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문
흔히들 표준 줌 렌즈를 부를때 쓰는 '계륵'이라는 말은 '닭의 갈비뼈'라는 뜻이다. 삼국지에서 조조와 유비가 한중을 두고 대치하던 어느날 저녁, 조조가 닭국을 먹던 중 부하가 야간 암구호를 정하려고 찾아오자 무심코 ‘계륵’이라 명했다. 다른 부하들은 이 명령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주부(主簿)로 있던 양수(楊修)만이 조조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고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다른 부하들이 이유를 묻자 "닭의 갈비뼈는 먹을 만한 데가 없다.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깝다. 공은 돌아가기로 결정하신 것이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구글링으로 찾아낸 이미지, 이보다 적절할 수는 없다.
사실 가장 많은 활용도를 가진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닭의 갈비뼈'취급을 당하고 있는 표준 줌 렌즈를 '닭의 갈비뼈'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EF24-70L의 발매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전까지의 EF28-70L에서 24mm 화각이 추가되었을 뿐이라 할 만큼 변화가 크지 않음에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진 탓에(대략 50만원정도 올랐다) 덥썩 사기엔 가격이 부담스럽고 안사기도 뭣한.. 이때부터 표준 줌 렌즈를 '계륵'으로 부르기 시작하고 이것이 고착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건 이제 렌즈 제조사를 막론하고 표준 줌 렌즈를 덮어놓고 '계륵'이라 불리우며 그 이유를 "계륵이란 말은 이익은 없으나 버리긴 아깝다는 뜻인데, 그것처럼 평소 필요 없지만 가끔 필요할 때가 생기듯 버리긴 아까운 렌즈라고 계륵이라 붙여졌다.(출처:다나와)"라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묻고 싶다. 표준 줌 렌즈가 평소 필요가 없고, 취한다 해서 이익이 없는 렌즈인가? 정말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상당수가 표준 줌 렌즈가 '계륵'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밖에 없다. 어떤 반증으로 볼수도 있겠다. 표준 줌 렌즈라는 것이 그만큼 흔하게 쓰이고 편리하다 보니 '무엇으로 찍었다'라는 말에 변별력 혹은 아우라(?)를 담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남이 안쓰는 렌즈에 눈독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특별한 렌즈를 써야만 특별한 사진이 된다는 신앙.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물론 특별한 렌즈가 사진 속 특별한 요소에 기여할 수 있지만 특별한 렌즈와 특별한 사진이 이퀄은 아니라는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으로 믿는다.
오늘은 성공적으로 장문에 걸쳐 삼천포, 아니 먼동네에 다녀왔다. 한동안의 욕구불만(?)을 해소한 뿌듯한 심경을 더해 상업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볼 렌즈는 시그마에서 '드디어' 나온 아트라인 표준계 화각 줌 렌즈 ART 24-70mm F2.8 DG OS HSM이다. (편의상 이 글에서는 ART24-70으로 부르도록 하겠다)
1. Look & Feel
사실 필자가 최근 리뷰를 진행한 몇가지의 시그마 렌즈를 보면 더이상 '글로벌 비전에 의한 패밀리룩'을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그저 '유펄'에서 '무펄'을 거쳐 현재의 디자인에 안착하게 만든 디자이너에게 이전의 '유펄' 디자인을 극혐하는 한사람으로써 그저 감사할 따름. 이제 시그마에 있어 '유펄'디자인은 흑역사가 되어가고 있는듯 하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6.3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0 12:12:18
염력으로 공중에 띄워서 촬영 (거짓말)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11.0 | 1.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0 12:23:45
렌즈의 아래를 왼손으로 받치는 일반적인 자세에서 엄지손가락에 AF모드와 OS스위치가 걸린다. 조작감은 경쾌하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6.3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5:51:50
대물렌즈가 평평하다못해 오목한 느낌이 든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6.3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5:56:40
마운트부에는 실링패킹이 있다. 렌즈는 간이방진방적을 지원. 10mm/시 정도의 가랑비는 문제없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6.3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6:00:39
24mm에서 한컷. 후드에서 부터 마운트까지 약 15.5cm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6.3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5:59:35
70mm에서 한컷. 후드에서 부터 마운트까지 약 18cm.
