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일반적으로 상업사진의 꽃을 자동차 혹은 보석 사진이라고 한다. 단가도 높지만, 둘 다 불필요한 반사를 잡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아름다운 형태가 나와야 하는 만큼 조명의 세팅에 촬영비만큼의 난이도가 있다. 반면, 카메라 조작 자체에 난이도가 있는 쟝르가 바로 건축/인테리어 사진이다. 건축물이나 인테리어 사진의 관건은 카메라 포지션. 인테리어의 경우 공간의 제약이, 건축사진의 경우 덩어리가 거대한 만큼 베스트 포지션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그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건축물은 촬영이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날씨를 타는데, 맑은 날씨와 적절한 위치와 피사체를 아름답게 비추는 태양광의 각도와 시간 모두가 한 장의 사진에 집약되어야 비로소 클라이언트의 지갑이 열린다. 돈 받고 찍어주는 일 중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있겠는가마는, 그 중 포토그래퍼에게 지워지는 부담으로 따지면 건축물 촬영이 가히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8년 전, 역삼역 네거리의 GFC타워빌딩과 광화문역 네거리의 SFC타워빌딩 등 건물 여섯에 대한 계약을 맺고 촬영에 임했던 적이 있다. 당시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는데, 청계광장에 위치한 프리미어플레이스의 경우 다섯 번을 방문해도 적절한 기상상태를 얻을 수 없었다. 특히 일몰 직전 건물이 아름답게 빛을 받는 타이밍과 맞은편 동화면세점 빌딩이 피사체 앞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타이밍이 그야말로 오묘했던, 카메라를 셋업해 두고 기다렸음에도 사진을 얻지 못했던 적도 있다. 특히 GFC타워빌딩 옥상 슬로프, 지상 200M높이의 곤돌라에서 일몰 직후 불어오는 맞바람을 맞으며 카메라를 부여잡고 있을 때, '떨어지면 죽겠구나'하는 공포보다도 손에 들린 카메라가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당시 손에 들린 카메라가 H3D2-39에 HCD28조합, 손에 수천 만 원어치가 들려있었으니 정신 바짝 차릴 수 밖에.. 또 한곳에서는 사다리차를 세워놓고 수직으로 사다리를 올렸는데, 차의 엔진 진동이 지상 15미터까지 올라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완전히 펼쳐진, 천천히 흔들리는 바스켓 한가운데에서 염통이 쫄깃했던 추억이 새삼스럽다. 안전을 위해 안전장비 단단히 하자. 참고로 필자는 월미도 바이킹만 타도 멀미한다;;;
늘 그랬듯 서론에서부터 삼천포, 아니.. 주민들이 싫어하니 먼 동네라고 해두자. 멀리 다녀왔다. 이번에 상업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본 도구는 시그마에서 새로 발매한 Art 12-24 F4이다.
1. 기본정보
익히 알려져 있듯 이 렌즈는 시그마의 글로벌 비젼 렌즈 중 Art라인 렌즈로써 전 영역에서 F4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유지하며, 최단 초점에서 122도, 최장초점에서 84도의 대각선 화각을 가지고 있는 렌즈이다. 자세한 스팩은 아래의 도표를 확인하도록 하자. 기존 렌즈와는 굳이 비교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 렌즈의 챠밍 포인트는 본문에서 다루겠지만 ‘극한까지 억제된 디스토션’이다. 보통 초광각줌렌즈에서 당연스럽게 따라오는 디스토션을 극한에 가깝게 억제한 탓에 초광각렌즈에서 볼 수 있는 둥그스레한 왜곡을 육안으로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한 특성을 가진 렌즈이다. 스펙 상 아쉬운 것은 조리개의 최대 개방 값이 F4라는 점과 일체형 후드가 플라스틱 재질이라는 점, 렌즈의 덩치와 무게 정도이다.
