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황량해진 대구입니다. 거리두기로 각자 도생하며 사람이 가장 무서워졌습니다.
아무 일 없는 듯이 봄이 와서 백가지 꽃이 피었다가 졌습니다.
아파트 그늘의 목련이 늦게서야 꽃이 피었습니다.
만발한 꽃이 부럽습니다. 우리도 함께 모여 얼굴을 맞대고 웃던 때가 있었지요.
10일간 밤을 빛내던 꽃잎이 다 져버렸습니다. 떨어진 꽃잎이 밟혀서 시꺼멓고, 갈색으로 수북이 쌓였습니다. 버려진 마스크같습니다.
사춘기의 열병을 앓고, 탈모환자 처럼 초라히지만, 연초록 잎으로 올 한 해를 준비하겠지요.
여러 날 꽃잎을 싣고있던 짐차도 다음날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대구의 코로나 신환 발생이 거의 없어졌고, 거리는 붐비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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