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안에서 찍은 오후의 홍차 광고~
'우리는 삽질왕이 될 남자들이야!' 같은 대사는 한 기억이 없지만. 어쩌다 보니 지브리 뮤지엄이 있는 미티카에서 도쿄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는데 어김없이 삽질의 연속 덕분에 그들은 150엔을 날리고 말았다.
도쿄 시내에 있는 큰 역들은 JR과 다른 회사의 플랫폼이 구분이 되어 있다보니 크게 햇갈일 일이 없는데, 미타카 같은 시골역은 플랫폼이 적다보니 잘못타면 다른 라인을 탈 수 있습니다. 일본에 사는 내국인들이야 뭐 생활의 일부이니 크게 문제는 없겠다만 익숙하지 않은 우리같은 외국인들은 꼭 한번씩 확인해봐야 한다는 점을 무시하고 열차가 도착하길래 일단 잡아타고 본것이 패인...
하지만 난 타기전에 차장에게 한번 물어보자고 했다고!! 그 열차가 맞다고 우긴 같이간 일행이 나빠!! (...) [선로 표지판의 색이 중앙선이랑 다른게 좀 이상해서 물어보고 타야하는게 아닐까 했었음]
어쨋든 동행한 일행은 열차만 타서 앉으면 바로 자버리고 (늙었어!!! 늙었어!!), 왠지 꺼림칙했던 필자는 계속 여행안내책자의 전철 노선도를 보면서 확인했으나 한참을 맞는 노선으로 가길래 순간 긴장을 풀어버렸는데 잠깐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보는 사이에 열차가 갑자기 지하로 들어가버려서 당황. 그리고 그들은 결국 와세다역까지 가버렸고 다시 U턴하여 150엔의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JR의 야마노테선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건 무슨 여행기가 아니라 삽질기 (...)
어쨋든 하라주쿠역에 내리니 젊은이들의 거리답게 이런저런 패션을 뽐내며 다니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긴 하던데 '일본의 미소녀는 어디에!! (버럭)'을 외치며 그들은 진구바시를 지나서 메이지신궁으로 향했다. 진구바시에 코스프레 하는 미소녀들 많다는거 사기였음 엉엉
하라주쿠역 앞은 참 소란스럽고 북적북적한 분위기인데 반해 신궁쪽으로 향하면 순간 고요함과 정적이 지배하는게 갑작스럽게 다른 세계로 떨어진 기분이랄까. 도심속에 보기드문 커다란 숲이지만 이 숲의 나무들의 상당수는 일본강점기에 한국에서 훔쳐간 거목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그러니까 일본은 자기네 성지에 고급 수입품을 가져다 장식한거라고 해석해보자 (...) 뭐 대다수의 나무는 1920년대에 일본 전국에서 헌납받은 나무들이라고 한다.
하여튼 커다란 토리이를 지나서 자갈이 깔린 길을 가다보면 일본 전국에서 바쳐진 신주통이 전시되어 있고 좀 더 가면 삼거리에 1700년된 삼나무를 잘라서 만들었다는 오오토리이가 있다. 이게 일본에서 가장 커다란 목조 토리이라는 듯. 커다란 토리이에는 국화무늬가 장식이 되어 있는데 이 국화무늬때문에 일본의 국화는 벚꽃이 아니라 국화라는 말이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국화는 일본왕가의 문양이고 일본의 국화는 벚꽃이 맞다.
이야기가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데 신궁본관에 도착하면 입구 왼쪽에 작은 우물이 하나 있는데 안내서에도 마시는 물이 아니라 손과 입을 씻는 우물이라고 하는데 꼭 마시는 사람이 있더라는... 마침 한국인 관광객들이 물 마시고 있길래 일행이랑 둘이서 들으라고 '저거 마시는 물 아니고 손씻는 물이야'라는 대화를 하였더니 슬그머니 내려놓고 사라지더라... (그러게 예습좀 하지!! 라곤 해도 우리는 교통편 예습을 제대로 안해서 삽질했장 (...))
덤으로 한글로 에마라고 하는 소원비는 나무판에 소원적어 걸어두는것도 좀 보고 있자면 안스럽달까... 씁쓸하달까... 그 이유는 역사공부를 조금 해보면 알 수있을텐데... 한국인이랑 중국인은 침략자에게 소원비는꼴이고, 양키들은 패배자에게 소원비는꼴이잖아!!
어쨋든 메이지신궁을 살짝 구경하고 선물용으로 오마모리도 구입하고. 옷이나 사고 하라주쿠 거리를 체험해보고자 그 유명한 '타케시다도리'로 향했다.
정말 사람도 참 많고, 옷가게도 많고 흑인 삐기도 많고 (...) 모 님의 체험담을 들으니 이 흑은삐끼에게 걸려서 들어가면 결국 위아래로 한벌 맞추고 나올수밖에 없다고 하던데 그 말 듣고 가서 최대한 흑인삐끼들은 무시하자라고 하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하지만 사람 많은거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옷 좀 보다가 너무 비싸길래 결국 탈출해서 시부야로 향하고 말았다. 어우 무슨 가디건 하나 사려고 했더니 7,000엔이나 하냐고!!
지금 생각해보니 하라주쿠에서 시부야 방향으로 캣스트리트같은 길을통해서 걸어서 갔으면 꽤 좋았을텐데 이미 지쳐버린 그들은 JR 1일 프리패스를 믿고 JR을 타고 말았는데. 하라주쿠에서도 참 사람 많다고 했던걸 시부야역에 도착해서 정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 시부야를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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