2. Look & Feel
스튜디오에서 5DsR에 물려 놓은 모습을 몇 커트 촬영했다. 솔직히 캐논에서 아웃풋사이즈 보다 센서 자체의 화질을 향상시켰으면 하는 바램이 많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먼 이야기.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1.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2-05 15:43:13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1.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2-05 15:47:28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1.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2-05 15:51:05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1.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2-05 15:54:04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6.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2-05 15:58:25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4.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2-05 16:20:50
렌즈의 덩치도 큰 탓에 매우 듬직한 모습이라 말할 수 있다. 초광각렌즈인 만큼 대물렌즈 앞부분이 많이 돌출해 있는 탓에 촬영하다 보면 먼지가 좀 붙는 감이 있긴 했지만 렌즈가 먼지를 끌어당기는 느낌은 아니고, 방오 코팅이 되어 있기에 초극세사로 살살 닦아주는 정도는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아울러, 마운트 쪽에 고무실링이 있어서 카메라가 보증하는 수준의 가랑비 정도는 개의치 않고 촬영할 수 있는 믿음이 있다. 일체형 렌즈 후드가 플라스틱 재질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그렇잖아도 적잖은 무게가 나가는 렌즈인지라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재질선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렌즈의 조작감은 묵직하게 느껴진다. 물론 표준 줌 처럼 다이나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렌즈가 아니기에 되려 묵직한 편이 낫다.
렌즈의 룩앤필은 Art라인의 여느 렌즈와 다를바 없다. 다만, 렌즈의 스펙이 스펙이니 만큼 시그마가 이 렌즈를 위해 자원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는 인상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최근의 캐논 렌즈 디자인, 특히 ‘원가절감’이라고 마빡에 써놓은 디자인에 진저리를 치는 1인이자 핫셀/린호프/라이카와 같은 고급 카메라에서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움과 중후함을 환영하는 1인인지라 이 렌즈의 디자인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3. 초점 별 화각
이 렌즈는 12mm부터, 14, 16, 17, 20, 24mm까지 여섯가지 초점거리가 표기되어있다. 물론, 15, 21mm같은 초점거리도 만들 수 있지만 아무튼 렌즈에 표시되어 있는 여섯가지의 초점거리 별로 촬영하여 화각을 비교해보기로 한다. 모델은 광화문의 세종대왕상께서 수고해주셨으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전경 3인의 찬조출연(?)이 있었다. 촬영은 삼각대에 고정시켜둔 상태에서 24mm부터 12mm까지 한 단계씩 화각을 넓혀가며 진행되었다. 미리 말해둘 것은, 이 렌즈의 프로파일 데이터가 아직 없기에 본 리뷰에 등장한 모든 사진의 RAW 현상 과정에서 렌즈의 디스토션 보정을 전혀 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니, 적용할 수 없었다는게 맞는 말이지만.. 사실 보정이 전혀 필요 없었기도 했다.
Canon EOS 5DS R | Manual | 24.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1:26
24mm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Manual | 20.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1:48
20 mm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Manual | 18.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2:09
18mm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Manual | 16.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2:29
16mm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Manual | 14.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2:50
14mm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Manual | 12.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3:27
12mm
원본 : http://dl.dropboxusercontent.com/u/57497132/art1224Review/_MG_2662.jpg
렌즈 스펙에는 대각선 화각이 122.0 - 84.1도로 표기되어 있는데, 체감상으로 위아래 보다 좌우의 화각이 약간 더 넓다. 이는 결과물이 시각적으로 안정되어 보이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통은 좌우화각이 상하 화각보다 넓게 만들어지는데 핫셀 CF40과 같은 예외적인 렌즈들이 있다. 상하의 화각이 좌우보다 넓은 렌즈들은 보통 앞뒤의 퍼스펙티브가 조금 더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4. 야생마
십 수년 전, 아직 충무로에서 사부의 그늘 아래에 있을 때였다. 하루는 사부께서 수퍼엘마 R15mm를 써보라고 빌려주셨던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때가 처음으로 초광각렌즈를 다뤄볼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슬라이드 필름 36콤마 한롤에서 단 한커트도 건질 사진이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때 사부가 하셨던 말씀인 즉슨 '초광각은 야생마와 같다'. 이 말의 의미를 깨우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초광각렌즈는 화각이 엄청나게 넓은 만큼 퍼스팩티브(원근) 또한 무지막지하게 강조된다. 일부 초광각렌즈는 디스토션도 상당한데, 특히 사선으로 늘어나는 선이 아주 둥글둥글하게 휘어진다.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 이 왜곡은 아주 눈에 거슬리기에 왜곡을 잡아내는데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단순히 디스토션을 보정하는 수준이 아닌, 둥글게 휘어도 그대로 예쁘거나 보정하면 완벽한 균형을 보여주는 카메라 포지션을 찾아내는 것이 순수히 포토그래퍼의 실력이자 당신이 같은 렌즈를 갖고도 필적하는 사진을 얻지 못한 원인이다.
