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내내 제습함에서 잠자던 메릴 삼총사를 잘 활용해보려고 궁리를 좀 했습니다.

먼저 충격에 약해보이는 재질의 아쉬움과 부족한 그립감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도브테일 퀵슈장착용 알루미늄 L플레이트의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걸 발견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하나당 20불 초반에 무료배송이라 세 개를 구입했습니다. 받아보니 마감도 괜찮고 붙였을 때 잘 어울립니다.

그 다음 , 주력으로 밖에서 사용하는데 큰 장애요인인 낮은 배터리 효율을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순정 배터리의 출력전압은 3.6볼트입니다.

마침 예전에 하나 사두었던 시그마 순정 AC/DC 외장 전원 공급 어댑터인 SAC-5를 꺼내 살펴보았습니다. 배터리와는 달리 어댑터의 출력전압은 조금 높은 4.5볼트라고 적혀있습니다. 테스터로 직접 재보니 4.5-4.8볼트 정도 나옵니다. 정확히 같은 출력전압을 가진 외장 배터리팩은 흔치 않아서 잠시 외국의 사용자 커뮤니티 검색을 해보니 일반적인 스마트폰 충전용 5볼트 외장 배터리팩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메릴 시리즈 카메라는 외부에서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서 먼저 케이블이 딸린 더미 배터리를 배터리 자리에 끼우고 케이블을 본체 밖으로 빼서 전원과 연결해야 합니다. SAC-5 구성품 중에 바로 그 더미 배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미 배터리와 외장배터리를 연결해주기 위해서는 외경은 3.5mm이고 내경은 1.3이나 1.4mm인 DC케이블이 필요합니다. 길이에 따라 개당 1-2천원 정도 합니다.

제가 가진 메릴 카메라가 세 대라 SAC-5를 두 개 더 구했습니다. 일본 아마존에 들어가보니 예전에 샀을 때에 비해 가격을 많이 내려서 팔고 한국으로 직배송도 합니다. 3만 5천원 남짓한 비용으로 두 개를 구했습니다. 만일 재능이 있다면 저렴한 호환배터리를 사서 개조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필요한 부품 중 오늘 마지막으로 3.5mm DC케이블이 배송되었습니다. 이미 달아놓은 더미 배터리와 샤오미표 10000mA 외장 배터리 사이를 이 케이블로 연결하고 카메라를 켜보니 일단은 잘 작동합니다. 순정 배터리 용량이 1250mA이니 배터리 용량이 8배가 된 셈입니다. 케이블 처리가 좀 번거롭긴 하지만 이제 밖에 나가도 배터리 용량 걱정은 덜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