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 교수를 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아버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이고 어머니는 유명한 소설가이지요. 대학 때 늘 붙어다니던 녀석입니다.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음악가가 될까 고민을 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많았는데 어머니가 '넌 아버지만큼 음악에 소질이 없으니 공부를 열심히 해라'라고 했다지요.
이 녀석 덕분에 유명한 국내 음악가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사실 이 친구도 사진광이라 대학 시절부터 필름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다니며 찍고 했었습니다. 어두운 실내에서 '15초 동안 움직이지 마'라는 말을 들으며 모델 노릇 하던 기억도 나네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여전히 가방 속에 캐논 30d와 17-55 렌즈를 들고 다니더군요.
옆에 있던 생판 모르는 학생한테 우리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이쪽에 초점을 맞추고 노출을 이렇게 하고....'하며 아주 자세히 요구하던 생각이 납니다.
또 한 가지 떠오르는 추억은.... 대학 때 대학로에 놀러가서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 있었는데 두 명의 여학생이 와서 모델을 해 달라더군요. 알고 보니 사진 전공 학생들이었는데 길거리 사람들의 표정을 주제로 과제 사진을 찍고 있다고. 그러자 이 친구가 '그럼 모델을 해 줄 테니 대신 그쪽도 모델이 되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어딜 가나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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