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제 사진 이야기 한번 들어 볼래요?
지금의 저는 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들보다 부족한 편이에요.
늘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스냅 찍는 것도 잘 못 하고
이쁘고 감성적인 사진도 잘 못 찍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으려도 안하니
그저 장비쟁이 불과하다고 할까요? 조금 불행한 포토그래퍼라고 하면 될까요?
사실 저는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자신이 별로 없어요.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사진도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왜 이렇게 찍었나 싶고요.
그러다보니 사진을 많이 찍지도 않지만 어디 올리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wink for u>
<오늘의 자리>
지금으로부터 5년전 모 의류 브랜드에서 포토그래퍼로 있을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에요.
당시는 조금 강한 색감과 과감한 앵글을 좋아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제 주력 카메라가 istD였는데 주위에서 희한하게 쳐다보던게 기억 나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아는 동생 부부의 스냅인데 너무 행복해 보이는 포트레이트죠.
지금 같으면 조금 더 부드럽게 표현했을 것도 같아요.
<작은새 날아오르다>
<나빌레라>
현대 무용을 전공한 아이인데 당시 프로필을 만들어 주었죠.
너무나 똑같은 프로필 사진보다는 뭔가 특별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지금은 별거 아니지만 프로필 사진을 이렇게 만들어줬으니 당시엔 좀 파격적이었죠) 위에 사진은 장노출, 아래사진은 디지털 아트
<그렇게 추억이 되다>
영화 스틸 중에 하나인데 좀 차분하면서 감각적인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지금같으면 조금 더 은은하게 찍었을 거 같네요.
<괜찮아...>
일상의 친구 모습을 스냅으로 담아서 재 구성했었습니다.
'괜찮아'란 제목으로 실연 후 애써 슬픔을 참는다는 내용이었는데
실제로 저 사진을 찍을때는 그런일이 있지도 않았고 저랑 명랑하게 데이트 중이었죠.
<a shade of tale>
이 사진에 깜짝 놀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어요. 수위가 낮은 편이고 오시는 분들 중에 미성년자가 없기에 올립니다.
인물 사진에 대한 탐구가 한참일때 본질적으로 들어가서 누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누가봐도 절대로 외설스럽지 않은 누드 사진을 찍는게 목표였죠.
<그녀는 프로페셔널>
<바람의 노래>
<붉은 카페>
<날개>
일상의 스냅들...
때로는 강렬한 색감으로 때로는 흑백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려 했죠.
<a dim story>
점점 보정이 과도해지기 시작할 무렵입니다.
다시 말해 점점 사진에 대해 자신이 없어지고 슬럼프가 시작된 거죠.
<kiss ths rain>
이 사진은 저에게 좀 특별한데
한동안 슬럼프에 시달리다 오랜만에 살아난 열정에 비오는 날 밤 카메라를 들고 나섰어요.
사진에 빛과 빗방울을, 강렬함과 은은함을 같이 담고 싶었거든요.
그 만큼 빛 조절에 신경써야만 했습니다.
5년전 사진부터 2년전 사진 중에서 몇장 골라 봤습니다.
사진을 안 찍은지 참 오래된 거 같아요. 저 마지막 사진조차 2년전 작품이니까요.
보시다시피 전 주로 인물 사진을 찍습니다. 사람을 바라보고 담는 게 가장 좋거든요.
간혹 요즘 슬럼프라서 사진을 잘 못 찍겠다는 분도 있는데 저역시 슬럼프가 된지 좀 오래인거 같아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앞서 말했듯 첫째로는 사진에 대한 열정이 예전만큼 없어요.
게다가 사업을 시작한 후로는 쉬는 날 없이 일 끝나면 밤 11시다 보니
누군가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참 버거운 일이 되 버렸죠.
가끔 의뢰 받은 일로 몇 백장씩 사진을 찍고 보정하면 오히려 그 열정은 더 없어지게 되고요.
내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고 이제는 그렇게 잊혀져서 뭘 찍어야 할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언제 전성기가 있었겠냐마는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던게 좀 오래된 일 같아요.
그래도 요즘 이곳에서 이렇게 사진에 대한 교류를 하다보니 그나마 사진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카메라도 다시 들게 된 걸 보면 조만간 사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맨날 제대로 된 사진 한장 안 올리고 쓸데없이 말만 많았던 것 같아 소심하게 변명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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