많은 사진가가 초광각렌즈의 고삐를 쥐기 위해 도전해왔다. 하지만 이 중 진정으로 적토마의 고삐를 쥔 사진가는 그리 많지 않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1600 | F5.6 | 1/250s | -2.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1-14 17:01:05
급하게 찍은 결과, 수평/퍼스펙티브 모두 엉망이 되었다.
초광각렌즈는 당신의 카메라 웍과 포지셔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사진은 강남교보타워의 1층 로비이다. 처음부터 허가 받지 않고서는 촬영이 불가능한 곳. 카메라를 숨겨 들어가서 헨드핼드로 재빨리 찍고 이탈. 안타깝게도 짧은 순간 카메라웍과 포지셔닝이 부족하여 수평과 퍼스펙티브 균형이 맞지 않는 사진이 나왔다. 원래 파기해야 하는 사진이지만 초광각렌즈의 야생마적 특성을 보여드리기 위해 올려본다. 특히 인공물을 촬영하는데 있어 균형이 맞지 않는 사진은 아무리 열심히 보정을 하더라도 써먹을 수가 없다. 심하면 전후좌우로 한두발짝 정도의 차이가 쓸 수 있는 사진이 나오는가에 직결된다. 이 때문에 초광각 렌즈가 카메라웍과 포지셔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는 것이다.
5. 초광각렌즈와 건축물
건축물사진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각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에게 체험상 21~24mm라고 답해주곤 한다. 실제로 더 넓은 화각에서는 프레임 안에 필요 없는 요소가 많이 들어오거나 퍼스펙티브가 지나치게 멀어지는 감이, 더 좁은 화각에서는 화각 안에 피사체가 다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상황이고, 앞서 언급했듯 건축물 사진에 있어 내가 카메라를 놓고 싶은 자리에 놓은 수 없는 상황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 때문에 초광각 렌즈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일반적으로 20mm이하의 화각에서 둥글게 왜곡(배럴디스토션)이 생긴다. 이것을 후반작업을 통해 보정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크롭에 의해 화각의 로스가 많다. 특히 높이를 확보할 수 없을 때 카메라를 쳐들면 건물의 꼭데기가 뒤로 넘어가며 확 줄어드는 왜곡이 생기는데, 그대로 찍어놓고 후일 후반작업으로 펴려고 하면 피눈물이 난다는 말을 알겠다고 읊조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320 | F8.0 | 1/125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1-23 15:44:36
또하나의 실패. 무턱대고 초광각 들이대지 말자.. -_-
물론, 20mm이하의 초광각이 과연 건축물 사진에 필수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배럴 디스토션은 피사체와 가까워질수록, 퍼스펙티브의 균형이 맞지 않을수록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건축물 사진에서 중요시 여기는 시각적인 균형감을 해칠 수 있다. 인테리어의 경우는 수시로 거리 혹은 화각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기에 초광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디스토션이 거의 없는 초광각렌즈가 얼마나 유용한 존재인지.. 죽어본 자가 저승을 아는 법이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1250 | F4.0 | 1/15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1-23 13:48:37
63빌딩 내부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이 사진을 보자. 63빌딩의 3층에서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다. 좁은 공간은 아니지만 12mm의 화각이 충분히 공간을 살려주고 있다. 다른 렌즈였다면 RAW현상중 디스토션을 보정해야 했으나, 이 렌즈 덕에 후반적업 프로세스 중 하나의 과정이 줄어들었다. 이것은 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6. 카메라 포지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광화문 광장 사진 두 장 더 붙여본다. 세월호 광장과 18대 대통령 퇴진까지 투쟁하고 있는 예술인 캠핑촌, 영하의 칼바람 속 떨고 있을 사람들을 이순신장군께서 내려다 보고 계신다.