최근 시그마의 렌즈들, 특히 아트라인에 있어서 가장 쉽게 드러나는 특징은 거대한 구경의 대물렌즈이다. 필자가 충무로에서 마지막 세대의 도제시스템을 겪고 있던 십 수년 전엔 필터구경 72mm만 해도 완전 럭셔리 렌즈에 필터 가격도 감당 하기 버거울 만큼 무시무시했었지만... 이젠 시대가 77파이를 지나 82파이로 가는것인가.. 하는 아무말.. 아니, 아무 생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82파이 필터 구경을 가진 렌즈가 많아지기도 했다.
대물렌즈의 구경이 커진만큼 렌즈의 무게 역시 타사의 동급 렌즈들에 비해 살짝 묵직한 편이다. 니콘 24-70n이 1070g, 캐논 ef24-70ii가 805g, 탐론 24-70VC가 825g인 것에 비하면 ART24-70의 무게 1020g은 가벼운 무게가 아니긴 하다. 다만, 왼손이 렌즈의 하단을 받치는 파지법에 있어 렌즈쪽이 약간 무거운것이 핸드블러가 한결 적게 일어나는 것은 죽어본 사람만이 아는 저승. 필자의 경험어린 기준에서 표준 줌의 무게는 0.9kg를 살짝 넘는 것이 베스트. 24-70n보다야 살짝 가볍지만, 0.1kg만 더 덜어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2. 렌즈 스팩 및 MTF
등짝을... 아니, 렌즈의 스펙과 MTF곡선을 보자. 이번엔 시그마 글로벌 웹사이트에서 따왔다.
재미있는건, ART12-24처럼 극한까지 디스토션을 억제한 렌즈를 내놓았으면서 ART24-70에는 광각 측 배럴 디스토션 / 망원 측 핀쿠션 디스토션이 모두 존재한다는 점이다. 시그마가 억제할 줄 몰라서 못한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남겨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부분은 본 리뷰의 후반에서 얘기해 보도록 하겠다.
3. 인테리어 촬영 작례
실외에서, 특히 건축물을 촬영할 때 24mm는 상당히 많은 빈도로 사용되는 화각이다. 하지만 인테리어에서는 더 넓은 화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24mm가 아예 필요 없냐면 그렇지도 않다. 이번엔 24mm화각에서 인테리어 촬영을 해보기로 했다. 아주 시기 적절하게 필자의 스튜디오가 연희동으로 확장이전 했고 인테리어가 막 끝난 참이다. 연희동으로 넘어오면서 지긋지긋한 지하생활도 청산하고 그동안 가지고 싶었던 세트장을 포함한 몇가지를 이룰 수 있었다. 스튜디오의 이모저모를 보여드릴 겸 간단히 몇 컷 촬영했다.
