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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Y2017] 늦었지만 저도...

구라퍼 | 01-04 11:10 | 조회수 : 1,561 | 추천 : 13

정확히 기억이 나지를 않습니다.
그렇다고
게시판을 찾아들어가 언제인지를 확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팝코넷에 그림자처럼 활동하다가 삼톡에 인사드렸을때
삼톡의 터줏대감님들께서 환대해주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졸작을 게시판에 올릴 때,
많은 칭찬을 주시어 꺼져가는 사진 취미에 불을 지펴주셨던 분들이셨습니다.
삼성A/S센터에서도 구하지 못하던 아이피스를
삼톡 조직망을 통해서 구해주셨던 분도 삼톡의 멤버이십니다.

저는
온라인 커뮤니티보다는 오프라인 회식이 더 익숙하고
온라인 신문보다는 아직은 인쇄된 시사주간지가 손에 더 익숙하며
온라인 웹툰보다는 만화책에 집중이 더 잘되고
전자책의 매끈한 화면보다는 책의 종이 질감을 느끼며 글을 읽기를 더 선호하는
아날로그세대의 구라퍼입니다.

점점 더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감성을 온라인으로 느꼈던 곳이 삼톡이었습니다.
그래서 구라퍼도 팝코의 삼톡이 활발히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일인 중에 하나입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라는 농담성 푸념을 온몸으로 겪은 2017년은
저에게는 무척이나 바쁘고 의미있는 한해였습니다.

2017년도 하반기부터 "놀 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통에,
2017년도 가을이후에는 삼톡의 터줏대감님들께 문안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느덧 2017년 연말이 되고
이제는 2018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과로사를 할 지언정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게 해주신 삼톡의 대감들께
지난 2017년도 활동 사항을 보고드리지 않고
2017년을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지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사진계의 여러 선배님들로부터 얼차례라는 교보재를 통해 이미 철저히 배웠습니다.

늦었지만
지난 2017년도 일년을 마감하는 저의 졸작을 보고드리겠습니다.

2017년 보고 내용은 "길위의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보고드리고자 합니다.

휴식을 위해 걷는 길,
취미를 위해 오르는 산길,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가는 길,
생업을 위해 가야하는 길.

동일한 길이지만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유형의 길도 있고
마음 속으로 걸어야하는 무형의 길도 있습니다.
장애물이 보이는 길이 있고
눈에 가려진 장애물이 있는 길도 있습니다.

2017년이라는 무형의 길을 평안하게 걷어 오신 분이 계시고
비바람이 몰아치던 길을 걸으셨던 분도 계셨을 겁니다.

어떤 길이었던 간에
지난 2017년 이라는 길을 우리는 잘 걸어 온 것 같습니다.
2017년이라는 길을 잘 지나온 것을 삼톡의 모든 분들과 자축하고자
감히
"길위의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달아 보았습니다.

1.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지하입니다.
발에 밟히지는 않으나 무엇인가가 있었던 길이 제게는 있었습니다.

NX500 | Aperture Priority | 20.00mm | ISO-100 | F8.0 | 1/2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5 13:10:30



2. 엘비스님께서 알려주신 부산 영도의 골목입니다.
제가 살았던 곳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곳이었습니다.
NX1 | Aperture Priority | 32.00mm | ISO-200 | F8.0 | 1/1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6-29 05:05:18




3. 서울 창신동입니다.
서울 옛 서민들의 일상이 아직 남아 있는 동네입니다.
초등학교에 등교할 때 항상 지난던 커다란 길이었습니다.
요즘에 가보니 길이 좁아져 있더군요.
길은 그대로인데, 제가 변해있었습니다.
NX500 | Aperture Priority | 20.00mm | ISO-125 | F8.0 | 1/80s | -0.3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9-15 14:37:45




4. DDP입니다.
주변에 볼거리가 없는 그저 놓여진 계단을 한개, 두개, 혼자 올라 가야하는 저는 아버지이자 남편입니다.
NX1 | Aperture Priority | 26.00mm | ISO-1250 | F5.6 | 1/50s | +0.3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2-09 15:44:50




5. 덕유산 능선길입니다.
결과가 어떨지 모르는 안개가 자욱히 낀 인생의 오르막 길을 힘겹게 오르다보면
힘겨운 오르막을 올라야만 볼 수 있는 드넓은 꽃밭이 펼쳐지기도 하더군요.
NX500 | Aperture Priority | 20.00mm | ISO-160 | F5.6 | 1/80s | +0.6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7-31 07:46:15




6. 대전 갑천변입니다.
물고기는 바다나 넓은 강에 가야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는 소소한 기쁨이라는 작은 물고기는 우리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NX1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7.1 | 1/25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4-09 16:36:41




7. 순천만 갈대습지입니다.
갈대를 보러 갔는데 갈대를 모두 베어버렸습니다.
갈대를 베고 나니 보이지 않던 잘 만들어진 다리와 수로가 보입니다.
우리의 삶은 당초 기대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졌으나, 오히려 좋은 결말로 이어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NX500 | Aperture Priority | 150.00mm | ISO-125 | F5.6 | 1/32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3-28 13:00:29




8. 남한강 자전거길입니다.
어두움이 있으면 반드시 밝음이 따라붙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NX1 | Aperture Priority | 20.00mm | ISO-4000 | F5.6 | 1/40s | +0.3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2-11 13:32:30



9. 순천 꽃정원(?)입니다.
어릴 때 걸었던 길과 청년이 되어 걷는 길이 다르지는 않지만
길의 의미는 변하는 것 같습니다.
NX1 | Aperture Priority | 30.00mm | ISO-200 | F4.5 | 1/6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3-28 18:01:48



10. KTX 열차안입니다.
걷다가 쉬어야만 주변이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나봅니다.
걸으면 주변을 모습을 보기에는 이미 너무 바쁘게 살아야하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NX1 | Aperture Priority | 20.00mm | ISO-100 | F5.6 | 1/100s | -0.3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6-29 02:47:57



11. DDP입니다.
걷다가 않아야 비로서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나 봅니다.
2018년에는 걷지만 마시고 쉴 수 있는 여유를 많이 가지시기를 ...
NX1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4000 | F5.6 | 1/80s | +0.6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7-02-09 15:32:24



이상으로 보고를 마칩니다.
어줍잖은 글과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화끈거리는 얼굴에 머리를 들 수 없으나,
이 화끈거림을 참지 못하고 게시글을 내린다면
삼톡의 활성화는 점점 더 멀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몰래 감추면서
감히 뻔뻔하게 글과 사진을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감사합니다.

구라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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