Canon EOS 5DS R | Manual | 12.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49:24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Manual | 12.00mm | ISO-100 | F8.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50:18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이 두 사진은 카메라의 높이에 따라 새로화각에서 발생하는 왜곡의 양이 변화하는 것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다. 이 두장의 사진에 있어 카메라의 높이 차이는 삼각대의 센터컬럼 길이(약38cm)에 불과하다. 카메라를 위아래로 스윙하는 행위가 초광각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게 되는지 경우에 따라 얼마나 위험한 행위이거나 창조적인 행위가 될 수 있는지 유심히 보기 바란다.
** 정정 **
바로 위 문단에서 "두장의 사진에 있어 카메라의 높이 차이는 삼각대의 센터컬럼 길이(약38cm)에 불과하다"라고 적혀있기 때문에 카메라의 높이만 바뀌었는데 사진이 변했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카메라의 높이가 낮아진 만큼 카메라의 각도를 위로 꺾어올렸기 때문에 왜곡이 변하는 것이다. 오해 없기를..
7. 공항 혹은 터미널, 거대한 실내 구조물에서의 작례
9호선 고속터미널역의 아치형 복도. 이 건축물은 천정에서 위층 선로까지의 두깨가 15cm 밖에 되지 않는다. 2009년 '올해의 토목구조물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역이 처음 생겼을 때 찍은 사진이 있는데, 초광각이 아니었던 터라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1250 | F16.0 | 1.3s | +0.67 EV | Spot | Auto WB | 2016-11-04 18:12:02
9호선 고속터미널역
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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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기회에 한을 풀었지만, 지금은 모 자동차 회사의 쇼룸이 들어서 건축물 본래의 구조적 아름다움이 많이 망가져 있다는 점이 한스러울 뿐이다. 이곳은 삼각대 펴고 촬영할라 치면 직원이 나와서 어디셔 오셨는지를 묻기 때문에 촬영 전엔 꼭 허가를 받도록 하자. 물론 필자는 재빨리 찍고 태클 들어오는 순간 유유히 철수했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640 | F8.0 | 1/25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3 11:46:22
태영건설사옥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이 사진 역시 테클 들어오기 전에 찍어둔 사진.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의 중정에서 천정을 올려다 본 사진이다. 122도의 드넓은 화각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억제된 디스토션이 빛을 발하는 사진이라 감히 자평하고 싶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1600 | F8.0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2 13:33:03
신도림 TM타워 빌딩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역시 한풀이 사진. 신도림 테크노마트 1층 로비에서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바라본 사진이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은 항상 패턴의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적절히 이용하면 꽉 짜여진 균형미를 발견할 수 있다.
8. 거대 건축물의 작례 I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 사실 이 건축물이 동대문운동장이나 서울성곽의 역사적 연속성을 계승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미래적 조형미의 건축물과 그 공간이 만들어내는 선과 면의 조합을 사랑하는 포토그래퍼의 입장에서 DDP는 좋은 소스이자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2500 | F4.5 | 1/40s | -0.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2 16:51:51
DDP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800 | F8.0 | 1/64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2 12:49:13
메세나폴리스 내부,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합정역 네거리의 메세나폴리스 내부. 이 건축물은 2010년대 후반의 주상복합 및 상가 건물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 여러 개의 동선이 이중나선처럼 말려올라가거나 테라스의 선이 굽이치는 모습이 거대한 건축물이 줄 수 있는 위화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듯 하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800 | F8.0 | 1/50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2 12:47:08
메세나폴리스 내부.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이 렌즈는 화각이 넓은 만큼 퍼스펙티브도 드라마틱하게 멀어진다. 이 사진에서 필자가 서 있던 위치와 사진 속에 담긴 인물의 거리는 불과 2M 남짓. 자세히 보면 셔터 릴리즈 타이밍에 필자를 마주봤지만 필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던 탓에 그냥 지나갔다. 좋았어, 자연스러웠어!!
