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참 귀찮은일 투성이다
기행문 끄적거리는 것 역시 포함해서 귀찮은 일이 만연한 것이다아아아아아알!
뭐 시작해봅시다(...)

본인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닝겐이므로
호텔 프론트에서 전철노선도를 인쇄해갔다
후훗



저놈의 지갑도 이제 20년 다 되어가네(...)
전날 피곤도 하겠다. 술도 얼큰히 걸쳤겠다 담날 12시에는 일어날 줄 알았는데

그래 난 한국인이었지 ㅜㅜ
어김없이 오전 6시에 눈이 떠졌다
JR오사카역에서 간단하게 아침.


호텔 아침을 빼고는 이놈의 나라는 아침을 파는 곳이 없다
왜 안 아침식사요 어윽..


샌드위치는 음식이라 특별히 컬러로 한컷.

사실 이 때까지 어디에서 뭐를 해야할지 대가리속에 아무런 계획이 잡혀있지 않았다
한국인 특유의 "머리는 텅 비게, 가슴은 후끈하게" 마인드의 소유자인지라(...)


그래서 가긴 가야하잖아?(...)
JR니시시혼선을 잡아 탔다

일본 특유의 협궤궤간을 볼수가 있지용
궤간이 쁘띠해여.

플래폼에서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뵤도인 봉황당이나 보고 올까~
하는 단순 무식한 생각 하나에.

그냥 교토선을 타고, 우지행으로 날았다.
인생은 한방이죠
뭐가 문제냐고


교토부 우지시
한국어로 읽으면 宇治市

우리동네 다스리는 시라는 기괴한 이름이 나온다(...)
헤이안 시대 후지와라가의 별장이 있었다는 곳이라든데..
알게 뭐냐



그냥 평범한 시골시골한 마을이다
이래봐도 인구는 19만명,
나 사는 서산이랑 비슷비슷하다.
아..아니다 대충 2만은 더 많네
스고이하구만



길거리에 딱 예쁘게 피어있는 홍매화
꽃은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일본의 장점은 누차 이야기하지만
집집마다 이렇게 꽃을 키운다는거.

근데 아침 일찍(이때 오전 8시가 좀 넘었을건데...)
온지라 대부분의 가계가 폐ㅋ점ㅋ중ㅋ


그래서 그냥 산책이나 하기로 했다
후룩후룩


지나가는 길에 발견한
깔끔깔끔하게 낡은 민가
마음이 편해지는 풍경


흔히 한국에선 적산가옥이라고 부르는 일본의 전통민가.
목포에 살적에 질리도록 봐서
감흥이 별로 없다


길가다가 녹차집이 열었기에
들어가서 호록호록 들이킨 말차

알고봤더니 우지는 일본 최고의 녹차산지라고...
안 김에 선물로 말차를 샀당


뭔진 모르지만 녹차랑 같이나온 양갱? 비슷한거
탱글탱글하니 맛이 좋았다


다 먹었으니 가야죠 뵤도인


입장료 받습니다 ㅂㄷㅂㄷ


뵤도인
한국로는 평등원(平等阮) 이라고 합니다
자유, 평등, 박애의 평등이요

애초에 그 평등이 요 평등에서 나왔습니다
불교 용어에요


원래 뵤도인은 후지와라가의 별장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주인의 사후에 그 유지를 받들어
사원으로 개조(?)를 당하게(???) 됩니다

고대에는 이런 일이 굉장히 흔했는데
백제의 익산 왕궁리 역시

무왕이 천도를 하려다가 나가리(?)가 되자
궁 자체를 사원으로 개조해버린 전과(...)가 있습니다

익산 왕궁리는 1400년 이후 완전 파괴되었지만
뵤도인 역시 1200년대 대화재로 중심전인 봉황당 빼고 홀라당 태워먹어서 또이또이군요


이 친구가 조사당인가? 뭐 그럴거에요

일본 사찰의 배치는 참 재미가 없(...)는데
그래서 별 관심이 없습니다

공간구성은 한국 사찰이 훨씬 대갈통을 많이 굴린 티가 납니다
다만 일본은 여러채의 건물을 하나로 합체(...)하는 과정을 겪어서

크고 아름답고 내부구조가 충실하다는 장점을 가지죠.
그건 다음에 다루겠습니다.


