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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캘리브레이션 그 이후, 화밸과 인간의 색순응

Thru the Lens | 01-21 13:06 | 조회수 : 6,699



강좌라기엔 짧은 내용이지만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그 이후에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서 생각해본 내용이 있어서 공유해 봅니다.

*전에 썼던 캘리브레이션에 대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www.popco.net/zboard/view.p...




얼마 전까지 팝코넷에서 설문란이 있어서 유저들이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으로 투표를 하고

일반 유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볼 수 있었는데 아래 주소에 두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비교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www.popco.net/zboard/view.p...



A와 B의 비교에서 A보다 B가 3배 정도 많은 표를 확보했는데,

아마도 실내에서 "따뜻한" 색감 보다는 다양한 색이 구별 가능하고 사물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는 사진에서 현실을 최대한 재현해 보려는 기대감이 어렴풋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래 스크린샷 세 장에서도 색에 대한 콘트라스트로 미뤄 첫번째 사진상의 사물들이

그 아래에 있는 차가운 사진이나 따뜻한 사진속의 사물들보다 더 잘 구별되기도 합니다.









(따뜻한 사진의 느낌이 아늑한 소파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건 함정인 듯 합니다만...)



후보정을 통한 사진 보정의 영역에서 사진가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색감의 방향은 그 사람의 주관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 결과물이 얼마든지 색이 뒤틀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더욱 좋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오감 중 하나인 청각, 하이파이 오디오에 빗대어 생각을 해보면 70년대의 약간은 느리지만 따뜻한 앰프의 음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90년대의 칼같은 쿨앤 클리어 성향, 또는 그 이후의 어느 정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소리의 성향을 추구하는 오디오 연주가들이 있기도 합니다.



다시 후보정 얘기로 돌아와서, 사진가가 원하는 후보정 방향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지금 컴퓨터에서 불러들인 사진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면 알수록 추후에 원하는 후보정의 방향도 확실하고

더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는데에 있어서 적당한 양만큼 균일하게 보정이 가능하고, 또 데이터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어찌해서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하셨고, 그 결과가 전에 사용하던 셋팅보다 낫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그래야 그 이후에 고려해 봐야 할 내용에서 캘리브레이션 이후에 후보정을 해보셨던 분들의 경험이 더해져서 아래의 팁이 더욱 와닿을 것 같기도 합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그 이후에 고려해 봐야 할 것은 그 모니터를 보면서 후보정을 하고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지닌 색에 대한 순응성이 아닐까 합니다.

아래 화면에서 왼쪽의 십자마크 부분을 약 30여초간 바라보다가 오른쪽 아기 사진의 십자마크를 보면 전체적인 사진이 꽤나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codycuellar.com/blog/2015/2...


그 이유는 시각정보를 감지하는 부분이 cyan과 yellow에 색에 익숙해져 있어 그 부분에서 위의 두 색에 대한 지각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똑같은 두 색이 덮힌 사진에서는 그 색들을 더 이상 인지하기 힘들어지는 색에 대한 인간의 순응성에 비롯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진 후보정시에 첫번째로 고려해 볼 것은 외부적인 요인, 특히 주변광입니다.

모니터의 화이트 포인트 (RGB 100% 혹은 최대 밝기)가 예를 들어 6500k에 맞춰져 있고 그 주위의 밝은 전등이 그보다 높거나 낮은 온도를 가지고 있다면

주위 환경에서 찾을 수 있는 "흰색"과 모니터 상의 "흰색"이 다르게 되고 주변광에 적응된 상태로 (혹은 계속 영향을 받으며)

모니터를 보면서 사진 상의 색을 맞추려면 옳다고 생각하는 흰색이 종종 틀어지는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그래서 일부 모니터들은 후드를 사용해 주위의 빛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위의 조명 온도를 모니터의 색과 정확히 맞추면서 빛의 품질, CRI 값도 100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니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위의 조명을 모니터보다 현저히 어둡게 하거나 될 수 있으면 아예 끄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듯 합니다.

(필름이나 디지털이나 결국은 "암실"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위의 첫번째 항목이 만족스럽다면 두번째로 고려해 볼 것은 내부적인 요인, 사진이 가지고 있는 색의 분포입니다.

숲을 찍어서 (카메라의 주광 화밸도 틀어지는 경우가 많죠) 초록색이 아주 많은 경우나, 실내사진에서 노랑/주황색이 많은 경우,

초록색에 순응해서 "흰색"이라고 생각하는 색과 노란색에 순응해서 "흰색"이라고 생각하는 색은

보다 다양한 색을 구별하게 해주는 "흰색"과 다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초록초록한 사진을 오랫동안 붙잡고 보정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초록색이 더 들어가게 끔 보정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노란색 벽 앞에서 찍은 사진도 노란색에 순응된 만큼, 더욱 노랗게 보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이러한 문제는 색에 대한 순응성을 역 이용해서 해결할 수 있는데

먼저 어떤 사진의 화이트 밸런스를 먼저 조정해 본 후에 색온도나 틴트가 긴가민가 하다면, 다른 창에 흰색 배경이 될만한 것을 띄어놓고

(저는 그냥 탐색기에서 파일이 없는 텅 빈 폴더를 열어 놓고는 합니다만) 흰색 화면을 잠시 10~20여 초 정도 바라보다가  

다시 전에 띄어 놓은 사진으로 돌아오면 그 잠깐 짧은 시간 사이에라도 색을 어느 방향으로 교정을 해야할 지 대충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밝은 것엔 순응이 빨라서 다행입니다...:)


이것은 뇌를 위한 임시방편 캘리브레이션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마치 따뜻한 조명 아래서 색순응이 된 이후에 뇌가 따뜻한 흰색을 흰색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모니터의 기준 온도에 맞게 눈을 적응 시키는 것이죠.

모니터 톤 계조가 잘 캘리브레이션이 되어 있다면 그 모니터가 가진 흰색, 화이트 포인트를 레퍼런스 삼아 사진의 화이트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와 같은 취미 사진가는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 의무도 아니고 특별히 공부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500px 사이트나 잡지에 실린 패션화보를 보다 보면 어떻게 저런 색을 뽑아냈을까 궁금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캘리브레이션 어려우니까 그냥 공부하지 말자'라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해봤더니 어느 정도까지는 되더라 하는 경험담과 교류가

나중에라도 캘리브레이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정보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위의 두 내용이 후보정을 할 때에 실제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Thru the Lens님의 팝코 앨범 ★
https://photo.popco.net/thruthel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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