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져서 화창했던 토요일 오후
베란다의 하늘을 보니 (아쉬우면서도) 마침 일몰 직후여서 더 늦기 전에 재빠르게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옆 라인 최고층으로 이동했습니다.
창문이 높이 있기도 하고 제 삼각대가 최대높이가 1.6m 정도여서 아쉽게도 삼각대는 사용하지 않고 가볍게 몇 컷 찍었습니다.
ILCE-7 | Manual | ISO-250 | 1/50s | -1.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9-05-25 19:46:58
내려오는 길에 어둠속에서 빛나는 맹수의 눈빛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존재를 무시하듯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거대한 맹조(猛鳥)였습니다
통로가 하나뿐인데 어떻게 지나갈 수 있을까...
좁은 공간에서 맹조와 혈투를 벌이자니 저보다 빠른 반사능력, 특히 비행능력을 갖고 있는 상대가 좁은 공간에서 유리할거 같고
삼각대로 맹조를 위협할 수 있지만 불필요하게 동물을 해하는 것 같고
그냥 내려가자니 갑자기 저에게 덤벼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읍참마속으로 유명한 마속의 '높은 곳에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파죽지세와 같다' 라는 이론대로
위에서 제게 기습을 가하면 저는 순식간에 당할 것입니다.
몇 시간 동안 굶었을, 몇 시간 동안 굶을걸 생각하여
창문을 열고 손으로 가리키며 나가라고 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나 내려갈께' 라고 사전동의를 구하고 허리와 머리를 숙이고 안절부절거리며 지나갔습니다.
다행이 무사히 빠져나와서 후기를 남깁니다.
요근래 제일 무서웠던 일인거 같아요
ILCE-7 | Manual | ISO-5000 | 1/50s | -1.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9-05-25 19: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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