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해드린 대로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의 세 번째 리뷰인 사용기입니다.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 - 소니만의 독창성이 만들어낸 또 다른 산물, 과연 혁신적일까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의 각 코어 유닛은 56mAh, 충전 케이스는 740mAh의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평균 4~50mAh 정도인 완전무선 이어폰의 본체와 500mAh 정도인 충전기의 용량에 비교하면 높은 편입니다. 크기가 큰 만큼 이 정도 스펙은 돼야겠죠. 이 배터리로 통화는 최대 2.5시간, 청취는 최대 4시간 가능하며 충전 케이스로 추가 충전이 3회 가능해 통화는 10시간, 청취는 16시간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데 특이한 점이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들이라면 음악 재생 시간 보다 통화 시간이 더 길어야 정상일 텐데 통화 시간이 더 짧습니다. 그만큼 이 제품은 음악 감상보다는 통화 기능에 더 포커스를 맞춘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기 시간은 최대 22시간이라고 하며 고속 충전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단 7분 충전으로 1시간 청취가 가능한 점은 주목할만합니다. 충전 중에는 녹색 LED가 켜져 있으며 완충이 되면 모두 꺼집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의 블루투스 버전은 아쉽게도 최신 버전이 아닌 블루투스 4.2 LE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혹시 다른 코드리스 이어폰을 생각하고 끊김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 있는데 기우에 불과합니다. 좌우 헤드셋(코어 유닛)은 NFMI(Near Filed Magnetic Induction-근거리 자기 유도)라는 첨단 기술로 무선 연결이 되기에 신호의 지연과 간섭을 최소화하여 언제나 완벽에 가까운 생생한 좌우 스테레오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간혹 주 헤드셋인 우측 보다 좌측의 소리가 조금 지연되는 적은 있어도 끊기는 현상은 거의 없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 시 모델명인 XEA20으로 뜨며 Xperia Ear Duo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비로소 제대로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안드로이드 5.0 이상, iOS10 이상에 사용할 수 있으며 아쉽게도 아이패드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Xperia Ear Duo 앱을 설치하면 먼저 다음과 같은 초기 설정을 시작합니다.
소니 Assistant for Xperia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설정인데요. 아쉽게도 한글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앱은 한글을 지원하고 소니코리아에서 정식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부분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비슷한 음성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도 한글 지원을 시작했고 몇 만 원짜리 저가 TWS 이어폰도 한글 서비스를 지원하니 말이죠. 이런 설정을 통해 뉴스, 일정, 문자 메시지, 현재 날씨 및 시간, 예약된 이벤트(스케줄), 날씨 예보 등을 내장도 가속도, 자이로, 기압 센서와 스마트폰의 GPS 센서를 통해 시간과 사용자의 위치, 상황을 판단해 정보를 안내(집/사무실 위치를 입력하는 란이 있는데 사무실에 도착하기 직전 회의 스케줄이 있다면 알려주는 것 등) 해주지만 우리나라 말은 없이 외국어로만 알려주니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한글로 모두 읽어주는 것도 아니고 문자메시지 외에 카톡이나 여타 다른 앱을 설정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여타 TWS 이어폰들과 차별화된 점 중 하나가 소니의 다른 헤드폰이나 이어폰처럼 펌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앱을 설치하니 새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더군요. 펌웨어 버전은 2.0.0으로 전화 수신 때 발신자 이름 음성 출력 기능이 추가되었고 다이내믹 노멀라이저 기능으로 낮은 오디오 소스의 볼륨을 일정하게 맞춰주도록 기능 추가, 현재 시간 음성 출력 터치패드 설정 기능 추가, 머리 제스처 정확도 개선, 볼륨 자동 조절 개선, 안정성 향상 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Assistant의 한글 음성은 이번 업데이트에 없습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은 물리 버튼이 전혀 없고 오로지 양쪽 코어 유닛에 있는 터치 패드를 통해서만 작동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방법을 미리 숙지해야 합니다. 앱에도 위와 같이 설명이 나와 있고 터치패드의 개인화도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한 번 터치하면 음악 재생/일시중지, 두 번 누르면 다음 트랙, 세 번 누르면 이전 트랙, 길게 누르면 지정한 기능 실행(음성 비서 등), 위/아래 드래그로 볼륨 조절이 가능한데 세 번 눌러 이전 트랙으로 가는 건 그냥 멈춤으로 될 때가 잦더군요.
