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어떤 게 있을까?
그러다 생각해낸 게 골목길
유년시절에 뛰어놀고 웃고 떠들며 보냈던 정다운 골목길.
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그 길을 담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사진들을 담아본 적도 없고
이런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도 몰라서
일단은 유명한 출사지로 가보기로 하고
첫번째로 김광석 거리에 가보기로 합니다.
이날은 무척이나 더웠지만 설레이는 맘으로 갔습니다
방천시장을 지나면서 시장 풍경과 골목길을 구경하면서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였죠
그렇게 지나가다 보니 김광석 거리가 보입니다
초입에서부터 제가 생각했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거리가 연상되더라고요
운이 좋았습니다 정말로 뛰어다닐 거라곤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정확한 명칭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네요
옛날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기 좋을 것 같은 이름이죠
오래전 가수, 다시 그리기, 옛것이 연상되는 이름입니다
사실 여기에 오면 오래전 기억들이 다시금 떠오르고
어린 시절 다니던 골목길의 정겨운 모습이 보일 줄 알았었는데,
몇 해 전 와본 모습과는 좀 달랐습니다.
세상은 상업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고
아기자기했던 그 시절 그 골목길은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뭐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닌데
예전의 그 기억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건 뭔가 좀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예전 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던 공중전화, 골목길의 낙서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이면서도
먼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수도 있지만,
옛 추억을 회상하고자 간 저에겐 조금씩 아쉬운 것들만 눈에 보였고
예전에 보았던 아기자기한 상가들과
고 김광석 님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간판
골목길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그의 노래
그의 추억이 담긴 벽화
그 시절 서른 즈음에를 아련하게 노래하던 모습
마흔이 되면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 하던 정겹던 그의 목소리
한편에 밀려나 아쉬운 맘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시대에서 옛 모습을 보겠다고 하는 제가 바보 같은 거 일수도 있고요
그 길을 다 걸어와서 어느 상가 창에 보이는 제 모습을 보니 좀 아이러니하더군요
옛 추억을 찾아 나선 제 모습엔
유명 관광지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만약 그 시절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면 이렇게 사진을 바로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사람들은 더욱 편해진 세상에 편한 삶을 살고
추억은 추억 속에 있을 때 즐거운 기억인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며 현시대를 즐기며 사는
이상한 사람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정보
아이디 : gaztt***
닉네임 : 근평
포인트 : 257652 점
레 벨 : 최우수회원(레벨 : 6)
가입일 : 2015-05-11 12:50
포토앨범보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