스튜디오 렌탈도 진행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굽신굽신)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160 | F4.0 | 1/6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33:30
이번 인테리어에서 소원이었던 세트를 갖게 되었다. 세트 A에는 웨인스코팅을 적극적으로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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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100 | F16.0 | 1/4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7:20:54
오후 3시 무렵부터 6시 무렵까지 자연광이 정말 풍부하게 들어온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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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100 | F4.0 | 1/30s | +1.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56:43
세트 A에는 창문이 4개 있다. 오후의 빛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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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67.00mm | ISO-100 | F2.8 | 1/13s | +1.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7-08-21 17:28:55
70mm로 촬영, 오전 오후 모두 역광 혹은 역사광이라 피부톤에 맞춰 노출을 잡으면 화사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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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100 | F8.0 | 1/25s | +1.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58:12
세트 A의 구석 기둥. 오전 오후 모두 인물촬영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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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47.00mm | ISO-320 | F5.6 | 1/4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09:59:42
오전 10시의 빛. What a lovely my Stud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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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320 | F2.8 | 1/5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10:00:45
필자가 미술작품도 촬영하기에 스튜디오를 찾아주시는 화가들도 많다. 그 중 한분이 선물하신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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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100 | F2.8 | 1/4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7:26:55
이시대의 힙한 인테리어인이라면 킨포크 정도는 가지고 있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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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60.00mm | ISO-100 | F2.8 | 1/60s | +2.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5:01:01
여친님에서 가져다 놓으신 티세트. 고급진 소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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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43.00mm | ISO-100 | F16.0 | 1/1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7:24:56
세트 B에는 해링본 패턴으로 마루를 시공했다. 이 역시 오랜 소원을 풀었던 터라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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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33.00mm | ISO-640 | F6.3 | 1/4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50:15
스튜디오의 심장부인 호리즌트. 앞에 나름 애정하는 헌팅트로피를 배치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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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640 | F6.3 | 1/3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45:51
스튜디오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제일 좋아하시는 교육/응접공간. 카페처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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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320 | F4.0 | 1/20s | +1.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8 15:55:10
각도를 바꾸어 한컷 더. 멀바우 집성판 한장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테이블이 자랑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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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100 | F2.8 | 1/2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5:35:52
필자의 사무공간 벽에 스튜디오 로고를 좀 더 자세하게 형상화 한 '빛으로 그려진 숲'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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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2500 | F6.3 | 1/80s | +1.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42:01
출입구에서 사무공간까지의 벽을 갤러리로 꾸몄다. 필자의 2011년과 2015년 개인전 작품으로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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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320 | F4.0 | 1/60s | +2.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4:39:28
출입구쪽의 공간에 드라이월을 연장하여 만들어둔 창문 위아래로 길게 내서 인물 촬영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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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320 | F2.8 | 1/40s | +2.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5:04:47
인테리어를 위해 38개나 구입한 4x6액자. 이런저런 구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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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품&정물촬영 작례
리뷰 기간 동안 의뢰를 받은 촬영 중 캐논의 표준 줌 렌즈와 비교를 위해 한커트 촬영해 보았다. 제품 사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누끼배경의 제품사진. 필자가 바디캡 처럼 쓰는 EF28-70L와 비교해보기로 한다. 둘 다 70mm 화각의 마크로영역에서 촬영하였다. 왜 EF24-70L II 와 비교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가난한 상업사진가에게 무슨 돈이 있겠느냐 답하기 이전에 EF28-70L의 매크로영역이 '의외로' 얼마나 괜찮은가를 열심히 설명할 것이다. 필자는 좀 더 강한 디테일과 샤프니스가 필요할때 '백마'를 쓰고 이외의 상황에서는 EF28-70L을 쓰고 있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68.00mm | ISO-100 | F22.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2 19:04:35
'바루랩(barulab.com)'에서 의뢰한 바루솔 제품 라인 중 부스팅 미스트. 캐논 28-70L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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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100 | F22.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2 19:05:39
ART24-70으로 촬영. 하이라이트 영역의 톤이 약간 더 밝으며 좀더 자세하게 나눠지는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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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새로 나온 렌즈의 샤프니스가 좋을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캐논렌즈보다 컨트라스트가 좀 더 강하다고 해야할까.. 톤의 나눠짐이 좀 더 여러단계를 보여주는 느낌이 있다. ART135.8에서도 동일한 부분을 경험했는데, 인물의 피부톤을 살짝 더 투명하게 표현해 준다는 잇점이 있다. ART24-70은 최단초점거리도 EF28-70L에 비해 짧아진터라 (촬상면에서 32cm) 여러모로 쓸모가 좋아졌다 할 수 있다.
