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의 가을 [SIGMA dp1 Quattro : 19mm F8 1/15sec] - 2014년
“봄날에 가을을 떠올리다.”
음력 360일, 4계절을 6개씩 15일 마다 24절기로 나누어
각각에 그 시기 자연이 보여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정하였습니다.
봄에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곡우
여름에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가을에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그리고 겨울엔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농경사회에서 계절의 변화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기에,
시간을 세분하여 할 일을 ‘미리’ 정해놓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였을 것입니다.
수십, 수백 세대를 이어온 변화를 예측하는 지혜가 고스란히 농축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역시 1년 농사와 비슷합니다.
최상의 아름다움으로 빛날 시기와 장소를 미리 알고 ‘준비’하지 않으면,
좋은 작품을 찍기 힘들다는 것을 사진가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보이스카우트 단복 마크에 낱자로 새겨져 있던 말씀.
“ㅈ ㅜ ㄴ ㅂ ㅣ”
우연에 의해 찍히는 경우가 많고,
운이 좋아 찍는 경우가 대부분인 아마추어이긴 합니다만,
순간순간을 필연으로 만들어가는 삶을 찍을 ‘준비’를 합니다.
* 연재를 마치며
얼마 전 동문들 몇 명과 구강사진과 관련된 카메라 장비와 촬영기법을 논해보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왜” 찍어야하고, “왜” 그렇게 찍어야 할까? 만 주구장창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찍는가 하는 것을 배워보겠다는 바램을 채워주지 못하여, 지루한 시간을 참아냈음에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더군요.
원리보다 방법을 먼저 배웠던 것이 제 사진의 시작이었는데,
어느덧 방법보다 원론적인 것을 찾게 되었으니, 한층 깊어진 사진을 얻어야할 터이지만,
갈수록 카메라를 선뜻 꺼내지도 못하고, 딱히 마음에 드는 사진을 담아내지 못하는 순간들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지난 1년여의 시간동안 총 25장의 사진과 짧은 단상, 얕은 상식으로 채워진 글을 다시 넘겨보니, 부끄러움도 듭니다.
그동안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독자여러분과 동문, 동호회원 여러분,
그리고 흔쾌히 지면 전체를 큰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전문지 [세미나비즈]에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을 찍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지,
하루의 시간을 잘 쪼개서 골고루 잘 활용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나서는 아마추어 사진가의 출근길입니다.
[2016 Love is... ] 사랑은 포비온으로...
* [서울-빛의도시]와 [선물같은 사진]展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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