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비처럼 쏟아지던 찝찝하고 퍽퍽한 어느 여름날 밤...
맥주 한캔과 새로 산 낚시대를 들고 갑천엘 나가보았습니다.
때마참 그 날 가수 프사이가 와가지고서리 갑천 둔치가 인산인해였고 다들 자기가 챔피온 먹었다고 난리치는 통에,
주변은 분위기는 격하게 술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맥주 한 모금이 드렁큰됐겄다 스피커소리 쿵쾅거리겄다...제 기분도 덩달아 술렁거렸고 끝내줬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11시가 넘어가니깐 다리 조명도 꺼지고...주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잔뜩 긴장했던 잉순이들이 그 무렵 경계심을 풀고 던져준 밑밥을 냠냠 삼키더군요...
숨넘어갈 듯 느릿한 찌올림이 솔솔솔 피어오르는 걸 다 구경하고 대를 치켜 세웠더니...
위위잉~슈우욱 거리면서 낚시대가 곤두박질 칩니다. 어찌나 힘을 쓰던지...
몇분간 사투를 벌이면서 수면 위로 세번 정도 퍼덕이던 녀석은 항복이라도 한 듯...
스르륵 수면 위로 스키를 타듯이 다가왔습니다.
발 밑까지 다가온 녀석의 몸체는 족히 1미터는 돼 보였습니다...ㄷㄷ
뜰채도 없었고...발과 수면 사이엔 한 자 길이의 단차가 있어서 고놈을 랜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리버리하게 낚시줄을 살짝 들어올렸는데...그 놈 얼굴이 빼곰 나와 저랑 눈이 마주친 그 순간!!
젖먹던 힘을 다해 다짜고짜 U턴을 하더군요...
몸무게가 10kg 정도 나가는 놈이 한 길로 탄력받으니깐 제압이 안되더군요...
낚시대를 한 번 사면 최소 10년은 넘게 써야하는데...
그 날 구입한 낚시대를 필드테스트하려고 갖구 나갔다가 당일날 해먹었습니다.
퍽~!! 부탄가스 터지는 소리와 함께 세동강 나더군요 ㅡㅜ
분노게이지가 꽉차서...한동강은 제 무릎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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