스튜디오의 응접/교육공간에 240 x 91cm 짜리 멀바우 집성판을 깔고 무광락카로 마무리한 이동식 테이블이 있다. 멀바우 집성판이 원래 고급스러운 붉은 빛을 띄지만 네번 칠한 락카의 은은한 광택이 더해져 막 자랑하고 싶던 차에 이 집성판 위에서 정물촬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두가지 소품을 늘어놓고 스케치 해 보았다. 뒤쪽에서 스누트를 장착한 500w/s 모노헤드를 키라이트(key light)로 설정하고 좌측에 소프트박스를 장착한 400w/s 모노헤드를 필라이트(fill light)로 설정. 필라이트(filight) 한두번 사먹어봤는데 기적의 가성비에 완전 애정하고 싶지만 계속 품절이라 슬프다. 블라블라블라블라....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100 | F11.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21:12:38
가면무도회에 쓰이는 가면이 찬조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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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여친(이라고 쓰고 최고존엄이라 읽는다) 께서 하사하신 말린 장미를 배치하고 좀 더 강렬한 느낌이 나도록 조명 셋업을 바꾸었다. 장미와 권총.. 갑자기 작년 BBC에서 리메이크한 톨스토이 원작 <전쟁과 평화>의 3화 첫장면이 생각난다. 누가 찍었나 참 기똥차다 싶지만 자뻑은 여기까지.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100 | F10.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21:02:58
키라이트가 역광이기 때문에 테이블 표면이 하얗게 날아갈 수 있다. 조명비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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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소프트박스를 쓰더라도 디퓨저 천을 다 벗긴다거나 두장 중 하나만 쓴다거나 혹은 소프트박스를 쓰더라도 필라이트에 쓴다거나.. 아무튼 사진관 스타일 1:1 뻥조명 따위 처음부터 극혐이었지만 요즘 들어 더더욱 밋밋한 조광은 싫어하게 되었다. 역시 키라이트에는 심지가 있어야..
5. 스냅촬영 작례
기왕이면 좀 더 다양한 상황에서의 작례를 위해 세검정에서 부터 부암동 윤동주문학관을 거쳐 청와대 앞을 지나 삼청동길을 따라 아트선재센터앞을 지나 이화익갤러리 앞에서 좌회전 하여 늘 막걸리가 있다보니 막걸리 하면 떠오르는 박정수관장의 정수화랑까지 카메라를 메고 걸었다. 특히 부암동에서 청와대까지 내려오는 길엔 담쟁이넝쿨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그 길을 걸을때 마다 담쟁이덩쿨을 관찰하고 촬영하느라 한참동안 그자리에 붙박혀있곤 한다.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100 | F2.8 | 1/25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5:40:51
최대개방에서 렌즈의 샤프니스와 하이라이트 디테일이 뛰어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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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100 | F2.8 | 1/8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5:44:07
노파인더 샷. 초상권 보호조취를 미리 취했다.
원본사이즈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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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100 | F8.0 | 1/200s | +0.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5:55:52
역광으로 들어오는 빛이 버스 바닥에 반짝반짝 부서짐을 보고 한커트 더.
원본사이즈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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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320 | F5.6 | 1/3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01:57
F5.6 & 1/30s 표준줌에서 손떨방의 효과는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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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640 | F2.8 | 1/32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29:29
C100-400을 리뷰하면서 이파리 찍는데 맛들렸다 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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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9.00mm | ISO-320 | F4.0 | 1/5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35:20
부암동에서 청와대앞으로 내려오는 길의 담쟁이덩쿨은 하나같이 서로 다르고 복잡한 패턴을 보여주기에 촬영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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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100 | F2.8 | 1/10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39:11
100%로 확대해서 보시길 권한다. 70mm 최대개방에서 주변주의 화질열화를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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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60.00mm | ISO-100 | F2.8 | 1/200s | -0.33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41:09
마찬가지로 100% 확대 해서 보시길..
원본사이즈 링크 :
drive.google.com/open?id=0B...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320 | F10.0 | 1/25s | -0.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49:57
거목의 둥치를 클로즈업. 디테일이 아주 훌륭하게 표현된다.
원본사이즈 링크 :
drive.google.com/open?id=0B...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24.00mm | ISO-100 | F2.8 | 1/320s | +0.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7:19:54
길 한가운데 나와있는 아이가 귀엽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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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google.com/open?id=0B...
