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원님들,


지난 두 달 동안 잘 쓰던 앤커 리버티 Air 2 Pro가 급사했습니다. 고음역대의 치찰음만 좀 거슬렸을 뿐 전반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이 플래그쉽 이어폰을 쓰면서 제 생활습관은 꽤 많이 변했고, 음질에 대한 기대감도 전보다 높아졌나봅니다. 이어폰을 또 하나 들이자니, 아무래도 유선이어폰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곰곰히 제게 필요한 것과 필요없는 것들을 분류해보고, 그동안 들었던 주변의 조언도 되새겨봤습니다. 그 사이에 한 친구의 전문가용 유선이어폰도 잠깐 써 봤구요.


그리하여 정리된 생각은 이랬습니다. “노캔기능은 없어도 되지만 hearID 기능만큼은 있었으면 좋겠다. 디자인은 내 눈에만 만족스러우면 된다. 무엇보다도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 불안하지 않게 착용감이 확실해야 하고, 디폴트음색은 당연히 좋아야 하며, 40유로 이하여야 한다.” 그 최종선택이 바로 Anker Soundcore A3i였습니다.


www.scarbir.com/tws/soundco...

www.youtube.com/live/eVqcEK...


유튜브와 여러 음향사이트를 돌아다니다보면 앤커의 2022년형 보급형 무선이어폰 A3i에 대한 많은 리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 위에 달아놓은 두 링크를 보고서야 비로소 구입결정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 모델은 이처럼 해외에서 그 가성비를 널리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아마도 많은 한국사람들이 보급형보단 고급형을 좀 더 선호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보급기의 경쟁상대는 다름아닌 세일 중인 앤커의 상위기종들, 이를테면 A40, Liberty 4 nc 혹은 Liberty 3 Pro 등등 입니다. A3i와 마찬가지로 앤커가 작년 여름 nc기능을 빼고 내놓은 초저가제품 A20i와 P20i 역시 한국에서는 정발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결국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다른나라 유저들보다 훨씬 좁다는 뜻인데, 이는 세계에서 bmw 5세대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나라이자 경차판매가 가장 저조한 나라로 한국이 꼽힌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솔직히 제일 인기있는 몇몇 고가모델에만 쏠리는 한국인의 집단소비풍조가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군요.


아무튼 저는 이 제품을 아마존에서 1년개런티를 받고 구입했으며, 택배기사님은 결재 후 3일 후인 올해 2월 14일 밤 8시 30분에 왔습니다. 받고나서 30분동안 짧게 충전을 하고 오늘 이 시간까지 약 10시간을 귀에 꼽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눌러보고 들어본 소감을 짧게 남겨볼까 합니다.


장점 1: 기본소리가 중립적이다.
장점 2: 배터리가 아주아주 오래간다.
장점 3: 앱으로 이것저것 커스텀할 수 있다.
장점 4: 클릭버튼이라 장갑을 끼고도 쓸 수 있다.
장점 5: 각진 디자인이 딱 내 취향이다.
장점 6: 꽤나 작고 꽤나 가볍다.
장점 7: 착용감이 좋다.
장점 8: 싸다.


단점 1: 무선충전이 안된다.
단점 2: 멀티포인트가 안된다.
단점 3: 통화품질은 스템형보다 안좋다.
단점 4: 노캔모드는 딱 2021년산 에어2프로만큼으로,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단점 5: 충전케이스 뚜껑은 조금만 건드려도 닫하고 인디케이터도 led 한개밖에 없어서 배터리 잔량체크가 어렵다.
단점 6: hearID가 없어서 귀가 뻥 뚫리는 맞춤형eq를 만들기 어렵다. (그렇지만 구글픽셀폰은 세밀하게 고주파/저주파 조절할 수 있어서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한다.)


그럼 짧고 굵게 한마디로 말해서, 이 이어폰은 좋은 제품일까요? 예 그렇습니다! 흔쾌히 추천하고도 남을만큼 뛰어난 무선이어폰이지요. 특히나 가격대성능비를 따진다면 이 제품은 정답에 가까울 겁니다. 실제로 해외리뷰어들 대부분은 앤커의 보급기 A3i의 음질과 튜닝상태가 앤커의 중상급기 A40보다 더 좋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설명이 좀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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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웨스턴 Pro x50 같은 고가제품과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차곡차곡 쌓인 BA들이 뿜어내는 넓은 공간감과 엄청나게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큰 음량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그 압도적 소리에 정말이지 그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Pro x50의 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두툼하다 못해 뭉개지는 듯 느껴지고, A3i의 소리는 전 영역에서 한결같이 뛰어난 해상도를 유지합니다. 찢어지지 않는 선에서 고음부가 청명하고, 짱짱하게 중간톤도 잘 준비되어 있으며, 찌그러지지 않는 선에서 저음부 역시 두껍습니다. 막귀를 가진 한사람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자면, 공간감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점만 제외하면 앤커 A3i의 소리가 오히려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군요. 믿거나 말거나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