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 Memory of Love
“사진은 공유다.”
한번쯤 어디선가 봤음직한 풍경 속에
갑작스레 내려준 소나기는
남모르는 연인을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시키기도 하고,
시리도록 순수했던 교과서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해준다.
사진은 '그 곳'에 '그 순간' 존재하는 것을 촬영해내는 작업이다.
그런데 촬영자가 아닌 감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진은 어떠한가?
사진의 매력은 촬영자와 같은 시공간을 점유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다.
그의 감성, 합리적인 판단, 그 순간의 기분에 따라
바르게 보이기도 하고, 물구나무를 선 듯 보이기도 하고, 눈감고도 보이는
그야말로 제멋대로의 세상이 창조된다.
진폭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감정의 파고 속에서
마음이 전해주는 이야기 속을 유영한다.
그 순간 사진은 서사(敍事)가 되고, 감상자는 스스로에게 이야기꾼이 된다.
찍던 순간이 복제되듯 전이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내용이 어떻게 얽히든,
그 감성의 무한 확장만 함께 하기를 바랄뿐이다.
그 이야기의 결말이 희로애락(喜怒哀樂) 중 어느 하나로만 결론 내려져도 좋은,
사진은 감성의 공유다.
심도이야기(III)
‘임장감’(1. 스테레오 음악을 재생한 경우에 마치 그 연주회장에 있는 듯 한 느낌,
2. 실제 연주 장소에서 천장이나 벽으로 부터의 반사음에 의해서 느껴지는 공간적인 확산이나 깊이)을
사진에서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 피사체와 주변 환경이 적절한 분리와 조화를 이루도록
심도 변화를 주어 만들어지는 임장감은,
음악을 들을 때와는 또 다른 감탄사를 자아내는 사진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카메라-주 피사체-배경’ 순서로 깊이를 만들면서 촬영됩니다.
‘카메라-주 피사체’ 사이의 간격이 가까울수록, 즉 주 피사체에 다가가서 촬영할수록
상대적으로 배경과의 분리가 잘됩니다.
또한 ‘주 피사체-배경’ 간 간격이 멀수록 분리가 잘 되겠지요.
‘카메라-주 피사체’ 사이의 간격이 멀 때, ‘주 피사체-배경’의 간격이 가까울수록 평면적인 사진이 될 것입니다.
주 피사체와 배경이 동일한 깊이를 가지고, 대신 옆으로 넓이가 확장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표준 혹은 망원 계열 렌즈로는 평면적인 사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광각 렌즈를 이용해서 원근법적인 단축에 의한 시각적 착시로
배경과 주 피사체를 분리하는 방법도 고려해보시면 재미있는 촬영이 가능합니다.
[2016 Love is... ] 사랑은 포비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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