뵤도인 뵹황당

11세기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괜히 세계문화유산이 아니에요

건립연도는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포함 서기 1058년.
대충 봉정사 극락전과 같은 연배군요

다만 가구구조는 봉정사 극락전이 훨씬 고식입니다


좌우의 저 익랑은 그냥 장식입니다

회랑따윈 장식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나무가 넘쳐나니까 가능한 헛짓거립니다(...)
그래도 아름다우면 그만이죠


옆건물인데 봉황당 빼고는 다른 건물군에는 영 관심이 없는지라(...)
이거 뭐랬..더라?;


고목을 배경으로 한 컷


최근에 대대적인 수리를 거쳐
전통 안료로 다시 칠했다고 하는데요...

무슨 당나라시대 세트장 같은 기괴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진짜 얘들 색채감각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느들 대체 왜 그랬냐



그러니까 흑백으로 가 봅시다


괜찮은 느낌이죠?


그래도 아까우니 컬러도 한컷

조 오기 사람들 다닥다닥 서있는 곳에 가면
내부입장을 할 수가 있고
본존불을 볼 수가 있는데요

사진촬영이 안 되요(...)
목불에 개금을 한 불상입니다.
직접 가서 보세유 ㅠ 이쁘긴 이쁜데 부석사 비로자나불이 훨 이쁩니다(...)
11세기 불상이 거기서 거기죠 모...

석굴암 본존불 : 뭐? ㅋ



일본은 완연한 봄입니다


흑백으로 마무리해봅시다


생각보다 뵤도인 관람이 일직 끝났습니다
할게 없어서 일단 여기서 멍때리다가


또 정처없이 배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걸어나가면
오~ 여기도 LPG를 쓰는군요
난방비 쩔어주겠는데..


믿지 못하시겠지만
여긴 병원입니다(...)


멈추라는군요
내가 소방차도 아니고 멈춰줄리가 없죵 BOY♂


걷다보니 겁나 배가 고파왔습니다.
근데 사방을 둘러봐도 식당이 안 보여요 식당이 망할..

근 30분을 헤매인끝에 식당 하나를 찾았습니다


그전에 봄소식이나 먼저 맡고 가시죠


냠냠냠냠 데미그라스 소스의
오무라이스 되겠습니다

여기 주인분이 제 카메라에 비상한 관심을 가져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라잌하가 좀 희귀망측하긴 하죠 ㅠ


다 먹었으니 기차타고 되돌아가봅시다



내렸습니다 읭?!
네 여기 교토에요
시간도 남았겠다 니시혼간지(西本原寺)나 구경하고 갑시드아아아아아



근데 길을 잘못 들었네요
여기 니시혼간지 아니에요

다 찍고나서 알았습니다(...)
여긴 고쇼지(興正寺)
니시혼간지와 상당한 알력(...) 있던 절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저 청동응가 구조물 겁나 신경쓰이네요


얘가 조사당


얘가 아미타당


아미타당 창호에 투각된 연꽃문양
아름답지요?


전형적인 파사드.. 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향 아닌거같아 애를 먹었습니다

얘네는 입면이 대체 어딜까요?
이런 사진 찍을땐 건축했던 사람의 머리로 생각을 해 봐야 사진이 그럭저럭 나온다고 생각해요
어렵습니다. 한국 사찰이었다면 잘 찾을(..) 자신 있는데


짜잔. 고쇼지는 이런 휑뎅그런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진짜 온갖놈의 배치를 자랑하는 한국의 사찰에 비하면 좀 심심하네요


용이 귀요미하네요


자 이제 진짜 니시혼간지로 가 봅시다


니시혼간지의 남문인 가라몬(唐門)입니다
겁나게 화려하지요?
근데 엄.... 늘 생각하지만 일본애들은 색채감각이 뭔가 엄...


