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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영화 취향에 관한 이야기

바트 심슨 | 02-01 06:23 | 조회수 : 576


아... 오늘도 불면증 덕에 잠을 못 자고 있는 바트 심슨입니다.
잠도 안 오는데다가 이상하게 오늘따라 왠지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넉두리에 가까운 글이고 일기장이나 블로그에 올라갈 법한 글이긴 한데 싸이 월드는 접은지 오래됐고
블로그는 개장 휴업 상태라 -.,- 여기에 글을 써봅니다.
계속 잠이 안 오는 걸 봐선 글이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관심없는 분들은 이쯤에서 과감히
뒤로 버튼을 누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


요새들어 개인의 취향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저는 참 마이너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갖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마이너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또 마이너에 속하곤 하니까요.
뭐랄까... 일단 감성 코드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흔히들 이야기하는 밝고 말랑말랑한 감성이란 것을 꽤나 어려워하는 경향도 있고
그렇다고 딱히 세속적인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사진을 찍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 늘 남들은 굳이 안해도 될 법한
고민 혹은 고생을 하곤 합니다.

일단 오늘은 음악 이야기는 잠시 논외로 하고 영화를 중심으로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사실 전 영화를 좋아합니다만 동시에 영화에 까다로워서 영화를 자주 보지는 않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영화들 중
제가 그나마 만족할까,말까하는 영화는 10편 중 1편도 안 되거든요. ^^
메이져 영화는 사실상 포기한지 오래고 한때 예술영화 전용관을 전전하며 이런저런 인디영화 혹은 예술영화를 보기도 했는데
사실 그중에서도 만족한 건 별로 없어요.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메이져 영화의 통속적인 면도 취향에 안 맞지만
일부 예술 영화 특유의 특별하고 뭔가 있어보이고 싶어하는 경향도 참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그중 대부분은 예산만 부족했을 뿐 아니라 영상이나 이야기의 깊이도 얕을 뿐더러 그닥 사회 비판이 날카롭지도 못하더라고요.
우린 메이져와 달라라는 건 팍팍 느껴지진 하는데 그것만 가지고 높이 평가해주기엔 제가 너무 까다로운 취향이거든요. -.,-;;

그래서 그런지 어쩌다 한 번씩 맘에 드는 영화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영화의 대부분은 당연히 망합니다. ㅋㅋㅋ 응? ㅇㅅㅇ??
극 마이너인 저를 만족시켰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꺼릴 수밖에요.

오늘은 그중 한 편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까하는데요. 다행히 이 영화는 한국에선 망했어도-.,-; 홰외에선 완전 망한 건 아니더라고요.
특히 매니아들은 그래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기도 했고 감독은 이 영화로 나름 유명해지기도 했고요.
이쯤되면 그 영화가 뭘까?하고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영화의 제목을 소개하자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판이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입니다. 



 
네. 제목과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판타지 영화는 아니죠. 

영화판에서는 개봉 = 박살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다크 판타지'영화니까요. 

판타지 영화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 , 청소년 및 밝고 유쾌한 판타지를 선호하는 일부 성인들의 뒷통수를 맹렬하게 후려치는

장르가 다크 판타지니까요. 아...물론 판타지를 싫어하는 관객들은 당연히 또 싫어하고요. ㅋㅋㅋ

 

이 영화 영상의 전체적인 톤은 우울한 청록색과 회색빛이 도는 푸른색입니다. 

이것만 가지고도 웬만한 사람들은 손발이 오그라들기 시작하죠.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이런 어두운 톤입니다. 아... 물론 전 이런 톤을 아주 좋아합니다. ^^

제가 찍는 사진의 상당수가 이런 청록색 혹은 블루 톤인 걸 눈치 빠른 분들은 아실 겁니다. 네? 모르신다고요? ㅇㅅㅇ?? ;;;;;;;

(물론 제가 찍는 사진의 전부가 이런 톤인 건 아닙니다.^^)

이런 톤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빛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취향이야 어찌됐든 이 영화의 조명은 대단히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충 찍은 영상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빛을 끝내주게 다루고 있습니다.

조명팀과 영상팀에는 별 다섯개를 다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보이고 있죠.

위의 캡쳐 영상만 봐도 빛을 얼마나 잘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크 판타지이다 보니 이런 기분 나쁘게 생긴 괴물...이 아니고 나름 중요한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이 정도만 돼도 괴기스럽고 징그러운 걸 싫어하는 분들은 GG 상태가 되어버리죠.

참고로 이 캐릭터는 선도 악도 아닙니다. 트릭스터 그 자체죠. 선과 악의 의미가 없는 캐릭터입니다.

(트릭스터란 신화, 동화에서 마술이나 장난, 꾀로 질서를 어지럽히는 존재. 북구신화의 로키, 장화 신은 고양이, 전래동화의 토끼나 여우 같은 캐릭터)

딱히 악은 아니지만 그다지 선하지도 않은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이 영화에서 괴물로 인정받습니다. 하나 같이 임팩트가 강하고 다분히 끔찍하게 생긴 것들이죠.

