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일전에 올렸던 무보정 초보사진 시리즈 3번을 마무리 하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3-1은 고성의 운흥사 사진이었는데요,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들은 찍을때는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고르려니 손이 안가는 사진이 대부분 이더라구요.

운흥사에서 내려와 해 지기 전에 학동마을로 이동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학동마을은 마을 자체가 국가등록문화제로 되어있습니다.

마을전체의 담장이 자연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잘 이어져 있어 무척 특이한 인상을 주는 곳입니다.

소문만 듣다가 고성으로 향한 김에 돌담길의 해질녘을 담고 싶어서 서둘러 향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백매화가 반겨주고 있습니다.

저는 모르고 있었는데, 매화는 원래 흰색이라고 합니다.

붉은 매화는 관상용으로 만들어낸 품종이라 열매가 맺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근처 무덤가에서 정겹게 생긴 망부석도 만났습니다. 이렇게 착하게 생겨서 어떻게 파수를 설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ㅎㅎ

 

마을 담장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또한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고택이 많이 남아있어 더욱 이국적입니다.

이국적...한옥에서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다는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의 불행일까요?

다만 제가 아이디어도 일천하고 실력도 없어서 너무 비슷한 구도만 나온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ㅠㅠ

동남지역에 살고 있으신 고수분들과 함께 출사를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담장 넘어에 특이한 색의 매화를 발견해서 찍으려고 하는 순간...분홍색 매화가 다 있네...라고 생각하던 그 때...

배터리가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ㅠㅠ 차 안에서 충전 한다고 했는데 충분치 않았습니다. 

역시 M2의 배터리는 용서할 수 있는 용량이 아닙니다!! (오열)

별수없이 전화기로 몇장 찍었지만 영 만족스럽질 못하죠...그저 안타깝습니다.

결국 다시 차에 올라 마산으로 향했습니다. 중간에 볼일이 있어 가포에 들렀다가 생각보다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배터리가 많이 차 올랐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장소인 가포 수변공원에 들러 야경을 조금 찍어볼까 싶어 발길을 향했습니다.

사실 옛날부터 수변공원의 산책로의 조명을 야간에 찍으면 몽환적이고 뽠똬수띡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습니다.

FD55.2의 밝은 조리개로 낮은 광량을 극복할 수 있고, 보캐를 만들어 촛점을 날려버리면 떨어지는 화질을 커버할 수 있을거라는 구상이었죠.

센과 치히로 스러운(?) 야경을 연출할 계획이었죠.

그렇습니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습니다.

현실에 쳐맞기 전까진 말이죠...

한컷 찍어보니 생각처럼 잘 안됩니다.

조리개와 노출을 이리저리 건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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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족 스럽긴 하지만 더 이상 건드릴 재주가 없어서 그대로 찍기 시작합니다. ㅠㅠ

...

그러잖아도 마뜩찮은데 산불조심 부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포삽질을 할까말까 고민하던 그 때,

산책로에 있는 작은 카페 주인장(?)의 퇴근길을 촬영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영...좋질 않습니다.

결국 불만이 폭발, 화이트 밸런스를 이리저리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에 절망.

이즘되니 나는 처음에 어떤 사진을 찍고싶었는지가 했갈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뭘 찍고싶었던 걸까요? 생각보다 구상했던 비젼이 명확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듯 합니다.

왜냐하면 마음에 안드는 사진을 보며,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드는지 정확하게 찍어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수님들께 도움을 받으려 해도 받을수가 없는거죠.

좀...반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걸 개선하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긴 핱데, 좀처럼 벗어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카페에 도착 했습니다. 마창진 지역에 사는 분이라면 한번즘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로 접근하는것 자체가 불가능한 가게라서 특별하긴 한데, 장사는 되는건지...하긴, 누가 누굴 걱정하겠습니까. 제 앞가림이나 해야죠.

조명이 좋은 곳이라서 노출을 줄여도 밝은 렌즈의 장점이 빛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주변을 조금 돌아다니다가 나올때는 1635로 갈아끼웠습니다.

자동렌즈를 사용해서 앞에 찍었던 사진들과 비슷한 구도와 방법으로 찍어보고 비교하려 생각 했습니다.

...

음...천하의 칼짜이쯔라도 안되는건 안되는겁니다. 똥손에 약은 없습니다.

아까도 했던 말이지만 기술적 숙련도가 딸리니 구상에 한계가 있고, 명확하게 구상하지 못하니 미성숙한 기술이 더 도드라지는 악순환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더 공부를 해야 하는데 참 막연하네요.

이번 시간은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습니다.

고수님들께서 고견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