9. 거대 건축물의 작례 II
역삼역 네거리에 높이 206m의 지하8층, 지상 45층짜리 거대한 건물이 서 있다. 건물의 총 면적으로는 서울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준공 당시엔 스타타워, 지금은 GFC타워이다. 이 건물은 꼭데기에 슬로프가 있는 탓에 멀리서 보면 네모 반듯한 빌딩에 비해 시각적으로 아름다움이 있다. 이 건물을 근접해서 촬영하면 슬로프가 드러나지 않아 아름답지 않다. 동시에 의뢰받은 피사체의 요소를 누락시키는 꼴이 되기에 상업사진으로써 적절치 않다. 2008년 의뢰 받았을 당시 적절한 포지션을 찾기 위해 여러 장소를 답사한 끝에 대각선으로 맞은편 건물 옥상이 선정되었다.
Canon EOS 5DS R | Manual | 22.00mm | ISO-100 | F22.0 | 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1 16:50:10
강남파이넨스센터타워, 24mm, 목숨걸고 찍은 사진.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8년만에 같은 장소, 계단을 오르는데 8년전의 공포가 필자를 휘감았다. 당시엔 옥상의 난간에 아예 올라가서 촬영을 했는데, 프레이밍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 포지션을 바꾸던 중 누가 내 허리띠를 부여잡는 것이 아니던가. 클라이언트 쪽 직원이 필자가 떨어질까 걱정되어 잡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20초짜리 장노출을 마치고 왼쪽 아래를 보니 20cm 밖에 그야말로 허공. 그렇다, 8년전엔 천지 모르고 사진에 몸을 던질 줄 알았으나 지금은 그야말로 쫄보. 난간에 걸터 앉으려니 공포가 당시의 이자를 받아내려는 듯 1+1으로 덤벼드는 통에 애를 먹었다. 8년전 보다 나아진 것은 좀 더 아름다웠던 노을과 카메라가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다중노출기능을 통해 자동차들의 궤적을 더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었다는 점이랄까..
Canon EOS 5DS R | Manual | 12.00mm | ISO-100 | F22.0 | 2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1 16:51:47
강남파이넨스센터타워, 12mm,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24mm뿐 아니라 카메라를 가로로 놓아 12mm로도 촬영해 보았다. 화각이 넓어지는 만큼 더 많은 오브제가 프레임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100 | F16.0 | 1/4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2 15:04:30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 롯데월드타워
원본 :
dl.dropboxusercontent.com/u...
사실 이 건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에 전고 500m짜리가 유일하기에, 혹시 촬영 중 나를 향해 넘어지면 어떻게 하나 싶은 불안감과 일본계 기업이 세운 거대한 탑에 대한 거부감을 무릅쓰고 촬영했다. 물론 롯ㄷ에서 의뢰해주신다면 몸바쳐 찍어드릴테니 연락주세요. (굽신) 촬영 포지션은 맞은편의 주공아파트 비상계단. 이렇게 거대한 건물을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하기 위해서는 12mm 혹은 혹은 17mmTS.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다. 아니면 반대편의 석촌호수 쪽에서 표준화각으로 멀찍이 어프로치 하거나, 헬기를 띄워 한강 방면에서 촬영하는 수 밖에. 건축주의 욕망이 어찌되었건 건물의 선은 매끈하고 아름답게 잘 빠졌다.
10. 창의적인 사진을 위한 작례
지금까지 건축물을 촬영한 작례를 통해 Art12-24를 맛보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건축물을 주로 촬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건축물이 아닌 다른 사진에는 어떻게 이 렌즈를 활용하시겠습니까?’ 좋은 질문이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3200 | F4.0 | 1/16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6-11-22 20:30:17
세월호광장, 기억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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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는 초점거리가 짧은 만큼 피사체에 가까히 다가갈 수 있다. 동시에, 중앙 이외의 영역에서 극단적인 퍼스팩티브 강조가 일어나기에 X자 구도를 활용하기에 좋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320 | F8.0 | 1/400s | +1.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1-23 13:44:58
여의도 63빌딩 앞 구조물.