아쉬우니 클로즈업 해 봅시다
급 인간이 바글바글해지네요


일단 들어가볼까요
이짝으로만 들어갈수가 있습니다.


졸라게 큰 조사당입니다
니시혼간지(래봤자 건물 두동이지만;)에서 가장 막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얼마나 크냐면요..


한 화각에 안 들어와요


이쪽은 부전인 아미타당
어째 이놈들은 주불전보다 조사당이 격이 높네요
희안한 놈들일세;


역시 졸라게 거대합니다(...)

이렇게 건물이 커진 이유는
일본은 연 강수량이 많기 때문에 법회를 열때 애로가 꽃피었어요

중심축의 앞마당-금당-강당이 하나로 붙어서 저런 거대한 단일 건축물이 된 겁니다
저 건물 하나에 저 새개 건물의 내부공간이 형성되어 있는 셈이지요

동아시아 전통건축에서 내부 입면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유일한 국가가 일본입니다.
이해가 힘드시다구요?(...)

그냥  크고 아름답다고 알고 계심 됩니다


사실 저  거대한 지붕은 완전 빈 공간인데,
하네기라는 트러스 부재가 빈틈없이 꽉 차 있습니다
그 부재가 저 거대한 지붕의 하중을 안전하게 외벽에 전달해줍니다

공학적으로 매우 합리적인 구조입니다만....



이게 단점이 있어요
안으로 들어오니 이상하게 좁아보이죠?
천장 공간을 높게 뺄 수가 없습니다
내부가 답답하고 비좁아보이는것이 단점이에요


저 지붕의 판을 합각이라고 하는데,
이 합각면이 크면 클수록 비바람이 불어쳐 부식에 취약해집니다
이 구조의 단점중 하나이기도 해요

그래도 이쁘면 그만이죠 뭘



역시 카페인이 급히 딸리기 시작했으므로 커피를 한잔
쭈웁쭈웁



여기 온김에 라이카스토어 교토에 들리려고 했는데
애로가 꽃피었습니다

제가 타고 온것은 JR니시시혼인데
교토 라이카스토어는 기온시조역에 있거든요

JR에는 없는 역이에요(...)
케이한 본선의 역입니다 기온시조역...
가장 가까운 한큐선으로 갈아타고 가와라마치에서 내려서

걸어가도록 합시다.
미친 니네 이래도 괜찮은거냐(...)


여기를 지나가면 나옵니다



찾았습니다. 라이카 스토어 교토~~
250년된 건물을 개조해서 들어앉아있지요
한국에도 라이카 스토어 삼청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짜잔


상층은 갤러립니다


라이카 등


갤러리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빈둥빈둥 시간을 때웠네요


짜잔~

더 시간을 죽이고 싶었지만
오사카에서 재일교포 지인을 만나야 해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언젠간 M262를 사고 마리라 ㅠ


빠이빠이 교토~









밤의 교토입니다
잠시 감상하시죠 ㅎㅎ


여튼 오사카에서 지인을 만났습니다~


탱글탱글한 초밥을 냠냠


반들반들한 장어도 냠냠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역시 한국이 커피라면 일본은 TOP군요

살기가 만만치가 않는 곳이네요
다만 집값이 아주 싸서(...) 그건 좋네요


잘 먹고 헤어지고 나서 문제가 생겼는데..



역 이름을 잘못봐서 요상한데 내렸어요(...)
다시 되돌아가서 최단거리에서 걸어왔습니다 호텔까지 으헝헝헝헝....

그러니까 걸어서 30분이 걸리드래요...
새벽 두시에 뻗어버렸습니다 ㅠ

이 이후에는 기억이 안 나니 다음번에 계속합니당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