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뒤에서 영월 둘러보기
(난생 처음으로 써보는 출사 후기!
사진을 잘 찍지 못하여 글로 써보려 했으나, 글 또한 조리있지 못하여 길어지기만 한 핵심없는 사용기 ㅜㅜ)
누구나 그렇듯, 언젠가 하루 쯤은 그냥 쉼표를 찍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현실은 그런 작은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적어도 큰 결심을 하기 전까지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청해보았던 팝코넷 동강국제사진제 출사 이벤트, 놀랍게도 당첨이란다!
일주일 내내 나를 괴롭히던 두통과, 회사의 업무를 떨쳐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나는 큰 마음을 먹고 거금 1만원을 입금했다! ^^;;
드디어 7월 25일 새벽 6시.
깨질듯한 머리와 천근만근 몸뚱이를 이끌고 잠실역 너구리 아래로 몸을 옮겼다.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20.00mm | ISO-200 | F4.0 | 1/9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07:16:56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하지만 서로 오가는 눈인사 속에서 점차 ‘소풍’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간다.
집을 나설때 뿌려대던 빗방울은 버스를 탈 즈음이 되니 잦아들었고,
잔뜩 비를 품은 낮은 구름들은 밝은 태양과 맑아진 도시 풍경 사이에서 황홀한 하늘 모습을 연출하였다.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31.00mm | ISO-200 | F9.5 | 1/35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07:43:52
적당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비어있는 옆 자리를 채워주시는 점잖은 중년신사 형님!
덕분에 준비해온 MP3 플레이어 없이도 사진과 여행에 대해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진행팀이 나눠주신 김밥과 사이다, 쵸코바, 빵을 먹다 보니 간밤에 마신 술이 역류하려고 하기에 얼른 모른체하고 자버렸다.
버스에서 처음 만난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창밖 풍경에 하릴없는 셔터를 눌러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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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18.00mm | ISO-200 | F5.6 | 1/90s | +0.5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10:28:51
나도 모르게 골아 떨어져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차는 목적지에 도착.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21.00mm | ISO-200 | F5.6 | 1/125s | +0.5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10:36:53
예정시간보다 약간 늦은 탓에 우리 팀은 서둘러 엡손CMS 강좌가 열리고 있는 불꺼진 강당으로 안내되었다.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18.00mm | ISO-200 | F3.5 | 1/3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10:59:57
프로 사진사의 사진관리법과 인화를 위한 보정기법 등에 대한 기본적인 강좌, 그리고 후원사의 적절한 홍보이벤트.
두통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던 내게 의외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많은 회원분들이 아쉬워하는 그 “5대 40”의 프린터 경품 이벤트는 나역시 아쉬운 부분이지만~
점심식사를 위해 영월 읍내로 이동하여 우리가 들른 곳은 이 지역 최대의 식당(이라고 추정되는) 청산회관.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55.00mm | ISO-800 | F8.0 | 1/3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12:23:59
(밥집 사진에 밥도 없고 집도 없고.... 고생하신 네모세상님 사진으로....)
곤드레밥 한 그릇을 양념장에 쓱쓱 비벼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나니 몸이 한결 든든해진다.
아침 간식이나 점심 식사를 준비한 것을 보고 행사 진행을 위해서 고생도 많이 하셨고 정성도 많이 들이셨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기회에 다시한번 감사를 표합니다.)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18.00mm | ISO-200 | F5.6 | 1/9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09-07-25 12:56:05
점심식사를 마치니 이미 많은 분들이 서로서로 허물없이 가까워진 모습이다.
역시, 사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서로를 묶어주는 것 같다.
나도 몇 몇 분과 눈인사를 나누며 다시 일정에 맞추어 사진제가 열리는 영월군청, 동강사진박물관으로 향했다.
이번 사진제의 주제인 ‘마스크전’과 함께 ‘마술피리’라는 전시가 나란히 붙어있는 사진박물관 및 영월군의회에서 열리고 있었다.
SP-3000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18.00mm | ISO-200 | F6.7 | 1/75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09-07-25 13: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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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모두 참신하고 새로운, 그리고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사진들이 가득했다.