이 외에 위와 같은 기기 설정과 머리 제스처 설정 메뉴가 있는데요. 제스처 기능은 기존에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에서 볼 수 없던 소니만의 매우 획기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한데요. 위 메뉴의 그림에서 인식이 되고 있는지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머리를 상하,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 인식을 하는데요. 시선을 정면에 두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띠리리 소리가 나며 이전 트랙이나 곡 처음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다음 트랙으로 띠리 소리가 나면서 넘어가는 식입니다. 한데 되다 안되다 할 때도 많고 잘 되더라도 각도가 중요해 고개를 조금이라도 숙이거나 들고 있으면 인식이 잘 안됩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건 숙이고 있어도 잘 되는데 좌우로 흔드는 건 정말 안되더군요. 그래서 이 기능 써보려다가 목에 담 걸릴 뻔한 적이 많아 그냥 터치를 하지 잘 안 쓰게 됩니다. 잘 될 때는 멜론 같은 외부 앱은 물론 동사의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의 기본 음악 앱에서도 빠릿빠릿하게 잘 작동하는데 안 될 때는 머리를 아무리 돌려도 안되니 말이죠. 아래는 머리 제스처 기능 테스트 영상입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 - 머리 제스처 테스트
이런 제스처 기능의 불확실성 때문에 터치를 더 자주 하게 되는데요. 터치도 써보신 분들은 아시지만 손가락의 건조 상태라든지 때에 따라 인식이 안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물리 버튼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죠. 제스처 기능은 머리를 끄덕이고 가로저어 전화를 받고 거절하는 것도 가능한데요. 이것 역시 터치로 하는 게 빠르고 편합니다. 잘 되면 자주 쓰겠지만 인식이 안 될 때가 많으니 목 아파서 안 쓰게 되고 운전할 때는 다소 위험할 수도 있기에 효용성이 아직까지는 그다지였습니다. 깜짝 놀랄 혁신적인 기능이긴 하지만 아직은 좀 더 보완 필요한 기능이었습니다.
Xperia Ear Duo 앱에는 Anytime Talk라는 언제 어디서든 음성 및 머리 제스처를 사용해 그룹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 기능은 구성원이 엑스페리아 이어나 이어 듀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기에 사용해보지는 못했는데요. 내 이름을 특정 단어로 녹음해 주고 온라인이 되면 상대방에게 온라인 되었음을 알려주기도 하고 머리 제스처 기능을 이용해 사용자가 지정한 소리를 끄덕이거나 가로젓는 것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의 착용샷입니다. 어찌 보면 상당히 튀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이렇게 끼우고 다녀도 그다지 희한하게 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없더군요. 귀 아래쪽에 착용하기에 안경다리까지도 간섭을 받지 않아 안경 착용자도 편하게 착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처음 착용을 하게 되면 귓불에 걸려서 착용이 쉽지 않은데요. 손쉽게 착용하는 방법은 귓불을 한 손으로 잡고 잡은 손가락에서 볼 쪽이 아닌 얇은 귓바퀴 쪽으로 고리형 지지대를 끼워줘야 쉽고 빠르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착용을 하고 자동 페어링이 되면 소니 Assistant for Xperia의 기능이 작동해 설정한 이름으로 인사를 해주고(Hi~ Donnie) 날짜와 시간, 스케줄, 부재중 전화나 문자 등을 쭉 읽어주는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영어나 다른 외국어 설정으로 밖에 들을 수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번 아쉽고 착용 중 터치를 하게 되면 브리핑하던 것을 멈춰버리기 때문에 착용 시 터치패드에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뒤에서 보면 요즘 나오는 신형 보청기 같은 느낌도 나죠. 터치패드를 누를 때 본체가 귀 뒤 뼈에 걸리기 때문에 터치할 때 이어폰이 놀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튀어나온 것이 금속으로 된 사운드 덕트 밖에 없기에 마치 귀걸이를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운드 덕트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금속 재질인데 이게 살짝이라도 휘어지는 재질이었다면 착용 시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가장 많이 할 일은 음악을 듣다가 전화가 걸려왔을 때 통화를 하는 일일 텐데요. 간단히 이렇게 터치만 해주면 바로 통화가 가능합니다. 물론 제스처 기능으로 해도 되지만 안 될 때가 많으니 속 편하게 터치로 하게 되더군요. 청취 기능 보다 통화 기능이 배터리가 더 많이 달 정도로 4개의 마이크가 깨끗한 목소리만을 추출하는 기능은 단연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통화 음질은 지금까지 써 본 코드프리 완전무선 TWS 이어폰 중에는 최고였습니다. 전혀 비교할 대상이 아니더군요. 시끄러운 카페에서도 내 목소리가 깔끔하게 전달되어 통화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다만 주변 소음에서 목소리를 깨끗하게 분리하는 과정 때문인지 목소리가 다소 날카롭게 들리더군요. 그리고 수신음은 주위 환경에 맞춰 자동 음량 조절이 되는 기능이 있다 보니 다양한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통화를 듣거나 음악 감상이 가능했습니다.
