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을 대표하던 컴팩트 카메라 LX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고성능 컴팩트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루믹스 LX 시리즈는 컴팩트 디자인에 고화질 이미지 센서, 당대 최상급의 촬영 성능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파나소닉 카메라는 몰라도 LX는 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 성장에 밀려 4년 전 LX7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습니다만 2016년 마침내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는 듯 돌아왔습니다.
파나소닉 루믹스 LX10 스펙
- 2010만 화소 1.0" CMOS 이미지 센서
- LEICA DC VARIO-SUMMILUX 렌즈
- 24 - 72mm 광학 3배줌
- F1.4 - F2.8 조리개
- 16000 ~ 60초 셔터 속도 지원
- ISO 125 - 12800 감도 지원 (확장 ISO 80 / 100 / 25600)
- 4K 동영상
- 5축 하이브리드 O.I.S
- 30fps 4K 포토
- 촬영 후 초점을 선택하는 포스트 포커스, 포스트 스태킹
- Wi-Fi 무선 통신
- 크기 105.5 x 60 x 42 mm
- 무게 280 g (바디) / 310 (메모리, 배터리 포함)
7에서 10으로, LX10은 숫자를 셋이나 뛰어 넘은 이름답게 이미지 센서부터 렌즈, 4K 동영상까지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앞으로 디자인부터 화질, 렌즈, 4K 동영상 등을 통해 LX10의 특징과 장,단점 그리고 가능성을 살펴보려 합니다.
루믹스 LX10, 디자인
반듯한 사각형 실루엣에 돌출된 렌즈, L로고와 라이카 렌즈 등 LX10은 많은 부분에서 예전에 사용하던 LX7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내부 사양은 대폭 업그레이드됐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는 포켓 디자인을 유지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LX10 본체는 크기에 비해 묵직하고 단단한 인상을 줍니다. 사양과 가격에 걸맞은, 그리고 경쟁 제품과의 격을 맞추기 위해 본체는 금속섀시로 제작됐습니다. 그립부가 돌출돼 RX100 시리즈보다 손으로 쥘 때 안정감이 있는 편입니다. 최대 밝기 F1.4의 라이카 DC 렌즈는 본체 대비 그 크기가 큰 편으로 전원을 켜면 돌출되는 침동식입니다. 돌출된 경통에는 기계식 조리개링과 수동 초점, 크리에이티브 컨트롤 효과 등 원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조작링이 배치됐습니다. 이 작은 카메라에 기계식 조리개 링을 탑재한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역시나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라이카 DC 렌즈입니다. 크기도 크기거니와 경통부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최대 조리개 값이 F1.4로 F1.8의 RX100V보다 밝습니다. 라이카 DC 렌즈의 핵심은 F1.4라는 숫자 그리고 짧은 경통에 용케도 집어 넣은 기계식 조리개 링입니다. F1.4와 F1.8의 차이가 실질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하더라도 배경 흐림과 실내/야간 촬영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는만큼 F1.4 렌즈는 LX10의 우위입니다. 경통의 조리개링은 개인적으로는 F1.4 밝기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점입니다. RX100IV를 사용하며 가장 기본적인 조리개, 노출보정 조작에 생각보다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LX10의 인터페이스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Fn 버튼 & 컨트롤 링 인터페이스
루믹스 LX 시리즈의 전통에 맞춰 전체 디자인과 곳곳의 세부 디자인은 직선 위주로 제작됐습니다. 그립부 역시 엣지를 강조한 모양새인데, 돌출 정도가 크지 않지만 작은 차이가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 제법 안정감을 줍니다. 컴팩트 카메라에서 종종 느꼈던 불편함을 상당부분 해소해줍니다. 상단 다이얼과 버튼의 조작감 역시 작은 카메라 크기에도 높이와 간격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쾌적한 느낌을 줍니다.
상단에 비교적 많은 조작계가 배치됐습니다. 촬영 모드 다이얼과 셔터, 줌 레버, 동영상 녹화 버튼 그리고 멀티 다이얼입니다. 전원 구동은 레버 형식을 채택했는데, 직관적으로 전원 상태를 알 수 있는 LX10 방식이 전원 버튼 방식보다 사용하기에 더욱 편합니다.
별다른 표시가 없는 커다란 다이얼은 다양한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 조작 다이얼입니다. 작은 버튼과 다이얼 때문에 조리개 설정하도 만만찮은 RX100 시리즈는 화질과 달리 조작계에서는 불만족에 가까웠는데, LX10은 렌즈의 컨트롤 링과 상단 다이얼에 노출 보정을 지정하니 현재 사용중인 풀 프레임 카메라 못지 않게 편리합니다. 컨트롤 링에는 줌 조작부터 노출 보정, ISO, WB뿐 아니라 AF, 필터 효과, 화면 비율 등 각종 설정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상단 멀티 다이얼과 함께 활용하면 전반적인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쾌적해집니다.