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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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펙티브가 극단적으로 강조되는 만큼 새로운 효과도 생기는데, 상하좌우의 오프제들이 사진 중심을 향해 쇄도하는듯한 느낌을 살리는데에도 12mm의 화각은 주효하다.
Canon EOS 5DS R | Aperture Priority | 12.00mm | ISO-400 | F11.0 | 1/50s | +1.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Auto WB | 2016-12-02 12:57:19
메세나폴리스내부.
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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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렌즈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어디에 카메라를 두고 사진의 목적에 따라 왜곡을 적극적으로 살리거나 최대한 억제하는 카메라 웍은 비단 초광각렌즈, 건축물사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진에서 요구되는 기본스킬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넓은 화각에 현혹되어 파인더 속 화려한 왜곡에 휘둘린다면 적토마의 고삐는 영원히 손에 쥘 수 없을테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경천동지할 만큼 엄청난 스킬도 아니다. 꾸준히 여러가지 경험과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적토마의 고삐를 쥐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본다.
11. 렌즈의 특성 총평
이 렌즈의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 스스로도 이 정도로 디스토션을 억제할 수 있을지 몰랐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어떤 사진에서는 12mm라는 초광각으로 촬영한 것이 아닌, 표준계 줌렌즈를 이용한 듯 어찌 보면 심심하게 찍혀있는 사진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만큼, '육안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억제된 디스토션'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디스토션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혹자는 '독일제 렌즈가 일제렌즈에 비해 의도적인 구면수차를 남겨서 더 입체감이 있으니 좋다'라고 하는데, 그건 표준화각에서 적용 가능한 일설이며, 그것도 사진의 목적에 따라 약간이라도 남아있는 구면수차가 불필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실패한 예로 공개한 사진이 아닌 한 모든 작례는 풀사이즈로 올려 놓았기 때문에 클릭하면 1:1사이즈로 보거나 다운로드 하여 자세히 볼 수 있다. 때문에 사진마다 주변부의 화질이나 회절, 색수차와 같은 부분들에 대해 굳이 언급하지 않고 직접 보고 느끼시도록 했는데, 이것을 종합하여 말하자면, ‘광학적으로 매우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렌즈를 이용한 것은 한달 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초광각 렌즈를 쓸 때 사진가를 괴롭히는 플레이나 고스트 현상도 경험한적이 없으며, 하이라이트 쪽의 빛 퍼짐도 없었다. 중앙부와 주변부의 광량 편차에 의해 발생하는 비네팅이 특정상황에서 살짝 드러나긴 했지만, 렌즈의 화각을 생각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2. 결론
ART 12-24 F4는 시그마가 아낌없는 자원을 투입한 만큼 육안으로 느끼기 어려울 만큼 디스토션이 억제되어 있으며 중앙부와 차이가 크지 않게 느껴질 만큼 주변부의 화질 또한 뛰어나다. 동시에 중앙부와 주변부의 화질 편차가 매우 고르게 나타나는 것이 이 렌즈의 특징이라 하겠다. 이 렌즈는 초광각 렌즈 고유의 특성을 살려 건축물 혹은 인테리어를 촬영하는 전문가에게 추천할 만한 렌즈이다. 특히 공간과 카메라 포지션의 제약이 많은 실내 인테리어에서는 극한까지 억제된 배럴디스토션이 빛을 발하는 렌즈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좀더 창조적인 화각을 만들고자 하는 사진가에게 새로운 시도 혹은 정복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초광각렌즈는 마치 적토마와 같아서 특성을 살리고 죽이는데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야생마가 길들임을 통해 준마로 거듭나듯 내것으로 만들고 나면 고만고만한 사진보다 훨씬 임팩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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