6. 인물촬영 작례
필자의 스튜디오가 연희동으로 확장이전하여 인테리어를 마쳤다. 홍보를 위해서도 사진 샘플이 필요해서 리뷰에 쓸 겸 예전에 촬영한 적이 있는 모델을 섭외했지만 이친구가 두번이나 펑크를 내는 바람에 본 리뷰에 들어갈 사진을 촬영할 기회를 놓쳤다. 그렇다고 중요한 꼭지를 비워둘 수 없는 법. 남북하나재단에서 발행하는 격월간지 <동포사랑>의 표지모델 촬영에 ART24-70을 투입하고 다음날 같은 인물을 모셔와서 샘플촬영을 그야말로 간단히 진행하였다. 이자리를 빌어 홍대 라임뷰티 박진선원장께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국내외에서 여러 상을 받은 인물이니 본 리뷰를 읽는 남자분이라면 여친혹은 마느님을 모시고 갈 것이며 여성회원이라면 그냥 문열고 들어가서 '연희동 LF 스튜디오'이름을 팔면 뭐라도 하나 더 챙겨줄 것이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320 | F6.3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0 16:03:38
매장에서 촬영한 사진. 잡지사측에 보낸 A커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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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100 | F8.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12:44:52
다음날 오전 샘플사진 촬영에 응해주시기로 한 대신 호리즌트에서 프로필을 몇장 촬영해드렸다. 그중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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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44.00mm | ISO-250 | F2.8 | 1/125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13:38:49
세트 A의 기둥쪽에서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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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640 | F2.8 | 1/8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13:36:38
여성여성한 시선으로 촬영. 이런 사진 한두장 끼워드리면 다들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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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67.00mm | ISO-640 | F2.8 | 1/125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13:32:04
이케아에서 사온 라탄 수납 박스에 살며시 기대서 한컷. 저 박스는 보면볼수록 잘 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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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64.00mm | ISO-320 | F2.8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1 13:21:20
이날의 베스트컷. 드라이플라워로 입을 살짝 가리도록 연출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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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진행하던 중 평창동에 있는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전시를 진행중인 이태길화백께서 작품 촬영을 의뢰하셨다, 서비스로 프로필 몇 커트 촬영해 드린 중 한장. 흑백으로 변환해보았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70.00mm | ISO-100 | F11.0 | 1/10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15 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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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디스토션과 보케, 그리고 챠밍포인트
앞서 MTF챠트에서 보았듯 광각쪽 배럴디스토션과 망원쪽 핀쿠션 디스토션이 약간씩 있다. 실제로 회화작품을 한번 촬영해 보았는데, 50mm에서 핀쿠션 디스토션이 드러나는걸 보고 살짝 의외였지만 요즘이 어떤세상인가, 라이트룸의 RAW현상과장에서 왜곡을 -3 적용해서 해결했다. ACR에 ART24-70의 프로필이 추가된다면 제품이나 인테리어처럼 정교한 촬영도 아무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다. 기왕이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렌즈 프로필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구형 12-24의 조금 부담스러운 배럴디스토션도 렌즈 프로필을 적용하면 꽤 쓸만한 수준으로 보정되는것을 경험한 바. 유저에게 선택을 제공하는 것이 한결 낫지 않겠는가?