- 컨트롤 링 & 후면 다이얼 설정 -
설정에서 전면 컨트롤 링과 후면 다이얼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계식 줌링을 돌리는 것처럼 컨트롤 링을 조작하거나 노출 보정, WB, ISO 등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도 있고 사진 스타일과 필터 효과 등 부가 기능 역시 컨트롤 링에 할당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 링에 지정할 수 있는 항목은 총 16개에 달합니다. 후면 다이얼에도 각종 설정과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데, 컨트롤 링보다 그 수는 적지만 둘을 함께 활용하면 촬영 효율이 크게 향상됩니다. 저는 전면 다이얼에는 24/28/35/50/70 등 주요 초점거리 설정이 가능한 단계 줌을, 후면 다이얼에는 노출 보정을 지정했습니다. 덕분에 작은 버튼과 다이얼에 대한 불편이 크게 줄었습니다.
작은 카메라인만큼 버튼 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총 10개의 버튼이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지만 역시나 크기가 작고 조작감이 그리 좋지 못해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되도록 터치나 다이얼에 배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만 높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후면 버튼 중 세개를 Fn 버튼으로 배치해 사용자 촬영 습관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재편할 수 있는 점입니다. Fn1, Fn2에는 이 카메라의 핵심 기능인 4K 동영상 응용 기능인 4K 포토와 포스트 포커스 기능이 기본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Fn 버튼에 원하는 기능을 지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Fn 버튼 설정 -
LX10의 Fn 버튼은 총 8개로 그 중 3개를 후면 아날로그 버튼으로, 5개를 터치 화면의 소프트웨어 버튼으로 제공합니다. 아무래도 Fn1/Fn2/Fn3 버튼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배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Fn 버튼에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은 약 40여개로 주요 촬영 설정부터 Wi-Fi 무선 기능, 화면 표시, 무음모드 등 LX10의 주요 기능과 설정 대부분을 지정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180도 틸트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104만 화소 LCD로 상단 180도까지 젖힐 수 있는 틸트 방식이 채용됐습니다. 로우앵글과 셀피 촬영에 유리한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경쟁작 RX100 시리즈 사용자의 가장 큰 불만사항인 터치 조작이 들어갔습니다. 이 점만으로 LX10의 디스플레이는 실제 능력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니가 컴팩트 카메라에 굳이 터치 조작을 넣지 않는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LX10을 사용하니 터치 조작만으로 초점과 각종 메뉴 조작이 얼마나 쾌적해지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외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틸트 방식은 RX100V에 비해 한 단계 아래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터치 조작을 선호하는 저와 같은 사용자에게는 그 단점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터치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RX100M4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내장 뷰파인더가 LX10에는 탑재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이는 뷰파인더 활용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릴 요소지만 광량이 풍부한 촬영 환경에서는 확실히 작은 뷰파인더라도 그 존재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대신 LX10은 상단 컨트롤의 조작계에 이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화면 터치 조작을 지원합니다. 소니 RX100 시리즈 사용자의 터치 조작에 대한 염원을 생각하면 멋진 한방입니다. 그리고 조리개 링과 멀티 다이얼을 활용한 효율적인 조작 그리고 F1.4 렌즈가 주는 심리적인 만족감이 컸습니다.
microUSB 충전
GX85등의 최신작을 통해 선보인 본체 직접 충전 역시 LX10에 적용됐습니다. 본체의 microUSB 포트를 통해 카메라 배터리를 직접 충전하는 기능으로 보조 배터리나 가정용/차량용 충전기를 통해 비교적 손쉽게 부족한 배터리를 보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추가 배터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면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충전을 하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LX10 vs RX100V 비교
동일한 2000만 화소 1.0" 이미지 센서와 24-70mm 내외의 표준줌 렌즈, 4K 동영상 촬영을 내세운 고성능 등 LX10은 RX100 시리즈와 닮은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고화질, 고성능에 컴팩트 디자인을 추구하는 철학이 동일합니다. 실제 쥐어보면 크기도 비슷하고요. 제품의 특성과 제조사의 컨셉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직접적인 라이벌로 분류해도 무리가 없습니다.그래서 두 제품의 외형을 살짝 비교해 보았습니다.
