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MA dp0 Quattro | Shutter Priority | 14.00mm | ISO-100 | F4.0 | 1/125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5-10-25 17:45:46
웨스틴조선호텔 주변에서 보인 아리랑이란 주점간판.
아마도 귀퉁이에 일본어로 적혀 있는 것을 보아 일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가라오케쯤 되었으리라.
뻘겋게 달아오는 기운이 식어가는 하늘과 이미 어둑해 진 거리 사이에
달처럼 떠있던 간판을 보며 100년전 그 자리에 서 있을 고종이 떠오른다.
부인이 왜놈들에게 칼부림 당하고 얼마되지 않아 외국 공관으로 도망가야했다.
1년 만에 겨우 돌아와 궐 밖으로 나와 대한제국을 국호로 선포한다.
대한제국
-그 이름 따위가 무엇이 중요하랴.
멀쩡한 한 국가의 왕이 정전도 아니고 궐 밖에 나와
"우리는 독립국"이라고 외치고 가야했던 시대의 서글픔이 남아있다.
일제는 한일합방 3년차에 고종이 독립국을 외쳤던 환구단을 밀어버리고 조선철도호텔을 신축하기로 한다.
독립국임을 부르짓었던 흔적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조선철도호텔은 해방 후에도 그 명맥을 이어오다가, 웨스틴조선호텔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의 건물로 신축한다.
고종이 독립국임을 외쳤을 환구단 본단 자리인 호텔 로비에는 아직까지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달처럼 뜬 간판을 바라보니 100년 동안 이어지는 고종이 부르는 아리랑 소리가 들리는 듯 한다.
씁쓸한 가배만큼이나 긴 뒷 끝이 남은 1897년의 그 날
-궐로 돌아오던 길에 고종은 마음 속으로 아리랑을 부르지 않았을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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