내가 태어나기 수십 년 전에 찍힌 아주 오래된 사진부터 나보다도 훨씬 젊은 작가들이 이제 막 찍어낸 따끈한 작품까지.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18.00mm | ISO-400 | F3.5 | 1/6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09-07-25 13: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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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개의 주제전이었지만 각각의 사진들을 보면서 공통점을 찾았다.
내가 생각한 ‘사진’이라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예술적 창작활동이라는 것.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21.00mm | ISO-800 | F4.0 | 1/3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09-07-25 14: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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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사진이란 시간과 빛의 기록, 눈에 보이는 것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것 정도로 생각했었나 보다.
전시회의 사진들이 보는 내내 맘을 불편하게 하였지만,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창의성, 그리고 그것들을 사진을 통해 표현해내는 능력은
그간 내가 한계 지었던 예술적 도구로서의 사진의 범위를 몇 곱절 늘리는 계기가 되었음이 틀림없다.
마당에 설치된 야외설치전을 둘러보며 사진을 몇 장 찍고,
SP-3000
우리 일행은 버스를 타고 최종 행선지인 청령포로 이동했다.
아, 드디어 ‘동강’이구나!
청령포에서 말굽처럼 굽이치는 맑고 푸른 강물을 보니 정말 ‘동강’에 왔음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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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에도 이미 많은 관광객이 나루터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차례를 기다린 끝에 우리 일행이 동강 물살을 건너 청령포에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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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회색하늘과 울창한 소나무 숲에 소박한 듯 쓸쓸한 작은 한옥 한 채.
비운의 임금 단종과 수양대군의 비화가 그날의 하늘과 어울려 청령포의 공기는 한층 더 무겁게 느껴졌다.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35.00mm | ISO-800 | F6.7 | 1/6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09-07-25 16:10:28
나는 사브작 사브작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행여 내 발걸음 소리가 짙은 소나무 숲에 묻혀 잠들어 있는 오래된 슬픔을 헤집어놓지 않을까 나도 몰래 조심스러운 이유인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약 두 시간 반.
크지 않은 섬이라 그냥 휭 둘러보면 ‘20분이면 다보겠네’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구석구석 차분히 돌아보려 하니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울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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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대에 올라서서 동강을 내려다보거나,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섬의 동쪽 뒤편에서 잠시강물을 바라보며 앉아 생각에 빠지는 여유를 갖거나,
소박한 한옥의 구석구석을 뜯어보는 등 소소한 재미가 적잖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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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 Controller
EZ Controller
자꾸 비를 뿌리다 개다를 반복하는 하늘 탓에 사진을 많이 찍을 수는 없었어도,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정취를 눈과 마음으로 하나 가득 담다 보니 어느새 팝코넷 가족을 불러 모으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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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쉬움을 뒤에 남기고 다시 배를 타러 강가에 모인 팝코넷 가족들.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는 그들의 얼굴에서 행복과 아쉬움을 읽을 수 있었다.
동강 출사의 대미를 장식한 저녁식사는 아까 그 식당의 버섯전골.
각자 촬영과 전시 관람으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시원한 맥주 한잔에 얼큰한 전골과 함께 보글보글 끓어 올랐다.
EZ Controller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은 일행은 다시금 이야기를 이어가나 싶더니 금새 전원취침모드!
(아니면 나만 먼저 잠이 들었던 것일까?)
아침과는 다르게 정체 없이 서울에 도착하여 서로를 환송하고 집에 돌아오니 그 어느 때보다 길고도 알찼던,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토요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몸은 힘들고 사진은 몇 장 못찍었지만, 업무에 시달리며 얻은 두통을 팝코넷 덕분에 동강에 깨끗이 씻어내고, 다시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얻어왔다.
진행 스탭분들께서 고심하여 행사를 준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 흔적이 매 시간 느껴지는,
편안하고도 멋진 출사였기에 다시 한번 고마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PENTAX K100D | Aperture Priority | 55.00mm | ISO-800 | F9.5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09-07-25 16: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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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08-02-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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