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년치는 본 것 같습니다. 다 본 것은 아니고 뜨문 뜨문 보긴 했지만 어쨌든 2008년 것을 보긴 했어요.
1인치도 안 되는 센서의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부터 올해 초까지 찍은 것들.

바디는 캐논 똑딱이 - G2 - GX7 - GF9 이렇게 되고

(마포나 파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게으르고 기운이 없어서 타 마운트는 엄두도 안 내고 귀찮아서 찾아 보지 않던 사람)

렌즈는 갈아끼는 걸 귀찮아해서 그냥 번들 중 번들인 14-42 초기 버전이랑 12-32로 버티고 작년에나 15.7을 들여서 찍어왔습니다만

어쨌든 깨달은 건

바디랑 렌즈가 전혀 무관한 건 당연히 아닌데 구도랑 이런 저런 센스는 참 안 늘었구나 ㅎㅎ
-하긴 열심히 찍고 복습하고 고치고 그래야 하는데 그렇게까진 하지 않으니까 세월이 지난다고 솜씨가 쉽게 늘 리는 없고

노이즈고 뭐고 안 찍는 것보단 찍는 게 역시 낫다
- 굳이 3200으로 내려간다고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막찍던 시절에 의외로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더라고요

체력에 맞는 바디로 가야... 저 같으면 체력이 나빠서 여행 일정이 갈수록 현저히 사진을 안 찍습니다. 찍어도 떨리는 사진이 나오고.
- 작년에 GF9으로 바꾸고 처음으로 여정 마지막까지 카메라 때문에 피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날씨랑 시간대가 좋아서 햇빛을 잘 만나고 붐비지 않는 곳을 가는 게 정말 중요했다!
- 같은 도시를 두 번 가다 보니 오전이랑 오후랑 햇빛이 다를 때에 간 곳도 있고
유명세가 더해져서 이전에는 한적할 때 찍고 싶은 대로 찍었는데 이젠 아예 돈을 받고 막아놓거나 시장통처럼 된 곳도 있더라고요.

아, 준망원도 꽤 쓸모가 있었다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파노라마도 가끔 찍으면 나쁘지 않다, 어차피 좋아하는 걸 계속 찍는다는 깨달음도요.

역시 바디를 자주 바꿀 필요도 렌즈를 바꿀 필요도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전혀 바꾸지 않고 살게 될 리도 없겠지만.
그래도 보정 실력은 늘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