음악 감상 시 청음기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사실 이 제품은 음악 감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아니다 보니 그 흔한 소니의 LDAC 코덱도 들어가 있지 않고(SBC/AAC만 지원) 음악에 관한 스펙도 많이 공개하고 있지 않아(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 정도 공개) 음악 감상용으로만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 보다 맑고 깨끗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중저음은 뭐 전혀 없다고 보시면 되지만 충분히 이동하며 일하며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소리는 들려줍니다. 오픈형 제품이기 때문에 소리의 샘은 다소 있는 편인데요. 최대 볼륨으로 높여도 옆에 가까이 있지 않는 한 잘 들리지 않으니 비좁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중간 이하의 볼륨이라면 큰 문제없이 사용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오픈 된 귀의 상태에서 음악도 듣고 통화도 가능한 제품을 생각해보면 근래에 많이 보이고 있는 골전도 헤드폰이 떠오릅니다. 골전도 헤드폰은 소리의 전달 특성상 중저음이 상당히 강한 편이지만 이어 듀오는 그 반대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는 골전도 헤드폰은 음악 위주의 제품이니 통화 위주의 제품이 아니란 점입니다. 조금만 주변에 소음이 있어도 그 소리와 섞여 아무리 볼륨을 높여도 조용한 곳에 가지 않으면 상대방의 목소리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통화가 어렵습니다. 그에 반해 이어 듀오는 주변 소음에 개의치 않는 제품이죠.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은 그 특성상 끼웠다 뺐다 할 제품이 아니라 장시간 혹은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으면서 사용할 일이 많은 제품인데요. 이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참 큰 제품입니다. 앞서 개봉기에서 코어 유닛의 각 무게가 10.6g으로 다소 무겁다고 표현했었는데요. 그 이유를 착용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잠깐 착용할 때는 모르지만 1시간 정도만 돼도 무게로 인해 고리형 지지대가 귓속에서 눌리다 보니 귀 아래쪽에 통증이 옵니다. 보통 완전무선 이어폰이라고 하면 무게가 절반이 채 안 되는 4g 안팎이라 장시간 착용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소니에서는 인체공학을 바탕으로 완성한 가벼운 무게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장시간 착용하면 가볍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무게를 분산시키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다음 버전에서는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동사의 헤드폰인 WH-1000X 시리즈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착용감이 좋아졌고 이 제품도 이제 시작이기에 다음 버전을 기대해 봅니다.
저는 이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을 평소에 보행 중이거나 일할 때는 물론 운전 중에 핸즈프리 통화 용도로 사용해보려고 체험을 해보게 됐습니다. 한데 차 안에서 운전을 할 때면 음악을 크게 틀어놓을 때가 많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에서 연결된 장치의 통화 오디오만 두고 미디어 오디오 기능은 끈 후 차량용 블루투스 리시버인 블루스톰 프리미엄 오토에 연결해 사용하려 했습니다.
[차량용 블루투스 리시버] 블루스톰 프리미엄 오토 - 클러스터톡2와 비교해보니
같은 이어폰, 스피커, 헤드폰 등의 동일한 프로파일을 쓰는 블루투스 기기는 아직까지 다중 접속이 안되기에 이렇게 통화 따로 음악 따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은 웬일인지 이렇게 블루투스를 통화 오디오로만 연결을 해두면 얼마 못 가서 자동으로 OFF 되어 버려 전화가 왔을 때 통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설정에 아무리 찾아봐도 자동 대기 모드나 절전 모드 같은 기능은 없었는데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음'이라고 앱에 표시되는 걸로 봐서 일종의 버그 같습니다. 이 문제는 펌업으로 시급히 개선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차 안에서 음악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차 안의 블루투스 스피커로 듣고 통화만 핸즈프리 헤드셋으로 하는 분들도 많으니 말이죠.
그리고 한가지 끝으로 아쉬운 점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Xperia Ear Duo가 차지하는 메모리의 용량이 상당히 크다는 점입니다. 위에 보시는 것처럼 100MB가 넘는 두 번째나 큰 크기입니다. 사용을 하지 않더라도 상시 상주하고 있는 앱이기에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버벅임이 잦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특성상 이것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상으로 소니만의 참신함이 담긴 코드리스 이어폰인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블루투스 이어폰의 3주간 사용해보며 느낀 진솔한 후기를 말씀드렸습니다. 위에서 장단점을 줄줄이 말씀드렸지만 듀얼 리스닝 기술 하나만큼은 이전에 없던 확실한 혁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이어폰과 헤드폰, 골전도 헤드폰 같은 변종 헤드폰도 나왔지만 외부 소리를 놓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통화가 가능한 제품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제품은 충분히 쓰임새가 있는 제품입니다. 움직이면서 통화나 대화가 잦거나 보다 안전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보행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운동을 할 때도 유용합니다. 깔끔한 통화 음질도 인상적이었고 끊김 현상도 최신의 블루투스 버전이 아님에도 많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7분 충전으로 1시간 사용 가능한 급속 충전 기능도 빼놓을 수 없죠. R.S.D. :)
“본 포스팅은 소니코리아로부터 제품 체험 기회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