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MA dp0 Quattro | Manual | 14.00mm | ISO-100 | F4.0 | 1/25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5-11-08 10:01:19
건물 사이 좁은 코너에 작은 고물상이 있습니다.
낮에는 사람 그림자 마저 보기 힘들던 그 곳이
하루를 넘겨 아침이 오는 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유모차에서 리어카까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실어온 물건은
이 도시가 밤새 거리에 내놓은 물건들입니다.
땀이 비처럼 내리는 밤도
매서운 바람이 가슴을 훑고가는 밤에도
리어카는 쉬지 않고 물건을 실어 나릅니다.
키도 재고 몸무게도 재고,
물건들의 신체검사가 끝나갈 무렵
천원짜리 몇 장-운이좋은 날엔 만원짜리 몇 장이
건네집니다.
엄지에 침을 잔뜩 바르고
떨리는 손으로 한장한장 조심스레 세어봅니다.
몇 장 되지도 않는 돈을 몇 번이고 세어본 뒤에야
사람들은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집니다.
밤마다 거리를 누비는 리어카가 쉬는 날은
바로옆 교회에서 주일예배가 있는 일요일입니다.
모두가 사랑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시간.
어두운 골목길에 세워진 리어카 주인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사랑과 행복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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