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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의 오해와 진실, 플랫촬영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개념, 계조에 대하여

디마영 | 06-30 23:56 | 조회수 : 4,515 | 추천 : 6

안녕하세요? 디마영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는데 이 글은 지난 글들로부터 이어지는 글이므로 지난 글들을 먼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글, 플랫하게 촬영해야 컬러에 유리하다고?

두번째 글,  플랫촬영의 실체를 알기위한 개념, 다이나믹 레인지

지난 시간에는 DR (다이나믹 레인지) 에 대해서 설명 드렸습니다.

여기서 DR과 헷갈리기 쉬운 것이 계조 (Gradation) 라는 것입니다. 계조는 과거에 사진에서  가장 짙은 농도에서 가장 옅은 농도까지의 변화 단계를 말하는 것이었는데 현재의 디지털에서도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계조는 빛이 변화하는 과정을 얼마나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결정짓는데 그레이스케일 이미지로 한정해서 설명하면 화이트에서 블랙까지의 변화를 몇 단계로 나누어 표현하는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글로 읽어서는 이해가 힘들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예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블랙에서 화이트로 변해가는 오리지널 물체를 가정하고 이를 같은 DR로 기록한 두 개의 이미지가 있을 때 왼쪽의 이미지는 오른쪽에 비해 밝기의 변화가 훨씬 더 부드럽고 원본에 가깝게 표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계조가 부드럽다고들 말하는 것입니다.

이진수 체계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디지털에서는 보통 기록할 때부터 더 많은 비트를 할당해야 기록 정밀도가 올라가고 부드러운 계조 표현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데이터 기록에 할당된 비트의 정도를 비트의 심도, 양자화 깊이, 비트뎁스 (bit depth)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합니다.

흔히 채널당 8비트다, 10비트다 라고 말하는 것으로 8비트는 2의 8승, 256 단계, 10비트는 2의 10승, 1024 단계로 계조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즉 채널당 10비트로 기록하면 채널당 8비트로 기록할 때 보다 훨씬 더 풍부한 계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무조건 비트만 높인다고 계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산술적으로는 채널당 1024 단계의 계조를 가질 수 있는 10비트가 256 단계의 8비트보다 월등한 계조 표현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핵심인 양자화와 비트뎁스에 관한 개념을 더 잘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은 디마스터 (www.dmaster.co.kr) 의 인코딩과 코덱 강의 시리즈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에피소드 2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샘플 강의  https://www.youtube.com/watch?v=nmWCsjcSnF8 )


 

위에 비해 아래 이미지는 파도의 컬러변화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줄무늬가 형성되었습니다. 흔히 계조가 거칠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채널당 비트뎁스가 낮을수록 이런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DR이 넓어지면 그만큼 더 많은 비트가 할당되어야 계조가 유지됩니다. 계조는 계단과 같은 것이고 DR은 건물 높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건물 높이가 높아지면 계단이 그만큼 많아져야 계단 사이의 간격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만약 같은 비트뎁스에서 DR만 높아진다면, 마치 계단 수를 늘리지 않고 건물 높이만 올렸을 때 계단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듯이, 계조가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DR과 비트뎁스, 계조는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이고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들입니다. (가끔 계조와 DR은 상관없는 것이라는 설명이 보이는데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서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감상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나 영상들은 대체로 채널당 8비트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계산하면 아주 좁은 DR만 표현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부족한 비트뎁스에서도 DR을 더 넓게 담으면서 계조가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편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요즘에 각광받고 있는 로그 같은 것도 그러한 방법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흔히 잘못 알려져 있는 부분이 있는데 로그가  처음부터 DR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또 다른 방대한 설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낮은 비트뎁스에서도 넓은 DR의 기록이 가능하다 보니 DR과 비트, 계조가 일정하게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계단 간격과 배치 방법이 다양해지다보니 계단 수가 많다고 무조건 높은 건물이라 단정지을 수 없게 된 상황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8비트의 이미지가 10비트 이미지보다 DR이 더 넓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계조라는 것은 이미 정해진 DR 범위 내에서 변화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계조가 부드러워진다고 해서 DR까지 넓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계단이란 것은 건물 안에 들어있는 것이고 계단 갯수를 늘린다고 해서 건물 높이가 늘어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DR이 넓어지는데 비트뎁스를 높이지도 않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계조는 거칠어질 것이고 반대로 DR이 좁아지면 계조가 더 부드러워질 수도 있습니다만 DR을 그대로 놔두고 비트뎁스의 조정이나 감마의 적용등으로 얼마든지 계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개념에 익숙지 않은 분들께서는 헷갈리고 모호한 부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글이 길어졌으니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 시간에 예를 들어가며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 시간까지 하면 애초에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던 8비트 4:2:0 고압축 포맷을 사용하는 일반 카메라에서 플랫 촬영이 가지는 한계가 분명해질 것입니다.

많이 알고 계신 내용이고 별 것 아닌 글이지만 아직은 찾는 이가 많지 않은 동영상 톡에서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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