준비해두고 입력되는 10비트 값을 계산 없이 바로바로 8비트 값으로 변환 출력 하는 것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한 픽셀만 비교하면 별 차이 아니지만 그 차이가 200만개 모이고 또 1초에 60번이 곱해진다면 무시 못하는 차이가 됩니다. 어쨌든 이 경우도 특정한 컬러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컬러 매칭을 위해서 LUT가 이용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컬러 매칭은 컬러 그레이딩 기술의 영역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컬러 특성이 다른 원본소스들을 섞어서 편집하고 컬러 그레이딩을 할 경우는 컬러매칭이 선행되어야 하거나 그레이딩 후 서로 어울리게 매칭을 해줘야 합니다. 그레이딩 하기 전에 컬러 매칭을 한다면 이 때에 LUT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째서 LUT가 컬러 프리셋처럼 활용되게 된 것이고 이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가? 계속 하고 싶지만 이미 글이 길어지고 밤이 깊었으므로 다음에 후속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자꾸 글을 나눠서 죄송합니다. 요즘은 밤새서 글을 쓰는 것이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며칠밤을 새서 일하는 것에 이골이 났었고 질문글들에 밤새서 답글을 달고도 새벽에 출장을 나가기도 했는데 새해가 밝을 수록 몸이 나이에 점점 양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새해가 오는 것이 마냥 반갑지는 않은 듯 합니다.
이런 종류의 글은 쓰기가 쉽지 않고 글로 설명하려면 한참을 써야 하는데다 반복해서 질문이 올라오고 애써 써놔도 사실 재미없는 내용이라 보는 분들도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질문에 댓글로 다는 글들은 지워지기도 다반사다 보니 반복해서 비슷한 내용을 쓰다 보면 지치게 됩니다.
글로는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지요. 그래서 차라리 온라인 강의를 통해 더 깊이 있고 더 자세히 더 쉽게 설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인코딩 강의도 만든 것입니다. 요즘은 인코딩 관련 질문이 올라오면 차라리 제 강의를 보시라고 하면 되니까 좀 편합니다. 프리미어나 애펙 관련 질문들도 제가 디마스터에 만들어놓은 강의에 거의 다 나와있으니까 좋죠.
그러나 컬러 강의는 아직 안 만들었으니 이 글을 쓸 수 밖에 없네요. 어쨌든 이번 글로 LUT의 개념과 LUT가 단순한 컬러 프리셋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아셨을 것이고 빠른 시일 내에 후속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편한 밤들 보내세요.
덧글 21 접기
디마영
[현오라기]아이쿠 감사합니다. 제 강의를 잘 보고 계신다는 말이 저에겐 참 힘이 되고 더 좋은 강의를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강의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쓸 수 없는 여건이 안타깝죠. 그래도 조금씩 더 많은 분들이 강의를 보고 계시고 좋다고 주변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이 늘어가기 때문에 언젠가 제가 강의를 만드는데 시간을 더 많이 쓸 수 있는 즉 정말 강의하는 것으로도 수익이 나는 그런 날도 오지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저는 영상 만들고 작업해서 돈버는 것보다는 교육하고 다른 분들 돕는 것이 좀더 마음이 편하고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2016-01-12 21:34
디마영
[멀향]제가 EOSHD의 LUT를 써본 적이 없어서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의 제 글을 보시고 혹시 제 인코딩 강의를 보시면 어느정도 판단은 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만 써보지도 않은 남의 제품을 제 스스로 이렇다저렇다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EOSHD는 제 기억으로 예전에 SLR클럽에서 NX1의 감마DR모드를 Log인 것처럼 잘못 소개해서 문제의 발단이 된 사이트입니다. 지금은 모르겠으나 그당시까지는 EOSHD의 앤드류란 분이 Log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이트를 비방하는 것처럼 여겨질까봐 걱정이 되지만 솔직히 이전서부터도 EOSHD의 글들에는 기본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한 글들이 간혹 보여서 저 개인적으로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 사이트였고 최근에도 거의 살펴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명한 사이트이고 잘못된 정보들을 올릴 때마다 많은 피드백을 겪으면서 공부했을 것이니 지금은 그때와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정보가 빠르게 올라오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리뷰도 많이 올라오는 곳이니 그 가치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많은 글을 쓰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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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5-05-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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