이쯤되면 흔히 판타지 영화하면 생각하는 반지의 제왕류의 웅장함이나 해리포터류의 아기자기함은 이 영화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 후 많은 악평과 더불어 저조한 평점을 기록했습니다. 흥행은? 당연히 시원하게 망했죠.^^

사실 이건 배급사의 명백한 실수인데 이런 다크 판타지 영화의 홍보를 마치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같은 영화인 것 처럼 관객을 속인 채(?!)

홍보해 버렸거든요. 그래서 해리포터류의 알록달록하고 예쁜 영상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알록달록하기는 커녕 청록색에 시체색이 난무하는

이 영화를 보고 엄청난 악평을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론 딱히 해리포터류에 대한 반감은 없습니다. )

덕분에 이 영화는 일부 사이트에선 몹시 평점이 낮습니다. ㅠ,.ㅜ;;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선 속아서 영화를 본 관객들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홍보를 엉망으로한 배급사가 문제인 거죠. -.,-;;;;;;;;;;;;;

 


 

게다가 이 영화에는 대부분의 관객들을 절망케하고 저 같은 소수층을 환호케하는 코드가 하나 더 있는데

그건 정치적인 내용과 더불어 은근히 드러나는 사회 비판적 시선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 자체가 스페인 민란과 관련이 있다보니 정치적인 내용도

당연히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파시즘이 막판에 이르렀던 1940년 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파시즘과 반 파시즘의 대결을 그릴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없이 이 영화를 본다면 당연히 재미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

더군다나 이 영화는 곳곳에서 감독의 정치 성향을 여과없이 들어냅니다. 때로는 은근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주 적나라하게 들어냅니다.  

이쯤되면 별다른 골치 아픈 내용없이 밝고 아름다운 혹은 감성적인 판타지 영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거의 절망적인 상황이 되고 말 것입니다. ㅋㅋ

아... 물론 전투신 등에서 들어나는 다크 판타지 특유의 잔인함도 빼놓을 수 없고요.

 


 


 

이 영화는 막판까지 관객의 뒷통수를 후려쳐 줍니다. 환상의 나라로 가고 싶으면 자신의 동생의 피를 받치라니!!!!!!!!!!!!!

피를 받치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상 죽이라는 내용이죠. 근데 그냥 이렇게 끝나면 이건 동화가 아니죠. ^^

만약 이렇게 끝난다면 쇼킹하기야 하겠지만 일반 관객 + 저 같은 관객들까지 이 영화를 비판하게 될 겁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쇼킹함만을 추구한 것밖에는 안 될 테니까요.

 


 


 

이 영화의 백미는 이 부분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동생을 살리고 대신 죽습니다.

하지만 사실 자신의 피를 받쳐야 환상의 나라로 갈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입니다. -.,-++

(끝까지 일반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는 관객의 뒷통수를 쳐주는 감독의 쎈쓰!)

동생을 죽이면 배드 엔딩 , 자신이 죽으면 해피 엔딩입니다 !!!

 

여기서 중요한 건 현실 속의 주인공은 진짜로 죽는다는 겁니다. 죽어야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역설이야말로 이 영화의 백미죠!

현실 속의 주인공은 죽지만 또다른 세계에서는 살게되는 것이죠. 그야말로 다크 판타지의 완성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이렇게 자신을 희생한 후에야 자신이 원하던 세계로 가게 됩니다. 죽음이 꼭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이 결말!!

그야말로 다크 판타지의 교과서라고 해도 아깝지 않은 스토리입니다. 짝짝짝!!

 

 

하지만 이렇게 영상적인 면에서도 내용면에서도 수준 높은 다크 판타지 영화는 현실에선 당연히 망합니다. -.,-;

소수의 매니아에게 환호를 받을지언정 어쨌든 돈은 별로 못 법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평단의 반응은 좋았다는 것 그래서 감독은 명감독 혹은 천재 대접받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죠. 

이 감독이 반지의 제왕의 연장선 격인 "호빗"의 감독으로 낙점된 걸 보면 감독 입장에서는 나름 만족스러울 것 같기도 합니다. ^^

 

 

어쨌든 전 이 "판의 미로"를 몇 번이나 봤습니다. 오랜만에 꽤나 마음에 영화를 발견한 셈이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더더욱 별로 없는 것 같아 어째 끝까지 마이너한 취향으로 인생을 살 것

같기도 합니다 ㅠ,.ㅜ;;

 

아아... 이제 슬슬 졸립기 시작하네요. 길고 지루한 글을 마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넉두리를 끝까지 읽으신 분이 있다면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이런 글을 쓰니 영 어색하네요. ^^ 어무래도 달필은 못 되려나 봅니다. ^^;;;; 



★ 바트 심슨님의 팝코 앨범 ★
https://photo.popco.net/1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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