두 제품은 재킷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에 1.0" 이미지 센서의 고화질, 최대 개방 기준 F1.X대의 밝은 표준줌 렌즈를 탑재해 휴대성과 화질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기본 철학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4K 동영상과 고속 AF를 주력으로 내세운 제조사의 특징 역시 동일합니다. 한가지 더, 최고의 광학기업인 자이스(Zeiss)와 라이카(LEICA)의 든든한 서포트를 받는다는 것 역시 닮은 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두 카메라는 모두 직선 위주의 사각형 실루엣과 돌출된 침동식 렌즈 형태를 가졌습니다. 크기와 무게 역시 비슷한데 파나소닉 LX10이 105.5 x 60.0 x 42.0 mm, 소니 RX100 V가 101.6x58.1x41.0 mm로 소니 RX100 V이 미세하게 작은 정도입니다. RX100 V가 팝업 뷰파인더를 내장한 것을 고려하면 역시 소니의 소형화는 여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LX10이 312g, RX100 V가 299g입니다. 역시 소니 RX100 V가 무게에서도 근소한 우위를 가집니다.
두 카메라 모두 전원을 켜면 돌출되는 침동식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다만 그 동작 성향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RX100V의 렌즈가 24mm 최대 광각에서 가장 길고, 망원으로 가며 짧아지는 형태인데 반해 LX10의 렌즈는 72mm 최대 망원에서 경통의 길이가 가장 깁니다. 이와 함께 LX10은 경통에 기계식 조리개링을 탑재한 것이 매우 큰 차이입니다. 제가 RX100 V보다 LX10을 더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양한 앵글의 촬영과 셀피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틸트 LCD가 두 제품 모두에 채용됐습니다. 다만 LX10은 상단으로만 회전이 가능한 플립 형태라 상,하단 모두 틸트 조작이 가능한 RX100 V에 비해 촬영에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LX10은 RX100 유저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터치 조작을 '아무렇지도 않은듯' 달고 나왔죠. 그래서 두 제품의 디스플레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저는 역시 터치 조작쪽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Wi-Fi 무선통신 기능
- Panasonic Image App -
최신 카메라의 필수 기능인 Wi-Fi 무선 통신 기능이 당연히 LX10에도 탑재됐습니다. 무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 전용 앱 Panasonic Image App을 설치해야 합니다. 원격 촬영과 재생, 스마트폰 전송, 공유, 위치 정보 삽입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카메라 제조사들이 무선통신 기능을 위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내놓았지만 파나소닉의 어플리케이션은 제공하는 기능의 폭과 반응 속도 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원격 촬영 화면 -
대표적인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라이브 컨트롤 기능. 카메라의 촬영 화면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되며 하단 아이콘을 이용해 셔터를 조작하거나 설정을 변경하게 됩니다. 여행지에서 많이 촬영하는 '점프샷'을 위한 점프샷 셀프 모드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 눈에 띕니다.
- 촬영 설정 -
- 부가 기능 및 설정 -
감도와 WB 등의 촬영 설정은 물론 AF 모드와 영역까지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부가 기능인 크리에이브 컨트롤 등의 적용/변경, 동영상 및 사진 해상도 변경 등도 지원합니다. 카메라 내 메뉴 대부분을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오히려 카메라 메뉴를 직접 찾는 것보다 더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이미지 무선 전송 -
촬영한 이미지는 무선 통신을 이용해 즉시 확인하거나 차후에 모아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택한 이미지를 확대 감상할 수도 있어 야외에서 촬영본을 간편하게 확인할 때 도움이 됩니다. 무선 전송 기능을 이용하면 LX10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한번에 다수 선택해서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크기는 원본 혹은 축소본으로 선택 가능해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그 외에도 스마트폰의 GPS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한 위치 정보를 입력하는 지오태깅 기능, 이미지를 다수 선택해 한 장의 이미지로 합성해 주는 콜라주 기능 등을 Image App을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원격 촬영과 무선 전송기능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LX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카메라는 그 때와 같은 단단한 신뢰감, 그리고 그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화려한 사양으로 앞으로의 일상과 여행을 기대하게 합니다. 별 다를 것 없는 네모 반듯한 디자인으로 보이지만 그립과 렌즈의 완성도에서 4년여만에 돌아온 LX의 여전한 힘을 느꼈습니다. 이제 막 이 카메라의 겉면을 훑어보았을 뿐이지만, 과거 루믹스 LX의 영광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카메라는 잊은 줄 알았던 설렘을 선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카메라에게 새 이름을 붙여준 201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파나소닉 LUMIX LX10로 촬영한 사진 >
* 본 게시물은 '파나소닉 코리아'의 ‘LX10 체험단 이벤트'를 통하여 무상대여 받은 LX10 를 사용하여 작성하였으며
체험단 이벤트 종료 후에는 결과에 따라 제품 무상제공 또는 할인구매의 혜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