사실 표준 줌 렌즈들을 '계륵'이라고 부르게 된 원인 중 '밋밋한 보케'가 어느정도 기여한 바 있다고 생각한다. 야외 인물촬영에 있어 보케가 아름다우면 인물을 부각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알려진 사실. 때문에 장초점에 빠른 조리개. 그것도 모자라 렌즈의 바깥쪽 끝단을 연삭할때 의도적으로 남겨둔다든지(STF렌즈) 조리개를 앞뒤로 둔다든지(DC렌즈) 하는 등등 독특한 고안들이 있어왔지만 표준 줌 렌즈에서 적용된 예는 아직 없다. 지금껏 발매된 아이들을 돌아봐도 솔직히 표준 줌 렌즈들의 보케는 밋밋하다. 이 부분에서 ART24-70의 챠밍포인트가 드러난다. 최대개방에서 샤프하고 보케가 (표준 줌 렌즈 중에서는) 밋밋하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남겨둔 망원 쪽 핀쿠션 디스토션이 얼굴을 살짝 갸름하게 표현해 준다. 아울러 피부톤 또한 약간 더 밝고 투명하게 나온다. 이런 특성을 잘 조합하면 재미있는 사진이 많이 나올것이다.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320 | F2.8 | 1/400s | +0.67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6:23:45
원형조리개 덕에 동글동글 아름답게 빛망울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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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70.00mm | ISO-100 | F2.8 | 1/25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09 17:10:18
야외 인물사진을 촬영하고 싶었으나 모델이 펑크를 내를 바람에 인물상을 대신 쓴다. 배경의 좌측 상단을 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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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총평
최근 나오는 아트라인 렌즈들과 비슷하게 최대 개방에서 뛰어난 샤프니스를 보여주며 손떨방을 믿고 평소엔 시도하지 않는 1/30s 핸드헬드 또한 마구 남발할 수 있다. EF24-70L ii 보다 6cm정도 짧은 최단초점거리는 제품이나 정물을 접사촬영할때 매우 쓸모가 있다. 하이라이트쪽이 조금 더 밝게 나오는 느낌이 있다 보니 인물사진에서 피부톤이 좀 더 화사하게 표현되는 경향이 있다. 전체적으로 샤프니스가 매우 좋고 컨트라스트 또한 훌륭하다. 하이라이트 쪽의 샤프니스/컨트라스트 모두 까슬까슬하니 잘빠지는 느낌이 ART135.8과 비슷한 인상이다. 다소 밋밋한 표준 줌 렌즈들 중 제일 예쁜 보케를 보여준다는 점이 재미있는 렌즈라고 평할 수 있겠다.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43.00mm | ISO-100 | F16.0 | 1/10s | +1.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7:24:56
필자의 스튜디오 세트 B의 해링본 패턴 마루. F16 & 1/10s 보통은 흔들리는 핸드헬드지만 손떨방 덕분에 결과물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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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결론
시그마는 자사의 렌즈군에 있어 최근 세가지의 중요한 무기를 손에 넣었다. 포베온 센서를 채용한 측정장비가 렌즈 생산라인에 취역하였고 '글래스몰드'라는 고급렌즈제조기술을 자기것으로 만들었으며, AF구동모터의 토크가 타사의 그것에 비해 120~130%정도 향상된 부품들을 렌즈 설계에 아낌없이 채용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나오는 시그마 렌즈를 보면 십수년 전의 '싸구마'는 사라지고 서드파티중에서도 독보적이다 못해 캐논/니콘의 동 화각대 렌즈, 터줏대감들을 위협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그동한 리뷰한 아트라인 렌즈들을 보면 아낌없이 자원을 투입한 끝에 '무게'를 제외한 단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 최근 시그마의 행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까다로운 상업사진가의 입맛을 만족시켜온 아트렌즈 라인업에 꽤 오랫동안 표준 줌 렌즈가 없었다. 한편으론 그렇잖아도 레드오션이자 격전지인 표준 줌 렌즈 시장에서 굳이 트렌드 세터가 되는것은 노력대비 효과가 크지 않기에 무리해서 시장에 도전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최근 경쟁자 탐론의 행보 또한 만만치 않았던 터라 (수입사는 진심 좋아하지 않지만 렌즈는 제법 잘 나왔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번 ART24-70의 출시는 시그마 스스로에게 있어서도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상업사진가에게 있어 표준 줌 렌즈는 늘상 카메라에 매달려 있는 렌즈이다. 다들 표준 줌 렌즈를 '계륵'이라 불러왔지만, 표준 줌 렌즈는 가장 많은 사진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도구이다. ART24-70은 상업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보았을때 밥벌이 수단으로 손색이 없다. 계륵/닭의 갈비뼈가 아닌, 카메라 렌즈 전체 중에서 봐도 소갈비 정도는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 투뿔(?)은 아직 없는 소갈비 아니, 표준 줌 렌즈들 중에서 선전을 기대하며 ART24-35와 같은 투뿔도 머잖아 나와주지 않겠는가 하고 기대해 본다.
Canon EOS 5D Mark II | Manual | 100.00mm | ISO-100 | F6.3 | 1/60s | 0.00 EV | Centre Weighted Average | Manual WB | 2017-08-21 15:51:50
- 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