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2donewo(studionewo)입니다.

어제는 간만의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바로 '서울 코믹 월드'(출여서 서코)를 다녀왔는데요.
제가 약 6년 전 갔다왔었으니까 5년만에 서코를 다시 찾게 되는거였죠.(당시는 코믹이란 행사가 생소했습니다.)
그 때는 출사가 아닌 관람 목적이었기 때문에 출사 목적으로 서코를 찾는 건 첫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경험은 오나전 OTL 모드였습니다.

2호선 강변에서 두 번을 갈아타고 분당선 학여울에 도착한게 약 오후 세시 쯤 됐을 겁니다.
학여울역에 내리니 아니나 다를까, 코스프레이어들이 분주하게 변신을 하고 있었고, 평소 코스프레를 좋은 시선으로 보고 있던 저는 그 모습 만으로도 흥분이 되더군요.(가슴이 콩닥콩닥)

높은 계단을 올라가니 서울무역전시장 앞마당이 보였습니다.
앞마당은 이미 많은 코스프레이어로 떠들썩한 분위기였죠.
날씨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야외 활동하기엔 충분히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뜨거운 열정 앞에선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 듯 했습니다.

문제는 그 들이 아닌 저 였죠.

제가 용인 스피드웨이 출사는 이제 적응이 충분히 될 정도로 다녔는데, 다른 행사 출사는 경험이 미천한 수준입니다.

특히 프로를 찍는 행사가 아닌, 순수 아마츄어 만을 위한 행사는 처음이었죠.
아니 아마츄어여서 힘든게 뭐가 있냐 하시겠지만, 순수 아마츄어는 초상권 문제가 좀 더 까다롭고, 사진 요청에 좀 더 조심스러워야 하고, 포즈나 구도가 프로에 비해 서툴기 때문에 사진가의 충분한 내공이 필요하거든요.(여기서 프로라함은 레이싱걸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_-)

그래서.... 제가 뭐가 문제였냐면요..
그 넓은 앞마당에 저 혼자 표류된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도대체 뭘해아 할지 모를 패닉상태... ^^;
그렇게 혼자 뻘쭘하게 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서 있다 그냥 갈꺼냐! 여기까지 온 시간이 아깝다! 뭐라도 찍짜!"
독한 마음 먹고(?) 용기를 내어 코스프레이어들에게 접근했습니다.
예상대로 모든 분이 친절하게 촬영에 응해주셨고, 양쪽다 서툴렀지만(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분이나..)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했습니다.
만...


결과물은 즐겁지 못 하더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야외이고 사람이 많은 행사이다 보니까 의외의 상황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노출이 시시각각 바뀌고, 조리개 수치도 빈번히 만져줘야하고.. 암튼 굉장히 동적인 촬영을 해야합니다.
또 상대가 아마츄어이다보니 표정도 불안정하고, 구도나 포즈도 자신감 넘치는 프로들에 비하면 부족하죠.(그런 풋풋함이 전 더 좋았습니다만.. ^^)

그럼 여기서 서코 첫 출사지만, 느낀점 & 노우하우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날씨였던지라, 역광이나 강한 그림자등이 방향 선택에 주의를 요했는데요.
이럴 땐 코스프레이어들에게 정중히 요청을 해야합니다. "지금 방향은 빛이 이러이러하니 어디서 찍자..."는 식으로요.
또 표정이나 포즈가 불안해보이기 마련인데, 정말 이쁜 사진을 원하고자 한다면, 표정이 잘 보이는 사진사가 정중히 요청을 해야겠죠.(전 이 주문을 못 했는데, 다른 고수분들은 자연스럽게 요청하시더군요.. ^^ 게다가 근거리 접사 촬영까지.. =ㅁ=)
그리고 찍은 사진을 확인시켜드리고, 연락처를 주고 받습니다.(작업용이 아닌, 사진 전달용으로.. =ㅁ= 참고로 전 이런 관행(?)을 전혀 몰랐습니다. 다른 분들은 그렇게 하시더라고요..ㅎㅎ)
사진은 단체와 독사진을 왔다갔다하므로, 표준 줌렌즈가 필수고요.
조리개수치를 항시 확인하고 찍어야합니다.(독사진에서 개방했다가, 단체에서 조이고..)
스트로보는 꼭 챙기시고요.(내장 스트로보를 잘 활용하셔도 됩니다.)

암튼 힘들고, 뻘쭘하고, 춥고, 어렵고, 당황스러웠던 출사였지만, 열정 넘치는 그들 사이에있어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조금 충전 받은 것 같은... ^^)

다음 달(정확히 딱 한 달 만에 또 54회 행사가 있네요.) 코믹은 이번에 얻은 노우하우로 훨씬 좋은 결과물을 기대해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